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마르크 샤갈 특별전 - 영혼의 정원 展

_ 꽤나 분주했던 전시
글 입력 2018.06.08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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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 특별전
영혼의 정원 展

_ 그들의 이야기를 받아적기에 꽤나 분주했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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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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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


전시의 초입 샤갈을 소개하는 짧은 글귀를 꼼꼼히 읽었다.


“그림과 글로 서정적이고 자유로운 환상의 세계를 만드는 데 일상을 바친 마르크 샤갈” 


글과 그림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누군가 나의 생애를 요약할 때, 그림과 글로 서정을 바라고, 자유와 환상을 향한 일상을 영유하였다고, 해준다면. 샤갈, 그의 삶을 가득 채운 그림과 글을, 깊숙이 전시실 안으로 들어서는 몇 걸음만으로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러워, 전시의 초입을 영 벗어나질 못했다.

‘그의 작품 속은 마치 새처럼 날아오르고 썰매는 구름 위를 부유하며 바이올린 연주자의 선율은 지붕에 메아리친다. (중략) 수탉은 말처럼 타고 다닐 수 있고 당나귀는 테이블 위에서 휴식을 취하며 연인은 형형색색의 꽃다발 아래에서 달콤하게 서로를 보듬는다.’ 샤갈 두 글자를 떠올릴 때 곧 이어 함께 떠오르는 형형색색의 환상의 세계, 이곳과 저곳의 경계 위를 태연하게 오가는 어떤 이들, 포근하고 달콤한 연인과, 그 모든 것에 대한 아름다움. 마음 속 어딘가에 이미 그런 형상으로 기억되어왔던 그와 그의 작품에 대한 환상을 다시 꺼내보며 천천히 발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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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을 형형색색의 작품들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다. 그의 이름, 샤갈 그 두 글자가 가진 어떤 환상과 몽롱함이 현현한 색채들로 치환되어 설명되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무엇보다 즐겨 작업했던 판화들을 볼 수 있다. 수많은 판화들을 보는 일은, 여전히 그가 가진 자유로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지만, ‘색’보다는 다른 요소들에 보다 주력해서 조금은 이색적인 감각을 감상을 할 수 있었다. 가령 세상이 가진 고유한 부피나 덩어리, 질감. 그런 것들에 대해. 우화나 어떤 성질들에 대한 판화들은 하나 같이 그런 이색적인 요소들을 한 데에 섞어 보여줬고, 그런 수 많은 판화들을 하나하나 보는 데에만 해도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지 모르겠다.

전시의 구성은 그의 삶을 간략하게 요약하고, 각 항목을 알차게 구성하는 방식이었다. 꿈, 우화, 종교에 대한 수많은 판화를 감상하고 나면 전쟁과 상실로 얼룩진 그의 삶의 조각을 꺼내 보고, 다시 걸음을 옮겨 그의 사랑과 시의 세계에 초대될 수 있다. 그가 겪었던 모든 것들, 가령 탄생, 죽음, 결혼, 꽃, 동물, 새, 불쌍한 노동자, 부모님, 사랑하는 이와 보내는 밤, 성서 속의 예언자, 길거리, 집, 사원 그리고 천국. 그런 것들에 대한 단편들은 전시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사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지점에서 넋을 놓고 길을 잃다가도, 어떤 지점에 이르러는 무엇보다 선명한 세계를 경험하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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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이어서일까.

그의 그림들에는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보라색 수탉 아래에서 너에게 세상 모든 꽃을 주겠다고 호기롭게 외치는 청년의 목소리, 다정한 연인의 이야기가 들렸고, 슬며시 미소 띤 얼굴 앞에 서면 마치 나의 어린 시절과 나의 미래를 모두 알고 있는 이의 섬세한 말들이 떠올랐다. 선명하고 형형한 것들과 은밀하고 조용한 것들. 그런 것들이 이룬 환상의 세계와 결코 허무하지 않은 일상의 이야기들.

몇 걸음 옮길 때마다 들려오는 이야기들을 받아 적고 기록하는 일로 꽤나 분주했던 전시였다.


*


<전시 정보>

 
일자 : 2018.04.28(토) ~ 08.18(토)
 
휴관일
매월 넷째 주 월요일
05.28 / 06.25 / 07.23
 
시간
11:00 ~ 20:00
(입장마감 : 전시마감 1시간 이전)
 
장소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
(르 메르디앙 서울 1층)
 
티켓가격
성인(만 19세 이상) 13,000원
학생(중/고/대학생) 10,000원
어린이(만 3세-12세) 8,000원
 
주최
M컨템포러리, 한겨레신문사
 
주관
M컨템포러리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

 지정된 몇 구역을 제외하고 사진촬영이 불가합니다.
위의 그림은 모두 전시에서 직접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양나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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