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책을 읽다가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벽에 걸린 시계 속 시침은
저녁을 지나 밤으로 가는 중입니다.
지금 나는 열 명이 함께 앉아 있어도
넉넉하고도 남을 만큼 넓은 방에
혼자 있습니다.

방은 내가 고함을 지르지 않으면 조용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조용합니다.
매우.
조용하다면 조용한 건데
엄청 조용하다는 건 어떤 말일까요.
조용한 것보다 더 조용한 것이 있을까요.
이 조용함을 깨어볼까 했습니다.
노래를 틀어볼까 생각했습니다.
티브이를 틀어볼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벽에 걸린 시계 속 초침이
틱.... 틱....
가는 소리를 못 듣게 되는 것은 싫었나 봅니다.
그냥 두었습니다.

새삼 혼자 있는 것이 이런 거구나 싶습니다.
세상이 멸망하고 혼자 남은 듯한 적막함 속에
이렇게
글을 적다 보니
지금 이런 시간도 꽤 좋구나 싶습니다.
가끔은.
혼자 있습니다.
18.7.15. 케동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