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하프시코드를 알아가다. 피에르 앙타이 Harpsichord

글 입력 2018.09.28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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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바흐의 브란덴브르크와 하프시코드 콘체르토를 즐겨 들으며 매번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고를 때 하프시코드 연주 곡은 꼭 들어간다. 콘체르토 속 하프시코드의 음률은 그동안 평소 듣던 클래식 음악과는 확연하게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같은 콘체르토이지만 하프시코드 연주와 현악기의 연주의 차이는 매우 크다. 현악기는 부드럽고 풍부한 느낌을 주지만 하프시코드는 절제되고 가벼운 느낌을 선사한다. 피아노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음색을 가진 하프시코드는 자신만의 매력을 확연히 가진 악기이다. 하지만 하프시코드는 피아노가 등장함에 따라 듣고 보기도 힘든 고악기가 되고 말았다.


하프시코드는 대중을 이끌 만한 매력에 충분한데 왜 피아노에 밀려 이제 모습조차 보기 힘든 고악기가 되었는지 궁금했고 음원으로 밖에 들을 수 없었던 심지어 때론 음원을 찾기도 힘이 들 때가 많은 하프시코드의 독주회를 운 좋게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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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시코디스트 피에르 앙타이는 연주하기 전 서툰 영어 솜씨로 직접 곡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었는데 이는 음악을 한층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또한 중간 중간 악기를 조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비슷한 악기인 피아노는 연주 중간에 조율을 하는 모습을 본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에 더 색다르게 다가왔다. 바흐가 남긴 짧은 곡들을 포함해 헨델의 곡들을 다양하게 들을 수 있었는데 이보다 더 흥미로웠던 곡들은 바로 앙코르였다. 제목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간결한 설명과 함께 연주했는데 다시는 들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연주에 더 집중해서 한 박자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처음 하프시코드의 소리를 직접 들었을 때 소리가 생각보다 작았다. 음원으로 들었을 때는 녹음이 되어서 크게 들렸던 건지 실황 연주에서는 생각보다 작고 연약한 소리를 가져 깜짝 놀랐다. 앞줄에 앉아 있어 소리가 어느정도 크게 들렸지만 뒤에 앉아있었으면 잘 들을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울림과 소리가 피아노와 비교해 확연히 작았다. 또한 음역대의 높낮이 차이가 거의 없는듯 들려서 곡이 대체로 단조로운 느낌이 들었다. 콘체르토 속 독특한 하프시코드의 소리가 너무 매력적으로 들려서 독주회도 기대했지만 하프시코드의 독주는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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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독주회를 듣고 나니 피아노가 등장함에 따라 왜 하프시코드가 쇠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갔다. 큰 울림을 가지고 다양한 음역대를 오가면서 더 깊고 풍부한 소리를 내는 피아노가 대중들에게는 더 매력으로 다가 갈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프시코드는 솔로곡 보다는 콘체르토 같은 협주곡에서 더 매력을 발산하는 악기인 것 같다. 독주 연주는 사뭇 밋밋하고 다소 싱거운 느낌이 날수 있지만 이런 느낌이 협주곡에서는 놀라운 존재감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하프시코드에 대해 자세한 통찰력과 폭넓은 이해를 이번 공연을 통해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하프시코드 연주를 언제 또 감상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좀 더 취향에 맞게 공연을 선택하고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장세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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