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새로운 언어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예술, 미디어아트 [다원예술]

글 입력 2018.11.2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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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과학이 발달하면서 예술계에도 과학이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혁신적인 과학 기술을 예술에 접목하거나 예술 작품을 기계와 같은 특별한 매체를 통해 전달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그리고 이제, 과학과 예술은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과학 없이 예술을, 예술 없이 과학을 떠올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삶의 모습을 담겨 있는 과학을, 삶의 모습을 담기 위해 다시 사용하는 흥미로운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흥미로운 예술 작품들을 우리는 ‘미디어 아트’ 라고 이름 붙였다. 텔레비전, 비디오, 컴퓨터 등의 기계를 매개로 하여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 예술 활동은 현재에 이르러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새로운 소통 언어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분야가 바로 ‘미디어 아트’다.

이 분야의 작품들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언어를 통해 익숙하게 받아들여졌던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하며, 관객들이 인간의 삶 자체를 새롭게 이해하도록 한다. 그렇기에 새로운 포맷을 통한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미디어 아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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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첸(Dan Chen)의 임종 지킴이 로봇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홈페이지



서울 미디어시티 비엔날레 출품작 가운데 댄 첸(Dan Chen)의 ‘임종 지킴이 로봇’은 이러한 미디어 아트의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한 작품이다.

‘임종 지킴이 로봇’은 죽어가는 환자의 팔을 어루만지는 기기다. 팔을 어루만지면서 기계는 환자에게 ‘I am sorry that your family and friends are not able to be here with you. But don’t worry. I will do my best to comfort you. You are not alone. You have me by your side. (당신의 가족과 친구들이 당신과 함께 있지 않다는 사실이 마음이 아프네요. 그렇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저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제가 옆에 있으니,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라며 계속 말을 걸고, 환자의 마지막 순간에는 ‘Goodbye, my friend’ 라는 말을 건넨다.

이 작품은 ‘기계’라는 색다른 매체를 통하여 관객들이 삶에 대해 숙고하게 한다는 점에서 미디어 아트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기존의 언어로 쓰여진 안내판 등은 전시에서 모두 배제되고, 기계와 짧은 영상 클립이 그 자리를 대체한다. 그러나 관객들은 로봇과 짧은 영상, 하얀 베드와 벽에 걸린 가운만으로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고, 인간성이 상실된 시대에서 타인과의 관계성과 친밀성이라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더불어, 이 작품은 첨단 기계의 발달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에게 과학이 발전하며 퇴보하는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할 뿐 아니라 기계가 인간의 자리를 대신하는 사회에 대해 조금은 비판적으로 접근할 여지를 준다. 설명을 위한 어떤 언어 없이도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으며,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여 능동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된다.

댄 첸의 작품은 기존의 언어가 아닌, 새로운 포맷을 매개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삶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게 했다는 점에서 미디어 아트의 특성이 잘 반영되어 있다. 또한  관객들에게 과학 발전의 이면을 깨닫고 그로 인한 미래 인간관계의 모습까지 떠올리게 함으로써, 현재 익숙하다고 느끼는 것을 그대로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붙잡아 재고해 보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참고 문헌

김규정, “미디어아트에서 정보 시각화와 상호작용 표현 방법”, 『방송과 미디어(Korea Society Broadcast Engineers Magazine』, 2016 Vol.21 No.2, 36-50쪽
정동암, 『미디어 아트, 디지털의 유혹』, 커뮤니케이션북스, 2007


[김보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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