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아제로스의 모든 요리사들을 위한 판다렌 추천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공식 요리책

진짜 맛있는 아제로스 요리백과
글 입력 2018.08.2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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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아제로스의 모든 요리사들을 위한
판다렌 추천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공식 요리책
진짜 맛있는 아제로스 요리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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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몇 없는 우리 아버지의 사진이다.
아버지는 볶음 국수를 즐기시곤 했다.


위대한 판다렌 요리사였던 우리 위대한 아버지, 양양은 항상 상기된 얼굴로 국자를 들고 당신의 주방기구를 응시하시곤 했다. 사실 판다렌 특유의 수북한 털들 때문에 그의 얼굴이 인간들처럼 얼굴이 붉어졌는지는 모른다. 아버지가 인간이었다면 그의 얼굴은 늘 술을 잔뜩 들이킨 드워프처럼 붉었을 것이다. 뭐가 되었건, 나는 그가 항상 맛있는 요리를 상상하고 맛볼 생각에 몸이 항상 후끈 후끈 했다는 것을 알고있다. 왜냐면 요리하는 아버지의 거대한 등에 매달리면 그의 뜨거운 온기가 아버지와 닿은 부분에서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요리 생각만해도 몸이 들끓어 오르는 것 같았다. 거친 세상에서 식재료를 구하는 아버지는 위대한 요리사이기전에, 위대한 전사였다. 내가 지금 보다 더 작은 판다렌이었을때, 아버지는 그 퉁퉁한 몸에 온갖 식기를 매달고 고향을 떠났다. 아, 아버지가 도끼나 칼붙이도 국자라고 불렀다는 것을 말해줬던가. 지금 생각해보면 음식에서만큼은 아버지는 나무 밑에서 만두 먹기를 즐기는 판다렌답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아버지가 돌발톱 산맥에서 음식점을 차렸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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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탐식을 이해하는 우리 가족은 아버지의 출가를 막지 않았다. 그덕에 아버지와의 기억은 짧다. 하지만 그 짧은 기억 중에서도 아버지와의 기억에는 늘 맛있는 음식이 함께 했다. 아버지가 끼적끼적 소리를 나는 낚시 양동이를 들고 돌아온 날은 오동통한 잉어탕을 해주셨고, 그리고 동료 농부들과 거대 토깽이들과 싸우고 돌아온날에는, 거친 숨을 내뱉으며 거대작물을 등 허리에 잔뜩 매달고 자랑하셨다. 흐릿한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서 아버지와의 기억은 이상할정도로 뚜렷하다. 아버지가 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만들어준 파티 초콜릿 케이크는 아제로스에서 마지막 숨을 뱉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온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생강과 헤이즐넛 향기가 입안 가득 퍼지고,  두꺼운 초콜릿 시트 사이로 부드러운 휘핑크림이 삐져나왔다. 입안을 가득 채우는 크림은 아주 달지 않아서 부담없이 들어가곤 했다. 케이크 위에 꽂힌 내 생일 초들은 아버지의 통통한 손처럼 거칠고 두껍지만 독특한 향수를 자아냈다. 아버지의 맛과 기억을 내가 잊을 수 있겠는가.

