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웹 콘텐츠, OSMU의 중심에 서다 [문화전반]

글 입력 2018.08.2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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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콘텐츠 osmu'의 시대이다. 여기서 osmu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줄임말로, 1차로 제작된 콘텐츠를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다른 장르로 확장, 재생산하여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것을 말한다. 이미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콘텐츠 유통의 주요 전략으로 osmu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해리포터'와 '월트디즈니', 그리고 '헬로키티'등이다. 우리나라 역시 2000년대 들어 이런 시도는 있었지만 한 장르에서만 시도되고,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처럼 멀티 장르화에서 한참 뒤쳐졌던 국내 시장의 분위기가 바뀐 것은 바로 '웹 콘텐츠'의 발달 때문이다.



웹툰 원작 드라마의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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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하거나 방영중인 웹툰 원작 드라마는 < 김비서가 왜 그럴까 >와 < 당신의 하우스 헬퍼 >,그리고 <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 등이 있으나 웹툰 원작 드라마의 인기는 최근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미 < 미생 >과 웹툰 '한번 더 해요'를 리메이크한 < 고백부부> 등이 웹툰 독자뿐만 아니라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의 기대를 만족시키며 인기를 얻었다.

이처럼 드라마 산업에서 웹툰이 중요한 자원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드라마 제작사들이 웹툰이라는 콘텐츠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신선한 소재'와 '강렬한 캐릭터'이다. 특히 공중파 드라마들은 신선한 스토리의 부재로 최근까지도 한 자릿수 시청률을 면할 수 없었는데, 웹툰의 경우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 더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으므로 웹툰의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웹툰은 이미 온라인 독자들에게 작품성이 검증된 콘텐츠이기 때문에 2차 가공을 할 경우 제작 시간과 비용에 있어 효율적이며, 원작의 두터운 팬층으로 드라마 흥행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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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작사들은 시청자 뿐만 아니라 원작의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독자들의 유입을 이끄는 그들의 마케팅 전략 첫 번째는 '웹툰 캐릭터와 배우의 높은 싱크로율'이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의 경우 원작 웹툰과 90% 이상의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캐스팅으로 제작 초반부터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웹툰 원작 드라마가 제작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사람들은 가상 캐스팅을 만들어 올리기도 하며, 드라마의 주연배우가 원작 캐릭터 이미지와 맞지 않을 경우 질타를 받기도 한다. 드라마를 통해 1차로 접하는 시청자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이 원작의 팬들이 2차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 시청자인 그들에게는 캐릭터와 배우의 이미지가 얼마나 잘 맞느냐가 드라마의 몰입도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드라마 각색 과정에서 기존의 스토리를 재해석하거나 원작에 없던 캐릭터를 추가하는 등 '원작에서 볼 수 없던 색다른 요소를 추가'하는 것이다. 높은 싱크로율로도 화제가 됐던 <김비서가 왜그럴까>는 원작엔 없던 봉과장 (황보라)이 등장해 없어선 안될 주요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고, 제작 당시 캐스팅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당신의 하우스 헬퍼>는 단편적인 에피소드를 넘어서서 등장인물의 관계와 감정들을 좀 더 깊이 있게 조명하여 원작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극장가를 들썩이게 한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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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뿐만 아니라 극장가에서도 수많은 작품들이 영화화되었지만, 초기에는 인터넷만큼 극장가를 달구진 못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고 해서 100% 흥행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웹툰 원작 영화의 경우 관객의 호불호가 심했고, 심지어는 '웹툰 원작 영화는 모두 망한다'라는 징크스까지 있을 정도였다.

실제로 스타작가 강풀의 인기 시리즈를 영화화한 < 아파트 > 부터 패딩 유행을 일으켰던 웹툰 패션왕을 리메이크한 영화 < 패션왕 >,그리고 드라마로도 방영된 적이 있는 < 치즈인더트랩 >까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이처럼 웹툰 원작 영화의 성적이 부진했던 이유는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을 굳이 영화로 봐야 할 필요성을 제시해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작을 거의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 놓았을뿐더러, 영화의 경우 수십 회에 걸친 원작을 2시간여 분량의 영상으로 압축해야 하므로 어쩔 수 없이 생략되는 부분이 많아 개연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또한 웹툰처럼 장면과 장면 사이를 공백으로 채워 긴장감을 조절하는 것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흥행 실패의 결정적 이유는 관객들이 이미 원작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관객을 몰입시킬 수 있을 수 있을만한 새로운 각색과 연출에 있어 시도를 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공통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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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이끼 > 프로모션
 

