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2018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 그 개 > [공연]

불행의 곁에서 고군분투하는 소시민들의 외침
글 입력 2018.09.1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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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괜찮아, 우리 모두는 유기견이야."

저택의 운전기사인 아빠와 둘이 살아가던 중학생 해일은 우연히 유기견 무스탕을 만나 우정을 키우고, 분홍 돌고래 핀핀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리며 비밀스런 속내를 도화지 위에 펼쳐나간다.

그 무렵 위층에 이사 온 선영 가족을 만나게 되고, 난데없이 욕을 뱉는 틱 증상에도 애정과 위로를 보여주는 선영의 믿음에 해일은 웹툰 작가의 꿈을 점점 키우게 된다.

그러다 해일은 아빠를 대신해 장강의 반려견 보쓰를 산책시키러 저택에 드나들던 중, 장강과 아빠가 없는 빈 저택의 정원에 영수와 별이, 해일과 무스탕이 드론을 날리러 가는데 뜻밖의 사건이 벌어진다.




우리와 닮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작품소개

서울시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이 중학생 해일과 유기견 무스탕의 성장 이야기 속에 우리시대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담은 창작극으로 관객을 만난다. 오는 10월 5일(금)부터 21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선보이는 〈그 개〉는 대사의 비극과 실존적 고민이라는 동시대적인 이야기를 파고드는 작가 김은성과 〈썬샤인의 전사들〉 등 다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온 연출가 부새롬이 2년 만에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창작극 〈그 개〉는 현재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삶을 담고 있다. 애니메이션 작가를 꿈꾸는 16세 여중생 해일은 틱장애를 갖고 왕따로 외롭게 지내며 분신 같은 존재인 무스탕과 우정을 나눈다. 저택에 살고 있는 제약회사 회장인 장강은 강압적인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와 10년 째 별거 중인 부인, 미국으로 떠난 딸 가족으로 인해 외로워하며 반려견 보쓰와 함께 지낸다. 일찍이 해일의 엄마 은지와 헤어진 상근은 장강의 운전기사로 지내며 그를 은인으로 여겨 목숨 걸고 지키려 한다. 미술강사이자 화가인 선영과 그녀의 남편인 영수는 아들 별이를 키우며 좋은 세상을 물려주고자 꿈꾸지만 건강보험료에 전전긍긍하며 가난이 주는 비정한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들의 삶은 결국 우연히 발생한 ‘그 개’의 사건으로 극에 달하고, 서로의 아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연한 몸부림을 친다.


<그 개>에는 ‘불행 곁에서 고군분투하는 소시민들’이 등장한다.


해일은 틱장애 때문에 왕따를 당하는 열여섯 살의 여중생이다. 애니메이션 작가를 꿈꾸는 해일은 ‘분홍 돌고래 핀핀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리며 그의 비밀스러운 속내를 도화지 위에 펼쳐낸다.

상근은 해일의 아빠로, 해일의 엄마와는 일찍이 헤어졌다. 장강의 저택에서 운전기사 일을 하고 있으며, 장강을 은인으로 여기고 그를 목숨 걸고 지키려 한다.

장강은 제약회사 회장이다. 강압적인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그와 그의 아내는 10년째 별거 중이다. 딸 가족은 미국으로 떠났다.

현지는 에세이 작가로 장강의 기념 백서를 집필한다.

선영은 화가이자 미술 강사이다. 해일이 사는 빌라에 남편 영수, 아들 별이와 함께 이사 왔다. 선영과 영수는 아들 별이를 키우며 그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를 꿈꾸지만 건강보험료에 전전긍긍하며 가난이 주는 비정한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해일, 상근, 장강, 현지, 선영, 영수, 별이, 그리고 무스탕과 보쓰까지……. 이들 모두는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혹은 한 번쯤은 길을 걷다 스쳐 지났을 수도 있는 존재들이다. 치열하게 평범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고 어떠한 교집합을 형성하기도 한다. 우리와 닮은 이들에게 우연히 '그 개' 사건이 발생한다. 예고 없이 찾아온 이 삶의 불행으로 시련을 겪게 된다.