하여튼 나는 우리 아버지의 뜻을 이해했다. 나도 아버지와 같은 길을 가고 싶었다. 여전히 아제로스에는 수많은 음식들이 있다. 그래서 내가 유랑도를 떠났을 때 목표는 '위대한 모험가'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내 목표는 '위대한 요리사'가 되는 것이었다. 나도 양손에 '국자'를 들고 유랑도를 떠났다. 호드니 얼라이언스니, 온갖 이야기가 떠돌았지만 내가 관심있는 것은 요리 뿐이었다. 서두가 길었다. 여기까지면 내가 얼마나 음식을 사랑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되었을 것 같다. 유랑도를 떠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내 요리실력은 꽤 수준급이 되었다. 스톰윈드의 술집에서 '첼시 먼로 카셀'이라는 사랑스러운 여성 노움을 발견한 것이 이 글을 쓰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삐죽 튀어나온 머리카락이 매력적인 그녀는 시도 때도 없이 깔깔거리며 웃었다. 처음 주점에서 만났을 때 그녀의 동글동글한 눈은 농담으로 가득차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금방 빠져들었고, 우리는 아제로스의 조미료와 향신료 이야기로 밤을 새웠다. 요리 연구가 다운 창의력을 가진 그녀는, 그녀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줬다. 보물찾기와 역사, 꿀과 관련된 모든 것을 사랑한다는 그녀가 나와 함께하는 있는 동안 구구절절 사생활을 이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설명보다야 그녀의 레시피가 그녀의 성격을 충분히 잘 드러내고 있었다. 내가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사라져있었다. 그녀가 사라진 자리에는 책이 있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공식 요리책, 진짜 맛있는 아제로스 요리 백과>. 나는 눈이 확 뜨였다. 사실 나로선 뭐가 '워크래프트'고,'공식'인지 모르겠지만,'진짜 맛있는 아제로스 요리백과'라는 말에 나는 허겁지겁 책을 열어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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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대한 레시피를 읽은 소감은, 음, 우선 무지 쉽다는 것이다. 아제로스에서 구하기 어려운 수많은 재료들은 일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음식 재료로 치환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근처 시장에서 '키메로크 찹스테이크'를 만들기 위해 고기를 사야한다. 그리고 대형수레를 끌고 경매장에서 '츄릅아삭 당근'을 구해야 한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가끔은 그렇게 쉽게 재료가 구해지지 않기도 하지 않는가.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키메로크 찹스테이크'를 먹길 바란다! 책은 다른 쉬운 재료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 주변의 향신료, 소금, 후추, 고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 굳이 멀고어의 평원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미지근한 야크 구이'를 만들기 위해 야크를 잡지 않아도 괜찮다. 물론 맛을 살리기 위해 물소고기를 사용하면 재밌고 새로운 시도가 되겠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바삭바삭한 박쥐튀김을 닭고기 튀김으로 치환한 것이 가장 재밌었다. 왜, 박쥐나 개구리가 닭고기 맛이 난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한번쯤 들어보지 않았는가. '요리책'은 기본적으로 실용서기에,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이 복잡해서는 안된다. 그런 점에서 이 요리책은 매우 훌륭하다. 우리의 천사같은 노움은 친절하게 요리의 난이도도 표시해 주었다. 어렵다면 수습 요리사과정부터 밟으면 된다. 앞서 말한 박쥐튀김은 거의 오븐만 있다면 완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약간의 상상력이 있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아제로스의 다양한 요리를 시도할 수 있다. 이국적인 맛과 향을 만들기 위한 특이한 레시피도 요리사를 꿈꾸는 나에게 즐거운 지점 중 하나였다.

아제로스에는 수많은 음모와 갈등이 존재하지만, 요리에는 경계가 없다. 책은 호드와 얼라이언스, 종족을 넘나들며 아제로스의 요리법을 서술하고 있다. 나는 이 지점이 좋았다. 사실 호드고 얼라이언스고, 던전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해먹는 요리 아래에서 날붙이 소리가 나는 것은 포크뿐이지 않는가. 지친 동료들을 위해 레시피는 사이드, 브레드, 수프와 스튜, 메인요리, 디저트, 드링크의 레시피를 제공한다. 노움의 장난스러운 설명은 굳이 요리를 하지 않아도 즐거운 기분을 들게 한다. 아, 쓰다보니 내 오동통한 코가 벌렁거린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내가 만든 음식을 눈앞에 보여주고 싶었는데, 고기만두를 만들기 위해 점찍어둔 곳에서 성가신 돌엄니 멧돼지 떼를 만났다. 지금도 바쁜 와중에 일지를 쓰고 있으니, 그러지 못한 점을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다음에는 실제로 만들어서 아제로스의 많은 요리사들에게 요리를 자랑하고 싶다. 사실 여러분도 우리 종족이 여유롭고 느긋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사실 요리는 느긋하게 기다리지 않으면 맛있게 익지 않는 법이다. 여기까지는 사족이었다. 아제로스의 모든 요리사들은 꼭 이 책을 읽길 바란다. 장난스러움과 센스가 넘치는 훌륭한 요리책이다. 그러지 않으면 게으른 판다렌인 내가 구구절절 여기까지 글을 쓰는 의미가 없지 않은가.

하룻밤의 만남이었지만, 첼시 먼로 카셀에게 큰 감사를 표하고 싶다. 그녀는,(최소한 나같은 허접한 요리사에게는) 정말 아제로스의 영웅이다. 그녀의 작은 발이 내딛는 발걸음에 모든 먹거리의 축복이 깃들길. 그럼 나는 멧돼지 고기를 해체하러 가야해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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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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