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바람이 불어오는 곳 - 왜 하필, 바람일까?

왜 하필, 바람일까?
글 입력 2018.11.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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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보기 위해 올라간 서울은 나에게 2018년 올해 겨울의 첫눈을 맞게 된 날이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뮤지컬을 보기 위해 남자친구와 같이 손잡고 혜화역으로 향했다. 혜화역 밖으로 나오자마자 뮤지컬 예매 홍보하시는 분들이 보이는 걸 보니 새삼스레 두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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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플렉스에 도착해 극장 안으로 들어서서 앉아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오래간만에 본 뮤지컬이라 어떻게 감상해야 할까 하고 긴장이 되었다. 긴장되는 마음에 사람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중장년층 분들이 많이 자리하신 것을 볼 수 있었다.


김광석을 알고 그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보다 나이가 있으신 분들이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문득 그의 노래와 살아온 배경들을 내가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오늘은 관람하면서 ‘그를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극장의 불이 꺼졌다. 불이 꺼지면서 남자친구는 “오늘 이 뮤지컬을 보면서 김광석에 대한 나의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들었다.


그렇다. 이 뮤지컬을 보면서 각자 다른 연령대와 성별은 가진 사람들마다 보는 시점과 마음가짐 등 여러 가지들이 다르다. 사람마다 이렇게 보는 관점들이 다른데 내가 쓸 리뷰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느껴질까 어떻게 써야 할까?’라는 물음으로 가득 차면서 김광석 노래가 시작되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덜컹이는 기차에 기대어

너에게 편지를 쓴다

꿈에 보았던 길 그 길에 서있네





과거의 추억과 현재의 현실은 오버랩(Over Lap)



* Over Lap : 영화 용어로서는 앞의 장면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데 겹쳐서 다음 장면을 서서히 나오게 하여 점차 완전히 다음 장면이 되게 하는 기법을 말한다. (겹쳐지는 일, 중복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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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한 기타 연주와 함께 노래가 시작되면서 극장에 빛이 들어오고 4명의 배우님들의 실루엣이 보였다. 지금은 없는 대학가요제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풍세(배우 박형규 님)의 ‘김광석 노래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90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지금 나와 같은 나이대인 대학생이라는 신분으로 ‘대학가요제 대상’이라는 꿈을 갖고 <와장창>이라는 노래를 신나게 연습하며 꿈을 이뤄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고 <와장창>이라는 신나는 노래로 사람들을 들썩이게 하고 대학교의 꽃인 로맨스가 피어나는 것도 않아 ‘군대’라는 현실의 벽 앞에서 꿈과 현실을 두고 현실을 택할 수밖에 없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군대에 먼저 입대하게 된 김상백(배우 박두성 님)에게 형인 이 풍세가 존댓말을 하고 어려워하는 모습이 현실 속의 서열 사회를 비유할 수 있는 모습이 오버랩 된다. 그 경험을 해보지 못하는 여자라는 입장에서는 그저 흔히들 말하는 ‘꼰대 문화’처럼 보일 수 있는 그 문화도 아직까지 군대에서 이어져오는 관습처럼 희미하지만 깨끗하게는 지워지지 않는 지금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오버랩은 이 장면들뿐만 아니라 뮤지컬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금도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잘하는 것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과도, 그런 꿈을 이루더라도 꼭 마주해야 하는 현실의 벽의 모습도, 10년도 더 된 과거의 추억의 모습에서도 10년도 더 지난 현재의 현실에서도 역시나 똑같이 어느 시대에서든 어떠한 누군가에게도 마주할 수밖에 없이 오버랩 되어버린다.




왜 제목을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정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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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어서 네이버 뮤직에 들어가서 김광석을 친 후 인기순으로 정렬을 해보았다. <서른 즈음에>, <먼지가 되어>, <사랑했지만>, <이등병의 편지> 등 한 번쯤은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노래들이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많이 듣고 인기가 좋은 이런 노래들을 공연에서는 수록되어있지만 왜 제목으로 하지 않았을까?


공연을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았다. 공연에서 이풍세는 실력파 노래 실력으로 가수의 제안을 받지만 자신이 원하는 노래는 하지 못한 채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다시 길거리 버스킹을 하는 신세가 되면서 20대에 친구들과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 하나만으로 웃고 즐기며 노래했던 과거를 떠올리면서 추억한다.


아마 <바람이 불어오는 곳>의 뮤지컬 제목의 ‘바람’은 ‘내가 몰랐지만 깨닫게 될 마음’, ‘과거의 향수’같은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러한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김광석의 노래가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었기에 선택했지 않았나 싶다.


노래 가사에 이 의미를 넣어서 생각해보면 내가 김광석의 노래를 조금이나마 이해했던 것 같고, 성공적인 공연 관람이었지 않았나 싶다.



내가 몰랐지만,

깨닫게 되었던 내 마음을 따라갔더니

알게 된 나의 진짜 마음.


과거의 향수가 느껴지는 곳으로,

그곳으로 갔더니

결국은 내가 그리워하던 추억이 깃든 곳.



이러한 의미를 담았고 그러한 의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기에 이 공연을 기획했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생각한 이러한 의미를 꼭 느낄 필요는 없지만 사람마다의 어떤 의미를 찾아서 나올 수 있는 공연이라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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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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