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작은 곰 [도서]

글 입력 2018.12.15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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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여덞 살에, 뒤늦은 (첫) 사회 생활을 하고 있다. 한달 반. 아직 적응하느라 힘든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2월 참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내가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하는 데 까지는 버티다가, 안되면 그만 두는 방법도 있다. 나는 왜 이렇게 막막하고, 답답하고, 매일 혼나는지 모르겠다. 내 존재 보다는 도구로써만 익혀지고, '시키는 대로'만 하지 않으면 감정 상하는 모습이 아직도 낯설기만 하다. 하소연을 매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나마 들어주는 친구의 대답은 한결 같다.

'원래 다 그래. 사회 생활이 그렇지 뭐.'

내가 '남들의 삶'에 크게 관심을 가진 적은 없으나, 대다수가 이렇게 고통 속에 지내면서 무기력하게 '원래 다 그런' 일상을 지내는 건가- 생각이 들면서 한없이 슬퍼지기도 한다. 사실 비교 그룹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일반적인 보편 회사에 오래 있어본 적은 없으니까. 난 이런 일이 처음이니까.

어떤 이유가 되었든지 간에, 누구나 각자의 삶은 '다 힘든 것'이다. 그래서 보펴적인 감성을 노래하거나 스토리를 다루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이다. '너도 그래? 나도 그래!' 그렇게 비유를 보고 느기고 공감하면서 또 치유를 받는다. <작은 곰> 책도 내게 그런 존재가 될까?

삶에 내던져진 '작은 곰'의 이야기는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동화이다. 어른들을 위한 우화이며, 목판화가 삽화로 있다. 화이트와 블랙으로 그래서 더 대조가 되고 어두워 보이는 걸까? 나도 이 기간을 버티면 팀원이 말한 대로 '3개월의 성장통만 겪으면 나머지는 훨씬 더 수월해지는 모습'이 될 수 있는 걸까? <작은 곰>을 보며 냉혹한 현실 속의 작은 희망이라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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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홀로 외롭고 고단한 길을 걷는 이들에게 건네는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
  

《작은 곰》은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라는 문구처럼 숲속 동물들을 만나며 인간 군상과 삶을 알아 가는 작은 곰의 잔혹한 여정을 다루고 있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 《길 위의 토요일》이 자전적 이야기로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에 의문을 제기했다면, 《작은 곰》은 홀로 외롭고 고단한 길을 걷는 이들을 위로하며, 아무리 혹독할지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과 함께 하는 작가의 세계관이 담겨 있다.
  

같은 날 낳은 새끼 한 마리를 먼저 떠나보내서였을까, 작은 곰을 향한 어미 곰의 사랑은 각별했다. 그날도 싱싱한 송어를 맛보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어미 곰은 작은 곰을 데리고 강가로 향한다. 송어 사냥에 정신이 팔린 사이 밀렵꾼이 나타나, 작은 곰은 그만 어깨에 큰 상처를 입고 어미 곰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는다. 눈앞에서 어미를 잃은 작은 곰은 밀렵꾼에게서 겨우 도망쳐 캄캄한 고목 속에서 며칠을 보낸다. 그리고 덩굴 가지가 얼기설기 엉켜 휘휘 하고 휘파람 소리를 내는 구멍 안으로 홀린 듯 발을 들이는데…….


   

 
▶ 미리보기



막 상처가 아문 터였다. 작은 곰은 몇 주 동안 꼼짝도 않고 캄캄한 고목 안에서 보냈다. 밖으로 나오자 청명을 찌를 듯 높게 솟구친 가문비나무 사이로 한 줄기 햇살이 비췄다. 사방을 덮은 초록색 이끼와 무성한 고사리로 고요한 가운데 숲은 깊게 잠든 듯했다. 잎에 맺힌 물방울이 조그마한 웅덩이로 떨어지는 청아한 소리와 멀리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리만 들려왔다. 평온해 보이는 숲속 오후의 풍경이다. 하지만 작은 곰에게는 적막으로 느껴졌다. 그날의 어미 곰을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9p
  

어느 곳이든 끝은 있기 마련이다. 진창에 빠지더라도 허우적거림을 멈추지 않는다면 하늘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설령 그 하늘에서 떨어진 벼락에 맞아 다시 진창 속으로 고꾸라지더라도 끈기만 있다면 절대로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겁을 먹고 진창 속에 머무는 것이야말로 겁쟁이나 하는 짓이다. 물론 다시 밀렵꾼을 만날까 봐 두려워 돌아가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겁쟁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굳이 위험천만한 곳으로 되돌아갈 필요가 있겠는가. 미지를 향한 호기심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면 된다.

---19p

“이해 못 할 거예요. 태어난 그 순간부터 평생을 약자로 살아가야 하는 두려움이란 이렇듯 무섭답니다. 언제 죽을지도 모른 채 하루하루 불안에 떨면서 숨어 지내는 삶이 너무 아깝잖아요. 잘 마른 나팔꽃 씨앗을 찾아서 던져 주면 잠시나마 고통을 잊을 수 있으니, 설령 저 짓눌린 토끼들처럼 죽는다 하더라도 반드시 나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름대로 고군분투한 거죠. 그러니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는 말아요. 어차피 나도…….”

---51p

하나의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 더욱이 그 땅이 햇빛과 영양분 모두 충분한 울창한 숲이라면 씨앗은 금세 싹을 틔우고 튼튼한 줄기로 자라난다. 줄기는 수일 내에 땅속 깊숙이 촘촘한 뿌리를 내려 무성한 가지와 잎을 만들어 낸다. 악도 그 성질과 비슷하여 한번 뿌리를 내리면 빠르게 자라난다.

---7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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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정보



제목: 작은 곰

분류: 문학 / 한국문학

글·그림 : 이희우

출판사: 도서출판 잔

발행일: 2018년 11월 19일

판형: 130*195(mm)

페이지: 96쪽

정가: 12,000원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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