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OASIS-Don't look back in anger [공연예술]

과거와 현재, 끊임없이 미래로 나아가는 길
글 입력 2018.11.24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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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so sally can wait

she knows it's too late

as we're walking on by

her soul slides away

but don't look back in anger

i heard you say


OASIS, Don't look back in anger






2년 8개월만의 내한



태양이 구석 구석 내리쬐는 2018년 8월 16일, NGHFB 내한 공연을 갔다.


3년 전 워커힐 호텔에서의 공연이 문득 생각났다. 15년 4월 3일에 공연을 왔으니 꼭 2년 8개월 만이다. 잠시 후면 직접 그를 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공연을 보기 위해 8월 1일 출국 예정이었던 여행도 콘서트 다음 날으로 미룰 만큼 노엘의 공연은 나에게 아주 중요하고 큰 사건이다. 매번 콘서트를 다녀왔을 때 느끼는 살아있다는 기분을 또다시 체감할 것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OASIS, 1991년 결성하고 2008년 해체한 영국의 록밴드. 내가 태어나기도 전 만들어지고, 미처 알기도 전 해체한 밴드를 사랑하게 된 이유가 갑자기 스스로도 궁금해졌다. 인터넷이 보급화 되기도 전의 영상들을 찾아 눈이 빠져라 시청하고 한참 예전의 노래를 흥얼거리는 걸 보며 부모님은 나를 이상한 애 취급했다. 왜 요즘 가수들도 많은데 굳이 예전, 해체한 가수를 좋아하냐는 이유였다.

 

때때로 과거의 것들은 그저 지나간 시대의 증거로만 사용되곤 한다. 사람들은 지나간 과거보다는 미래에 무엇을 할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당연한 일이다. 시간은 직선적으로 흘러가고, 내 삶을 비롯한 모두의 삶은 미래를 향해서만 나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의 오아시스를 한없이 좇는 내가 이상할 사람들이 많으리라. 과거 브릿팝의 유물, 이제는 져버린 락앤롤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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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시작하고, 셋리스트의 많은 곡들이 지나가고 마침내 Don't look back in anger의 순서가 되었다.


익숙한 기타소리와 함께 노엘과 관객이 모두 함께 돈룩백을 부르는데 문득 처음 오아시스를 접했을 때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처음 오아시스를 좋아한 중학교 3학년에서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고 예전에 좋아하던 노래를 지금만큼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오아시스가 말 그대로 과거의 우상이 되어버린 마음에 그냥 좋아하는 가수를 잃은 허탈감을 느끼고 싶지 않아 억지로 붙잡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최근 몇 년간 들었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콘서트를 꼭 온 이유는, 너무 힘들고 괴롭고 어디론가 없어지고 싶었을 때 계속 듣고 날 구해준 노래를 이제는 좋아하지 않게 되고, 잊혀지고 싶지 않아 들은 노래를 내가 잊는다는 그 느낌이 너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래를 자연스레 따라 부르는 지금 이 순간이 3년전 워커힐 내한 공연 때 그 기분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과거에 얽매여 있다는 복잡한 감정 없이, 그저 오아시스를 좋아하는 감정에 충분했던 그 옛날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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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look back in anger에서 노엘은 끊임없이 말한다. 분노 속에서 과거를 돌아보지 말라고.


어떤 감정에 휩싸여 과거를 돌아보면 오히려 과거를 명확히 바라볼 수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건 현재이지만 이 현재 또한 시시각각 과거로 지나쳐가며, 미래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오라 손짓한다. 즉, 우리는 과거를 살아가기에 현재를 지나치며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결국 이어져있음을 깨닫고 과거를 똑바로 마주할 때 곧 미래를 기다릴 수 있다. OASIS는 과거의 해체한 밴드이지만 아직까지도 나에게 살아갈 이유를 주는 존재이듯이. 현재 느끼는 OASIS를 좋아하는 감정은 과거의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아져 만들어진 결과이듯이.


그러니 결국 Don't look back in anger.

 

 

[김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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