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ongny World] Break a wrong frame

글 입력 2018.09.0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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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민정은



[Break a wrong frame]


'프레이밍(framing)' 혹은 '틀짓기'


언론과 미디어에 관한 쟁점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단어일 것이다. 언론이 현실의 사건을 선택 · 가공 · 편집하여 수용자에게 현실을 바라보는 '틀(frame)'을 제공한다는 이론. 이에 따르면 뉴스 조직들은 사회적 규범과 가치, 뉴스 조직의 압력과 강제, 이익집단의 영향력, 이데올로기적·정치적 오리엔테이션 등에 따라 뉴스를 틀짓는다. 그리고 수용자인 대중은, 언론이 어떤 방식으로 뉴스를 보도하는지에 따라 선동되기도 하고 휘둘리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의 프레임을 가지고 있다. 개개인이 세상을 살면서 부딪치고 경험하는 많은 사건들로부터 자신만의 시각으로 사건을 판단하는 프레임을 얻게 된다. 이러한 개개인이 모여 이루어진, 사건을 판별하는 집단. '언론'도 마찬가지로 각자의 프레임을 가지고 있다. 취재기자는 현장에서 자신의 판단 기준과 언론사주의 판단기준, 즉 프레임을 기반으로 기사를 작성하게 된다.

제4기에 걸쳐 진행된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매스미디어가 수용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며, 언론이 사용하는 프레임이라는 도구는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친사회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취재기자와 언론사주가 어떤 특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독자나 시청자들이 사건이나 이슈를 이해하는 데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언론은 취재기자의 개인적 경험에 의거하여 무의식적으로, 혹은 국민의 생각을 바꾸고자 하는 의식적 도구로 이 프레임을 사용한다.

프레임에 관해 논해야 할 중요한 지점은 "언론이 프레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이다. 터크만(Gaye Tuchman)과 팬과 코시키(Pan & Kosicki)의 주장에 의하면 뉴스 조직의 프레임은 올바른 방향으로 국민들을 이끌기도 하며, 특정 이익집단을 대변하는 방법으로 여론을 교란하기도 한다. 언론이 견지해야 할 '바람직한' 프레임은 사회적 · 도덕적 규범에 합치하며 국민들에게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 의무를 다하는 프레임이다. 사회구성원들이 추구하는 도덕적 윤리적 통념을 반영하고 사회문제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프레임이어야 한다. 이에 반해 특정 정치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논리에 편향된 프레임, 보도의 공익성 및 공정성, 사실성, 도덕성 및 윤리성이 결여된 프레임은 배제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난 왜곡된 이미지를 대중에게 전달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프레임은 정치인들의 이익 다툼의 연장선으로 국민들을 자신의 지지자로 끌어들이기 위해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미디어 정치경제학(Political Economy of Mass Media)에서 주로 일컬어지는 '미디어 프레이밍(media framing)' 뉴스 미디어가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에 대한 긍정적인 보도를 양산함으로써 은밀하게 이들을 지원하는 양상. 이를 마주하는 수용자들은 이러한 보도가 편향된 논리인지 아닌지 꾸준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의 한 정치인이 이런 발언을 했다. "우리(정치인의 정당)가 만든 프레임으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저들의 프레임에 다시는 말려들지 말아야 합니다." "탄핵과 대선 때는 국정농단 프레임에 갇혀 있었고 지방선거 때는 적폐 청산과 위장 평화 프레임에 갇혀 있었습니다." 그는 정치인으로서 프레임을 만들겠다고 선전포고했다. 국민이 이루어낸 민주주의적 쾌거에 '갇혀 있었다'는 표현을 했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정치적 소신으로부터 나온 사회통합적 목소리였다. 범국민적 프레임이었다. '갇혀 있었다'고 표현될 수 있을만한 가치와 무게가 아닌 것을 정치인과 그 정당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들이 만드는 프레임이 무엇일지, 그리고 그들의 입장이 어떻게 언론에서 보도될지, 수용자들은 공정성과 공익성에 기반하여 객관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언론의 프레임은 사회적 통념을 올바른 방법으로 조명해야 하며, 민주 사회의 시민은 주체성과 자주성을 지닌 수용자여야 한다. 언론이 주는 정치적 메시지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정치적 소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하고 있는지, 특정 정치집단의 입장에서 편향된 논리를 전하고 있지는 않은지, 정치적 배경지식과 논거를 찾아보고자 노력해야 한다. 편협적 프레임,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프레임을 간파하고 벗어나, 깨 부셔야 할 의무가 시민에게는 있다. 민주주의를 살아가는 주인은 시민이기 때문이다.



Break a wrong frame
글  l  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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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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