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트리오 제이드와 함께한 베토벤의 시간

글 입력 2018.08.2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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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시간 '17'20
트리오 제이드


베토벤의 곡들은 나에게 그저 흐르는 멜로디를 음미하며 감상하기 보다는 좀더 생각하게 만드는 음악이다. 특히 이 피아노 트리오라는 편성을 구성하는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서로 다른 성격과 소리를 가진 세 악기가 한 층씩 겹겹이 쌓이기도 하고 함께 달리기도 하며 긴장과 이완을 만들어내는 순간순간의 아이디어가 감탄스럽기만 하다.

지난 8월 16일, 금호아트홀에서 트리오 제이드의 연주로 듣게된 베토벤도 역시나 그러하였다. 베토벤의 진지함과 철저함이 묻어나는 곡들 사이에서 피아노 삼중주 1번 4악장에서는 베토벤의 유머러스한 면을 볼 수 있어 좋았고, 마지막 곡이었던 피아노 삼중주 7번 <대공>의 1악장 주제가 흘러나올때는 특히나 감동이 밀려들었다. 특징적이고 단편적인 주제들의 음악을 들으며 다소 긴장된 상태로 연주를 감상하다가 피아노로 시작되는 <대공>의 긴 호흡을 가진 주제선율이 등장할 때 비로소 안도감을 느낀 순간이었다. 뒤이어 현악기에서 그 주제를 받으며 진행되었고, 마지막 악장까지 세 연주자의 합이 돋보이며 그 깊이감을 완성하였다.

트리오 제이드와 함께한 베토벤의 시간은 많은 관객들의 박수와 함께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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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전 미리 공지되었던대로 피아니스트 이효주는 아쉽게도 건강상의 문제로 이번 연주에 참여하지 못하였다. 대신 피아니스트 박종해가 그의 빈자리를 채워주었는데, 하나의 무대를 준비하기엔 짧은 시간이었겠지만 아주 훌륭한 연주를 보여주어 특히나 더 큰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실력은 말할 것도 없었고 연주에 몰입하는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연주자마다 각기 다른 개성과 성향을 가지는데 피아니스트 박종해는 확실히 솔리스트의 면모가 드러나는 연주자였다.

각 악장 사이사이나 서로 리듬을 맞추어야 하는 부분에서 연주자들끼리 눈을 마주치며 같이 호흡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함께 그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트리오 제이드라는 이름으로 한 무대에 서서 그 눈맞춤만으로도 외롭고 떨리는 무대에서 서로 큰 의지가 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요즘은 외부 소음을 차단시켜 더 좋은 음질로 녹음된 음원을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지만, 이러한 점들이 연주회를 직접 보러가야만 느낄수 있는, 음악 외적인 또다른 감동이 아닌가 싶다.



트리오 제이드

트리오 제이드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 첼리스트 이정란, 피아니스트 이효주로 구성된 피아노 트리오 팀으로 2006년 프랑스 파리국립고등음악원(CNSM) 재학 중 결성되었다. 이들은 실내악팀으로서 보자르 트리오의 창단 멤버인 버나드 그린 하우스, 알반 베르크 콰르텟의 리더인 귄터 피흘러, 바이올리스트 장자크 캉토로프와 피아니스트 자크 루비에 등 이 시대 최고의 거장들의 가르침을 받았으며, 세계적인 실내악 연주자로 정평이 나있는 이타마르 골란을 사사하며 실내악 전문사과정을 최우수 졸업했다. 제9회 프란츠 슈베르트 & 현대음악 국제 콩쿠르 피아노 트리오 부문 한국인팀 최초 1위 없는 3위, 제8회 트론헤임 국제 실내악 콩쿠르 3위, 제2회 아트실비아 실내악 오디션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트리오 제이드는 북미 순회 연주, 핀란드 대사관 초청 연주, 프랑스 순회 연주 등 유럽에서의 활동을 비롯하여 싱가포르 대사관 초청음악회, 야마하 초청 음악회, 예술의전당 실내악축제, 교향악축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백양아트홀 개관 페스티벌, 부산 영화의전당 실내악 페스티벌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있다. 2013년 KBS 클래식FM이 주관하는 '한국의 음악가' 시리즈의 일환으로 음반을 발매했으며 2016년 4월 23일 결성 10주년 기념 연주로 슈베르트 피아노 삼중주 전곡 연주 '셋을 위한 슈베르트'를 평단의 호평 속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올해 5월에는 프랑스에서 페이 드 라 루아르 국립 오케스트라와 베토벤 삼중 협주곡 협연 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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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나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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