[Preview] 재생불량성 ‘빈혈’_재생불량소년 [공연]

이겨낼 수 있는 것과 이겨내지 않는 것
글 입력 2018.12.1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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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낼 수 있는 것과 이겨내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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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불량소년은 ‘재생불량성’ 빈혈환자인 천재 권투선수 반석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절친인 승민의 기억 때문에 링에 오르지 못하는 천재 복서이지만 사회에서는 문제아, 복싱계에선 ‘게으른’ 천재로 내리막을 걷고 있었다. 그 와중에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희귀병까지 판정받게 되면서 무균실에 입원하게 되고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균실에는 백혈병이 재발해 오랫동안 있었던 성균이 있었는데, 성균은 특유의 친화력과 긍정으로 반석에게 다가가지만 반석은 차갑게 성균을 밀어내면서 그 둘 사이의 관계가 미묘해 진다.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무언가에 대한 '불량'한 태도를, 새로 만나게 된 친구에게 '불량'한 태도를 보이는 재생'불량'성 빈혈의 반석의 이야기이다.



불량(不良)


이 뮤지컬의 가장 큰 특징은 ‘불량’이라는 말인 것 같다. 재생불가, 재생불능도 아닌 왜 재생‘불량’일까? 불량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재생불량성 빈혈에 대해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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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흔한 증상은 빈혈에 의한 무기력, 피곤감, 두통, 활동 시 호흡곤란 및 혈소판 감소증에 의한 반상출혈(1~2cm 정도 크기의 피하 조직내의 출혈), 코피, 생리과다, 잇몸출혈 등이다. 호중구 감소증의 정도가 심하면 감염에 의한 고열이 주 증상이 되기도 한다. 가장 흔한 진찰소견은 피부 및 안구결막의 창백함과 출혈소견(반상출혈, 점상출혈, 잇몸출혈) 등이다.

이식의 대상이 되는 환자들은 부조직적합성항원(minor HLA)에 대한 감작(sensitization)으로 인해 이식 후 거부반응의 위험이 증가되기 때문에 가족 간 수혈은 피해야 한다.

출혈하기 쉬우므로 타박상을 입거나, 피부와 점막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한다. 칫솔은 부드러운 것을 사용하고 면도날로 면도를 하는 것은 피한다. 또한 감염에 걸린 사람과 접촉을 피하고 양치질을 부지런히 하여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일도 중요하다. 세균감염이 있으면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하며, 피부를 깨끗이 하기 위해 살균비누 등을 사용해 피부 감염을 방지하고, 가능한 한 근육 주사를 피한다. 서서히 발생한 재생불량성 빈혈은 호전되는 시기와 나빠지는 시기가 되풀이 되지만 치료에 따라 일상 생활을 할 수 있으므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 끈기 있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생불량성 빈혈 [aplastic anemia]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지식백과 내용에 의하면 재생불량성 빈혈은 타박상이나 상처가 생기지 않아야하는 병인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주먹과 발길질이 오가는 운동을 하는 반석에게는 얼마나 청천벽력 같은 병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복서이지만 절친에 의해 글러브를 끼지 못하고, 병 때문에 링에 오르지 못하는 자기 자신이 얼마나 비참하다고 느낄지 나는 가늠할 수도 없다.

그렇게 '불량'한 병이 있음에, 그렇게 '불량'한 태도를 보임에 반석은 자신의 처지에 대한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일까? 우리 모두가 겪은 사춘기에도 그렇듯, 괜히 마음은 그렇지 않아도 귀 따갑도록 듣는 어머니, 아버지의 잔소리에 짜증부터 되려 내버리는 우리의 행동처럼 말이다. 반석의 마음에는 무엇이 잘 못 들어섰기에 그렇게 '불량'한 태도를 보였을까 궁금하다. 어찌 보면 복싱선수라는 반석에게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희귀병이 찾아온 것 처럼 반석이 걸린 병명과도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도 모르게, 어이없게도 찾아와버려서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처럼 말이다.

복싱계에서 반석은 '불량'한 태도를 보이는 게으른 '천재'이다. '불량'과 '천재'는 어울리지 않는 반의어 같은 단어들인데 반석은 왜 이 단어들 사이에 있게 된 것일까.



이겨낼 수 있는 것과 이겨내지 않는 것


반석에게는 이겨낼 수 있는 것과 이겨내지 않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희귀병이라도 그것을 이겨내고 복싱을 위해 링에 오를지, 절친인 승민의 기억 때문에 링에 오르지 않는 것처럼 그것을 이겨내지 않을지 자신이 처한 그 상황들 사이에서 반석이 어떠한 선택을 내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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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이 뮤지컬의 관람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겪어본, 그리고 겪을 선택지이다. 반석이 처한 상황은 너무나도 드라마틱 하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도 사소하기도, 청천벽력 같은 상황들이 왔었을 수도, 올 것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닥쳐왔던 그 상황들은 이겨낼 수 있는 것이었나, 아니면 이겨내지 않았는가.

때때로 다를 것이다. 의지의 차이이기 때문이다. 이겨낸다와 이겨내지 않는다는 '의지'에 따라 어감이 다르게 느껴짐을 알 수 있다. ['내가' 이겨낸다. '나는' 이겨내지 않는다.]와 같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불량'한 것들을 반석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그것들을 이겨낼지 이겨내지 않을지가 관건이고, 우리 모두에게도 한 번쯤 질문을 던지게 만들 이야기이다.


[이정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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