<그 개>, 유기견 무스탕과 반려견 보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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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해일(이지혜), 무스탕(안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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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쓰(유원준), 장장강(윤상화)
 

김은성 작가는 북악산에서 마주친 유기견, 저택에서 보게 된 반려견으로 창작극 <그 개>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자주 가는 북악산 등산로에서 덩치 큰 흰 개를 만났다. 아직 눈이 맑고 털이 고왔다. 버려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유기견으로 보였다. 한참동안 따라오던 개는 오지 말라며 인상을 쓰던 나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었다. 산을 내려오는 길에 저택 정원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었다. 높은 벽 너머로 뛰노는 아이들의 머리가 살짝살짝 보였다. 집 안에 트램펄린이 있는 거야? 좁은 문틈 사이로 다가가 엿보려는 순간 사납게 짖는 소리에 깜짝 놀라 물러섰다. 그 날, 개 두 마리를 접한 경험에서 이 작품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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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노트》 중에서


북악산 등산로에서 마주친 유기견은 버려진 지 얼마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사람을 한참이나 쫓아가고 한참이나 지켜볼 만큼 경계심이 없다. 한편 저택 정원에서 살고 있는 반려견은 자신의 영역인 저택에 다가오려는 사람에게 거칠게 짖으며 외부인을 극도로 경계한다.

<그 개>에도 두 마리의 개가 등장한다. 첫 번째 개는 무스탕이다. 무스탕은 유기견으로 해일과 우정을 나누는 친구이자 해일의 분신 같은 존재이다. 두 번째 개는 보쓰다. 장강의 저택에 사는 반려견으로 외로운 장강과 함께하는 친구나 다름없다.

연극 <그 개>에서 등장하는 두 마리 개, 무스탕과 보쓰의 등장이 암시하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유기견 무스탕과 저택의 반려견 보쓰, 여중생 해일과 회장 장강. 완벽하게 이분법으로 이들이 나뉠 수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대략 이 정도로 인물 구도를 나눠볼 수는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서울시극단의 정기공연 제목이 <그 개>이고, ‘그 개’ 사건으로 갈등이 일어나고, 사람이 동물을 연기를 하는 만큼 무스탕과 보쓰는 이 연극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로 활약하지 않을까. 단순히 ‘개’가 필요했더라면 아마 훈련된 동물을 데려오거나 모형을 세워 무대에 올렸겠지만 연극 <그 개>에서는 배우 안다정과 유원준이 각각 무스탕과 보쓰를 연기한다. 이는 무스탕과 보쓰 연기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특별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일이네 무스탕과 장강네 보쓰는 도대체 어떤 존재들인지, 그리고 ‘그 개’ 사건이 도대체 무엇인지. 아직까지는 철저히 비밀로 남아있는 ‘그 개’ 사건의 진상을 극을 통해 어서 알아갈 시간이 오길 바란다.



일상에서 시작하고 세상으로 향하는 생각



김은성 작가는 ‘세상의 변화에 있어 근본적인 문제는 아주 작은 것에 있다’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성북동)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부새롬 연출은 주인공 해일의 틱장애에 대해 ‘세상의 아픔과 고통은 제일 약한 존재인 해일과 무스탕에게 영향을 미친다.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세상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고통의 은유적인 표현이 아닐까 싶다’며, ‘이 세상이 어떻게 되어야 할지 생각을 나누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극작가와 연출가 모두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말이나, ‘이 세상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메시지를 미리 던지지 않는다. 그저 이 연극을 우리 앞에 펼쳐낸다. 이 냉혹한 현실을 견디며 고군분투하고 있을 관객들에게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다가선다.

“괜찮아, 우리는 모두 유기견이야.”라는 말이 슬픈 위로처럼 되는 건 왜일까. 실제로 그 말이 체념적이고도 슬픈 위로인지, 냉정한 현실에 대한 조언인지, 그야말로 따스하게 전해져오는 진심인지는 지금으로서는 확실히 판단할 수 없다.

극을 통해 우리와 닮은 이들을 만나고 어서 이 모든 진상을 알아 가고 내 몫으로 주어진 이야깃거리들을 살뜰히 생각해보고 싶을 따름이다.





<그 개>
- 2018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

일자
2018.10.05(금) ~ 10.21(일)

시간
평일 - 오후 8시
토 - 오후 3시, 7시
일 - 오후 3시
화 - 공연없음

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티켓가격
R석 50,000원
S석 30,000원
A석 20,000원

주최
(재)세종문화회관

주관
서울시극단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120분

*

문의
서울시극단
02-39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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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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