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다채롭고 강렬한 무언의 예술

글 입력 2018.11.1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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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jpg
 


가끔 나와 전혀 무관해보이던 것들이 불쑥 삶 속으로 들어올 때가 있다. 사실 듣도 보도 못한 것에 갑자기 관심을 갖기란 쉽지 않기에 이런 경우엔 자신도 알게 모르게 차곡차곡 관심을 쌓아왔을 가능성이 크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다가 어느 순간 흠뻑 젖었음을 깨닫는 것처럼 말이다. 내게는 발레가 그렇다.


여섯 살 아니면 일곱 살의 유치원 시절, 엄마 손에 이끌려 발레학원에 갔는데 수업 시간을 미처 채우지 못하고 울면서 뛰쳐나왔다. 친구와 같이 갔으면 모를까, 그 정도의 낯섦도 못 버틸 만큼 심각하게 숫기가 없었던 모양이다. 아무튼 이 때 생긴 발레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은 꽤나 강렬했고 내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발레는 나와 교집합이 전혀 없는 아예 다른 영역일 뿐이었다.


발레에 빠져들기 시작한 건 작년 여름, 발레 전공생인 사촌 동생이 다니고 있던 샌프란시스코 발레 학교의 참관 수업부터였다. 발레 문외한이라 수업이 지루하게 느껴질까 봐 걱정을 했는데 수업은 생각보다 매우 흥미로웠다. 선생님의 시범을 보고 학생들이 따라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그 많은 동작들을 바로 정확히 따라하면서 온몸으로 우아함을 뿜어내는 학생들에게서 눈을 떼기가 힘들었다. 이후에도 사촌 동생을 따라 발레 공연을 보러 다니며 발레에 대한 관심을 서서히 관심을 키워갔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발레 공연을 보러 다니진 않았지만 영상은 꾸준히 찾아보았다. 발레의 기본 동작을 알려주는 영상으로 시작해 요즘은 몇 시간짜리 공연 영상을 볼만큼 흥미가 커졌다.





김선희발레단의 인어공주 공연 리허설 영상이다. 그동안 좋아했던 무용수들은 있었지만 스스로를 팬이라고 부를 정도로 기억에 오래 남은 무용수는 없었다. 그런데 이 리허설 영상을 보고 이수빈(인어공주 역) 그리고 김기민(왕자 역) 무용수의 팬의 되었다. 화려한 무대, 조명, 분장 없는 리허설을 보니 감정이 더욱 와 닿는 느낌이었고 점프 착지 소리나 디렉션 소리는 쉬운 것처럼 보이는 동작들이 얼마나 부단한 노력의 결과물인지 상기시켜줬다.


사실 이 영상을 보기 전까지 난 발레에서 감정 연기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이들의 아름다운 발레 기술도 감탄하며 봤지만 말 한 마디 없이 감정과 줄거리를 전달하는 연기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렇게 발레에 대한, 그리고 김기민 발레리노에 대한 관심이 커졌을 때 돈키호테 공연을 만나게 된 것이 신기하고 행복한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한다.




돈키호테 시놉시스



Don Quixote by Natasha Razina ⓒ 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re (6).JPG
Don Quixote by Natasha Razina
ⓒ 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re



주인공: 바질 & 키트리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환상의 여인 '둘시네아'를 찾아 모험의 길을 떠나는 '돈키호테'와 그의 시종 '산초 판자'. 여행 중 우연히 들린 스페인의 한 마을에 사는 선술집 딸 '키트리'와 이발사 '바질'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키트리의 아버지 '로렌조'는 멍청한 귀족 '가마쉬'에게 딸을 시집 보내려 한다. 아버지의 완강한 반대에 키트리와 바질은 도망을 치지만 로렌조와 가마쉬는 결국 키트리를 찾아낸다.


이 때 바질은 자살 소동을 벌이고, 돈키호테는 로렌조를 설득하여 두 사람이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마린스키발레단 & 오케스트라



Don Quixote by Valentin Baranovsky ⓒ 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re.JPG
Don Quixote by Valentin Baranovsky
ⓒ 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re


마린스키 발레단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마린스키 극장 소속의 발레단이다. 이 세계적인 발레단은 특히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같은 클래식 발레로 명성이 자자하며 러시아 최초의 발레학교로부터 시작되어 무려 235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1996년부터 세계적인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마린스키 극장의 총 예술 감독을 맡았으며 200명 이상의 무용수로 이루어진 발레단의 예술 감독은 유리 파테예프다.
 

이번 공연에선 발레와 함께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연주 된다. 마린스키 오케스트라는 2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 중 하나다. 오케스트라의 음악과 발레가 합쳐서 1+1=2를 훨씬 뛰어넘는 시너지를 뿜어낼 예정이다.



Kimin Kim in Don Quixote by Natasha Razina ⓒ 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re.jpg
Kimin Kim in Don Quixote by Natasha Razina
ⓒ State Academic Mariinsky Theatre


동양인은 손에 꼽는 마린스키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는 한국인이다.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린스키 발레단에선 2011년에 김기민 발레리노가 입단한 것이 동양인 최초라고 한다. 그는 심지어 입단한 지 2개월 만에 주역을 맡았으며 2015년에 수석 무용수로 승급했다. (발레단에선 주로 견습생, 군무 단원, 준솔로 무용수, 솔로 무용수, 수석 무용수로 분량과 역할이 나뉜다고 한다) 서양 발레는 러시아의 고전 발레에서 시작되었기에 발레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러시아에서, 그것도 200년이 넘도록 서양인 무용수만 고용했던 발레단에서 수석 무용수자리까지 올라간 김기민 발레리노가 정말 대단하고 자랑스럽다.


한국에서 그의 무대를 보는 건 그에게도, 관객에게도 가슴 벅찬 경험이 될 것이다. 넘어지더라도 감정선이 끊어지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김기민 발레리노의 바질이 너무 기대된다.




발레 돈키호테





<돈키호테>는 희극 발레의 대명사로 불리며 다채로운 볼거리로 여러 발레단의 고정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했다. 스페인을 배경으로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발레 <돈키호테>는 클래식 발레의 정교하고 화려한 테크닉뿐만 아니라 스페인의 정열적이고 경쾌한 춤을 볼 수 있다. 또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희극적인 마임과 춤까지 더해져 강렬한 색채로 가득한 유쾌한 공연이 될 예정이다.






돈키호테
- 마린스키발레단&오케스트라 내한공연 -


일자 : 2018.11.15(목) ~ 11.18(일)

시간
11월 15일(목) 오후 7시30분
11월 16일(금) 오후 7시30분
11월 17일(토) 오후 6시
11월 18일(일) 오후 2시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티켓가격
VIP석 280,000원
R석 230,000원
S석 170,000원
A석 100,000원
B석 50,000원
C석 20,000원

주최/주관
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

관람연령
만 7세이상

공연시간
180분 (인터미션 : 40분)




문의
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
02-598-9416





[강혜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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