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같지만 어머니는 다른, 쉽게 말해 ‘이복동생’이라는 소재가 아주 낯설지는 않다. 흔히 ‘막장’드라마라 불리는 자극적인 이야기의 단골 소재로는 더욱 익숙하다. ‘이복동생’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주인공은 모습은 언제나 혼란스러워 보인다. 당연한 일이다. 과연 그 아이는 나의 가족일까?
그렇다면 또 가족이 아닐까?



“난 여기 있어도 될까?
나의 존재만으로 상처받는 사람이 있어.”
바람을 핀 아빠도, 자신을 두고 떠났던 엄마도, 자신의 존재 자체가 언니들의 상처라고 생각했던 스즈도 그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다.
영화는 잔잔하고 담담한 서사 속에서 결코 관객들에게 이들을 이해하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레 아빠도, 엄마도, 스즈도 이해하게 된다.
사치와 스즈는 닮아있다. 엄마와 아빠의 이혼으로 어린 시절을 혼자 보내야 했던 사치와, ‘불륜’이라 손가락질받았던 엄마 아빠에게서 자란 스즈의 어린 시절도 순탄하지 않았다. 이 둘은 같은 아버지로 인해 비슷한 아픔을 가지게 되었다. 스즈는 자신의 존재 자체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가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사치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빠와 엄마에 대한 원망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기를 향한 자책도, 누군가를 향한 원망도 ‘이해’ 앞에서는 어떤 힘도 발휘하지 못한다. 사치와 스즈는 서로를 이해해간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담애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것은 가족 뒤에 숨은 ‘관계’이다.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우리에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선사하는 이야기는 앞으로도 많은 울림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