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낯선 곳에 도착한 여행자의 마음으로 '2018 베세토 페스티벌' [공연]

글 입력 2018.09.2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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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베세토페스티벌.jpg
 
 

종종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사이트에 들어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문화 프로그램을 찾아보는 편이다. 그곳이 집과 가깝기도 하고, 문화를 다루는 복합공간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보게 된다. 이번에 아트인사이트를 통해서 다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발걸음을 향하게 되었다. 기존에 문화전당에서 접했던 전시와 다르게 '베세토 페스티벌'이라는 축제를 만나보려고 한다. 10월 어느 날, 그곳에서 베세토 페스티벌을 즐기러 가기 전에 어떤 프로그램이 담겨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2018 베세토 페스티벌 (BeSeTo Festival)



1994년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연극인들이 뜻을 모아 만든 공연 예술 페스티벌이 바로 '베세토 페스티벌'이다. 3국이 모였다는 의미는 '베세토'라는 이름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베이징(Beijing), 서울(Seoul), 도쿄(Tokyo)'의 앞 글자가 모여 'BeSeTo'가 되었다. 광주에서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이 벌써 25회차다. 해마다 한국, 중국, 일본을 번갈아가며 열렸던 베세토 페스티벌은 서울, 수도권 중심으로 열렸던 과거와 다르게 이번에는 광주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신진 예술인, 작품을 많은 관객들에게 알리고 연극의 매력을 널리 느끼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기에 '서울'이라는 한정된 지역에서만 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광주'라는 새로운 지역을 선택한 것 같다.

처음 베세토 페스티벌을 접했을 때는 '낯설다'라는 느낌이 강했다. '상호교류를 통해 공연예술의 창작 정신을 고무, 동양연극의 미학적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은 물론 각국의 주목 받는 유망 예술가들을 자국을 넘어 아시아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라는 베세토 페스티벌의 궁극적인 목적을 알게 된 뒤에는 낯설다는 느낌이 조금 더 알아가고 싶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바뀌었다.

굉장히 다양한 공연이 준비되어 있었으나, 여건상 모든 작품을 관람하지는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한국' 작품으로는 '여우와 두루미-우다방'이 준비되어 있다. 관객이 그저 바라보는 공연이 아니라 거리에서 창작자들과 함께 참여하고 움직이는 독특한 공연이다. 또 다른 한국 작품으로 '이야기의 方式, 춤의 方式-공옥진의 병신춤 편'이 있다. '일본' 작품에는 '오장군의 발톱'과 '검을 벼리는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고, '중국' 작품에는 전통 경극을 되살리는 방법 중 하나로 고유한 표현기법은 유지하면서 거기에 무용을 더한 휘극 '경혼기'가 준비되어 있다. 한, 중, 일 외에도 말레이시아 작품인 '모바일 폰 오케스트라 : 당신이 있는 여기에 내가 있어요'와 대만의 '내가 처음 달을 걷던 그 때'가 준비되어 있다. '당신이 있는 여기에 내가 있어요'는 독특하게 자신의 휴대폰을 사용해 여러 구역을 돌아다니며 주어진 과제를 완수하며 자연스럽게 극에 참여하게 되는 공연이다. 이번 베세토 페스티벌이 준비한 공연을 살펴보니 바라만 보는 수동적인 공연에서 벗어나 공연자와 관객의 벽을 허물고 자유롭게 위치를 바꿔가며 함께 공연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능동적인 공연이 중심이 되고 있다.


 


'이야기의 方式, 춤의 方式-공옥진의 병신춤 편'



이방춤방1-남산예술센터 제공(photo by 조현우).jpg



공옥진의 병신춤을 보고 잘 모르면서도 이 공연은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전시를 보러 가기는 해도 연극, 뮤지컬을 본 기억은 다섯 손가락을 다 채우지 못할 만큼 적다. 그래서인지 공연을 보기 전인 지금 굉장히 설렌다. 잘 알지 못하는 도시를 방문하는 낯선 여행객이 된 기분이다.

나에게 설렘을 준 이 낯선 작품은 공옥진의 병신춤을 키네틱 센서를 이용한 게임으로 배울 수 있을까에 대한 발상으로부터 출발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공옥진의 병신춤을 배우고 그것을 '현재화'하는 방식으로 병신춤의 구성을 읽어내고 이를 분석하는 형식으로 공연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춤이 주가 되는 연극은 어떤 것일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불온한 상상력을 표방하며 연극계에 적지 않은 문제작'을 만들어왔다는 그린피그. 그들이 내게 어떤 낯선 풍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내가 처음 달을 걷던 그 때'



내가 처음 달을 걷던 그 때 (3).JPG



대만의 '내가 처음 달을 걷던 그 때'는 '어떻게 지표면에서 벗어나 공중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라는 상상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공중에 떠오르는 것, 무중력한 상태, 바로 이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갈망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며 짊어지고 살 수밖에 없는 짐을 내려놓고 자신의 존재를 넘어 천국에 닿기를 바라는 은밀한 우리의 은밀한 상상이 이 작품에 들어있다. 처음에는 그저 '달'이라는 단어를 보고 이 작품이 궁금해졌다. 달이 주는 따뜻하지만 차가운 오묘한 느낌을 주지 않을까라는 기대에서 생긴 궁금증이었다. 그다음 작품의 간단한 설명을 읽고 내가 원하던 느낌이 이 작품에 정말 담겨있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우리는 일상에 쫓겨 꿈꾸는 능력을 상실했다. 우리를 속박하는 것은 지표면의 중력뿐 아니라, 또한 책임과 생명의 무게다. 책임과 무게, 그 깊은 어둠에서 걸어 나와 천국을 좇고 용감하게 첫 발을 내딛어 달 위를 걷도록 북돋아 주고 싶다.' 요즘 계속해서 시달리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무게를 느낀다. 괜스레 마음이 복잡해진다. '내가 처음 달을 걷던 그 때'를 통해 이런 정체를 알 수 없는 불편한 느낌의 무게에서 벗어나고 싶다. 공연을 보는 그 순간만이라도 해방의 느낌을 가득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18 베세토 페스티벌
- BeSeTo Festival 2018 -


일자
2018.10.13(토) ~ 10.28(일)

장소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단체
[한국]서울괴담
[일본]libido:
[일본]BIRD Theatre Company TOTTORI
[중국] 안후이성 휘극·경극원
[한국]그린피그
[말레이시아]Toccata Studio
[대만]Riverbed Theatre

주최
베세토 페스티벌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의
베세토 페스티벌 사무국
070-7918-7795




[김하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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