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nion] 엄마, 기억의 발자취 [사람]

글 입력 2018.10.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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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 우리 곁에 머물다 갑작스레 떠나버린 엄마를 생각하던 나는 얼마 없는 추억의 조각 속 기억을 잡아 엄마의 향기를 느끼려 한다. 기억의 발자취엔 엄마와 봤던 영화, 좋아했던 가수, 즐겨듣던 노래 그리고 즐겁게 봤던 드라마가 남아있고 그 흔적은 나에게 소중한 선물이 되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늑대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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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바로 엄마와 내가 봤던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늑대소년이라는 영화이다. 늑대소년은 내가 15살이었던 2012년에 개봉했던 영화로 그 당시 드라마로 큰 인기를 얻고 있던 배우 송중기와 과속스캔들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박보영이 출현하여 많은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었다.


요양을 위해 시골로 내려왔던 순이(박보영)과 순이가 살 집에 머물고 있던 늑대소년(송중기)의 만남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인간과의 교류를 하지 않았던 거칠고 자연 그대로였던 늑대소년의 날 것 그 자체를 연기하는 송중기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기억이 난다.


또한 이런 늑대소년 철수를 길들이며 깊어지는 순이와 철수의 관계는 보는 엄마도 흐뭇한 미소를 끊임없이 지을 만큼 감동적이며 마음 속 깊이 와 닿는 장면이었다. 때론 순이와 철수를 괴롭히는 악역에 눈을 찌푸리기도 하고 철수와 순이의 이별 장면에 눈물을 글썽이곤 하는 엄마의 모습을 옆에서 보며 평소에 보지 못했던 엄마의 감성적인 모습을 알게 되어 나에게 소소한 놀람이 되기도 했다.


강인하고 한없이 단단할 줄만 알았던 엄마도 나처럼 감동을 받고 스스럼없이 눈물을 보이기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어느 날의 하루였다.


늑대소년의 계기로 엄마와 나는 영화를 자주 보았는데 이런 문화 활동을 같이 하면서 우연히 늑대소년처럼 엄마의 새로운 면을 알게 해준 계기를 다시 한 번 더 만나게 된다.
   



기억의 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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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우리는 건축학개론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고, 극 중 여자주인공인 서연이 남자주인공이었던 승민에게 노래를 들려주는 장면에서 우리는 엄마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날 수 있었다.


이어폰 속으로 흘러들어왔던 노래는 바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었다. 엄마와 들었을 땐 그저 울림이 있는 노래라 생각했으나 엄마가 돌아가신 후, 김동률의 낮고 굵은 음색을 통해 전해지는 가사를 들으며 지친 마음을 달랬을 엄마를 생각하니 또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었고 엄마와 비슷한 감성을 가진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엄마에게 기억의 습작은 힘들지만 그럼에도 우리를 보며 살아가는 삶이자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이 노래를 작사, 작곡했던 김동률은 “힘든 일들은 나중에 보면 결국 하나의 <습작>이다”라 하며 과거의 일들이 결국에 좋은 추억, 연습으로 기억되리라는 노래의 희망적인 메시지를 말해주었다.


기억의 습작을 통하여 나는 또 하나의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




혼자 걷는 길



이제 노래 듣는 것도 영화 보기도 나 혼자 하게 되었지만 엄마와의 추억들은 나에게 습작이 되었고 이제 나는 엄마와의 추억을 간직한 채 나를 위한 습작을 완성시키기 위해 나아가고자 한다. 엄마의 못 다한 인생까지 그려나갈 나만의 습작을 말이다.





[주승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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