그런데, 이러한 '흥행 실패'의 징크스를 깨고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이 있다. 바로 영화 < 이끼 >,< 은밀하게 위대하게 >, < 내부자들 >이 그 주인공들이다. 특히 < 이끼 >는 초반에 이미지에 맞지 않는 캐스팅과 원작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원작의 총 80화 분량 중 10화만 그대로 살리고, 전개 방식부터 결말까지 모두 바꾸었는데 이것은 향후 영화라는 플랫폼에 맞춰 변화시킨 영리한 선택임을 알게 된다. 강우석 감독은 웹툰 후반에 나오는 내용을 전반부에 배치시키고, 주변인물의 분량을 덜어냈으며, 결말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캐릭터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이로써 영화 < 이끼 >는 강우석의 '이끼'로 재탄생한다. 웹툰과 달리 영화를 봐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 은밀하게 위대하게 >는 개봉 당시 원작을 거의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 개연성의 부족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며, 원작에서의 중요한 장면들을 생략하여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영화 < 은밀하게 위대하게 > 는 주연배우 김수현의 막강한 티켓파워와 전반부의 코미디와 후반부의 비극이 관객의 웃음과 눈물을 모두 사로잡아 흥행 영화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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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자들 > 역시 주연배우의 캐스팅 논란으로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표했는데, 개봉하자마자 보란 듯이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 내부자들 > 흥행의 가장 큰 이유는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정치, 언론의 검은 그림자를 더없이 선정적으로, 그리고 자극적으로 묘사해냈기 때문이다. 또한 원작에는 없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시도와 함께  웹툰 속 관념적이고 문학적인 어휘를 영화라는 틀에 맞게 좀 더 감각 있는 문체로 바꾸었다. 이후 < 내부자들 >은 삭제된 장면들을 추가하여 개봉한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역시 흥행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형 블록버스터, 신과함께

지난 해 12월 개봉한 '신과함께-죄와 벌'과 올해 8월 개봉한 '신과함께-인과 연'이 각각 관객수 1440만명,1140명으로 한국영화 역대 흥행 2위와 11위를 기록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 신과함께 > 역시 예고편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좋지 않은 CG기술로 인해 관객들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우리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지옥세계를 다룬 원작이 웹툰인 만큼 CG의 완성도는 < 신과함께 >가 풀어야 할 숙제였다.

관객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신과함께-죄와 벌'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3


1.화려한 C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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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본편에서 예고편 공개 당시 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먼저 화제가 된 저승차사인 강림과 '원기'의 도심 추격신은 그간 한국 영화에선 볼 수 없었던 스케일과 CG로 박진감을 더했다. 또한 지은 죄에 따라 재판하는 7개 지옥의 특징은 뚜렷했으며, 처참하고도 생경하고, 신비한 지옥의 모습은 화려한 CG가 더해져 더욱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저승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장면에 그래픽과 CG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2.배우들의 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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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죄와 벌 에서는 강림과 해원맥의 이색 케미가 돋보인다.

“걱정 마요, 대장. 여긴 내가 있잖아”라며 자신을 믿으라고 하는 해원맥에게 "넌 아무 생각 하지 마"라고 타이르는 강림의 모습은 웃음을 유발한다. 스피드한 전개를 따라가느라 긴장감을 놓을 수 없던 관객들은 영화의 중간중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해원맥의 모습과 옆에서 이를 제지하는 강림과 덕춘의 모습에 웃으며 한숨 돌릴 것이다. 비록 웹툰 속 '진기한'은 등장하지 않지만 하정우는 자신만의 '강림'을 연기했고, 주지훈 역시 원작과는 다른 매력의 '해원맥'을 연기하여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3.눈물과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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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해야만 환생을 할 수 있고, 그 직전에 단 한 번 현몽으로 원하는 사람의 꿈에 나타날 수 있다. 현몽으로나마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만나고 싶었던 ‘자홍’은 마지막 재판장인 천륜 지옥에서 미처 몰랐던 어머니의 상처와 마주하게 된다.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으로 무너져내리는 '자홍'과 '수홍'의 눈물은 가히 '신과함께-죄와 벌'의 명장면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사람에게 '가족애'와 '모성애'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정서이기 때문에 이러한 장면들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감동을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한편에서는 < 신과함께 > 영화가 화려한 CG와 블록버스터 급 액션 등 시각적인 요소에 신경 쓰느라 이야기의 구성과 캐릭터들의 삶의 모습을 잘 녹여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앞에서 말했듯이 < 신과함께 >는 판타지라는 장르적 특성 때문에 CG의 완성도가 매우 중요한데, 제작비를 300억 가까이 썼을 정도로 시각적인 요소에 신경을 썼다는 것과 1,2편을 한 번에 제작해야 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뒤이어 나오게 될 속편에서는 좀 더 작품성을 중시했으면 하는 모순적인 마음이 비집고 나온다.



글을 마치며

요즘은 방송국에서 작가가 쓴 작품을 PD에게 가져오면 PD가 "뭐 재밌는 웹툰 없어?"라고 한단다. 그만큼 웹툰이 하나의 콘텐츠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영화계에도 새로운 이슈가 하나 생겼다. 바로 네이버 웹툰이 원작 웹툰과 영화제작을 연결하는 제작사 '스튜디오N'을 설립했다는 것. 필자는 OSMU가 더 활발히 이루어지면 제작사 뿐만 아니라 원작자들도 이윤을 얻을 수 있으므로 이는 콘텐츠 선순환을 이끌 수 있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가지 소스로 여러 가지 사업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윤을 얻을 수 있는 한계성이 없는 사업이지 않을까.

다음 글에서는 공연가에서 찾아볼 수 있는 OSMU 사례에 대해 써볼 생각이다.




[홍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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