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뇌리에 착 달라붙는 메시지의 힘, 스틱! [도서]

글 입력 2018.07.08 12:2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1318FD1D4BBE693E48.jpg
 

경영학과에서 마케팅 수업을 들으면 가끔 너무 이론적으로만 접근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소비자를 파악하고, 시장을 파악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라!"라고는 하는데... 예시를 들어도 각 예시들이 개별적 성공사례로만 다가오고... 어차피 시험만 잠깐 보면 다 잊혀질 내용들이 태반이다. 이렇듯 학교에서는 '실용적인 마케팅 성공 법칙'같은 실무에서 필요한 것은 가르쳐주지 않고 이론과 부적절한 예시만 남발하다 한 학기가 끝나고 만다.

그러다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스틱!'이다. '스틱!'이란 평생 기억에 남는 말, 사지 않고는 못 견디게 만드는 광고, 마음을 사로잡는 이미지 등 어떤 메시지가 사람의 뇌리에 딱 꽂히는 현상'을 말한다. 일상에서 하나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의 '선풍기 괴담'가 가장 알맞겠다. '한 여름에 문을 닫고 선풍기를 틀고 자면 질식사한다.'는 괴담을 한국 사람이면 모두 들어봤을 것이다. 실제로 이 괴담은 한국에만 있는 것으로 거짓으로 밝혀진 지 꽤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 어떻게 이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사람들의 머리에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게 된 걸까? 그 해답을 체계적이고 재밌게 알려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스티커 메시지 창조의 6가지 법칙


'스틱!'은 머릿속에 달라붙는 스티커 메시지 창조의 법칙으로 6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단순성이다. 단순하다는 것은 쉽고 간단하다는 것인데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핵심'이다. 내가 전하고 싶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가지의 메시지만 간결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선풍기 괴담은 '문을 닫고 선풍기를 틀고 자면 질식사 한다.'라는 간결한 문장에 핵심인 '문 닫고 자기'와 '선풍기'만이 결합되어 있어 단순성이 적용된다.

두 번째는 의외성이다. 이는 우리의 상식을 깨트리는 놀라움과 흥미뿐 아니라, 그 후 예측 가능한 영역으로 다시 돌아와 완전히 뇌리에 자리잡는 것까지 포함한다. 선풍기 괴담은 '고작 선풍기로 사람이 죽을 수 있다고?'라는 놀라움과 '밀폐된 공간에서 질식사가 일어나기 쉽다.'는 예측 가능한 영역을 동시에 건들인다.

세 번째는 구체성이다. 사람들은 해당 분야에 전문가일수록 그것을 보다 추상적으로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 분야를 잘 모르는 다른 사람들도 이해시키려면 구체적으로 예를 들거나 직접 눈으로 보여줄 수 있는 등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 선풍기는 그냥 틀면 그냥 죽는 것이 아니다. 수면 중이어야 하고 밀폐된 공간이어야만 한다. 대상이나 현상의 범위를 한정하는 것 역시 구체성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선풍기 괴담은 구체성 또한 갖추고 있다고 봐야 한다.

네 번째는 신뢰성이다. 한 분야의 권위를 갖춘 사람의 말은 꽤나 신뢰감을 준다. 그러나 그냥 일반 사람들처럼 반권위적인 사람 역시 청중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그것이 구체적이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이 겪어 나도 그럴 수 있다는 느낌을 줄 때 말이다. 실제로 한 사람이 선풍기를 틀고 자 죽었다는 기사가 있었다. 원인이 선풍기가 아니었음에도 사람들은 나도 겪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그 이야기를 믿었다.

다섯 번째는 감성이다.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메시지가 그들이 각별하게 여기는 것과 관련 있다면 그들은 그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선풍기는 목숨과 관련 있는 이야기다. 따라서 사람들은 공포감을 느끼면서 선풍기 괴담을 믿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 법칙은 스토리다. 메시지를 보다 일상적이고 삶에 가까운 것으로 느끼게끔 해서 청자 스스로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훨씬 기억에 오래 남는다. 앞서 이야기한 요소가 적절하게 섞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스토리인데 선풍기 괴담 역시 실제로 누군가 선풍기 때문에 죽었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서 더 강력한 스티커 메시지가 될 수 있었다.



'지식의 저주'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말이 있다. "'지식의 저주'에서 벗어나라!" 스탠퍼드 대학에서 연구한 놀이가 하나 있다. '두드리는 사람'과 '듣는 사람'으로 나눠서 두드리는 사람은 국가나 유명한 노래를 골라 그 리듬에 맞춰 손가락을 두드리고 듣는 사람은 그 노래가 무엇인지 맞춰야 하는 놀이다. 이 연구의 놀라운 점은 두드리는 사람은 듣는 사람이 50% 정도 정답을 맞힐 것이라고 예상한 반면, 실제로 듣는 사람은 고작 2.5% 정도의 정답률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는 두드리는 사람은 머릿속에서 노래가 울리고 있기 때문에 듣는 사람 역시 그 노래가 들린다고 착각해서 생긴 결과다. 나만 알고 타인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행동하는 순간 '지식의 저주'가 시작된다. 실제로 어떤 주제에 대해 발표를 하면 나는 그것을 준비하느라 많은 것을 알게되어 전부 다 쏟아내고자 하지만, 너무 전문성에만 치중한 나머지 듣는 사람을 배려하지 못했단 생각이 들었다. 듣는 상대방은 그 내용을 처음 보는 것이기에 '그래서 뭐에 대한 얘기지?'라고 속으로 반문했을 걸 생각하니 이제는 좀 달라져야겠다.

나의 지식을 '나도 알고 너도 아는' 메시지로 치환할 것. 이를 위해 위의 6가지 스티커 메시지 창조의 법칙을 이용할 것. 대규모 기업 마케팅부터 사소한 의견 전달까지 폭넓게 쓰일 수 있는 스티커 메시지의 활용은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쏠쏠한 도움이 될 것이다.



송지혜.jpg
 

[송지혜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