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밀레니얼을 사로잡는 B급 감성 < 유병재: 블랙코미디 > [공연예술]

글 입력 2018.04.2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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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친구의 권유로 영상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릭스를 한 달 무료 서비스를 체험했다. 사실 서울로 올라가는 두 시간 남짓의 시간동안 너무 지루해서 가입한 것이었는데, 넷*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비롯해서 다양한 콘텐츠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렇다고 또 두 시간짜리 영화나, 호흡이 길어지는 드라마를 보기는 싫었다. 간단하게 한 시간 이내로, 생각 없이 볼만한 것들을 찾던 중 들어왔던 것이 바로 <유병재: 블랙코미디> 이었다. ‘어, 딱 가볍게 보기 좋은 콘텐츠네’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재생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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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탠드업 코미디 쇼는 해외 영상으로 많이 접해보았다. 한 사람이 나와서 혼자 말을 하고, 관객들과 호흡하고, 반응을 유도하고. 오롯이 혼자 모든 것을 이끌어 나가기 때문에 일본식 만담이랑은 다르다. 한국은 이미 토크쇼나 여럿이 나와 코너를 짜서 하는 개그 프로그램이 우세이기 때문에, 혼자서 공연을 이끌어 가는 이런 종류의 코미디 쇼는 흔치 않다. 그런 쇼를 천재라고 불리는 유병재가 한다니, 상당한 기대를 갖고 시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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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유병재였다. 첫 순서부터 블랙코미디라고 명시한 유병재는 후반부로 갈수록 쉬지 않고 블랙 코미디를 쏟아낸다. 성희롱에 관한 문제, 욕을 하는 악플러들, 꼰대를 향한 맹비난 등 나열하면 무시무시한 이 주제들은 그는 숨 쉬듯 가볍게 풀어낸다. 불편한 문제들을 가볍게 즐길 수 있게 만든다. 결코 이것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얼굴을 찌푸린 채 이것이 옳다, 저것이 옳다 논쟁하는 것이 아니라, 통쾌한 기분을 맛보게 해준다. 요즘의 개그프로그램처럼 억지웃음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사회적 약자를 놀림감으로 만드는 것도 아니고, 본인을 희화화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외모를 무시하고 놀리는 형태의 개그도 아니다. 정말 가볍게 즐기고 호탕하게 웃고 마지막엔 통쾌함을 느끼게 해준다. ‘어 딱 가볍게 보기 좋은 콘텐츠네’라는 생각은 쇼를 다 보고 나서도 바뀌지 않았다. 다만, 다 보고 난 후에 유병재의 팬이 되어버렸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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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감정을 느낀 사람이 많지 않은지, 인기에 힘입어 또 다른 스탠드업 코미디 쇼 < b의 농담 >을 공연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맞춰 각종 굿즈도 함께 출시 중인데, 그 인기도 상당하다. 소위 말하는 ‘병맛’같은 매력이 대중의 관심을 빨아들이고 있다. 그가 이렇게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b의 농담 > 속 B는 블랙코미디의 B이기도 하지만 B급의 B이기도 하다. 본인 스스로 자신이 B급임을 인정한 것이다.

여기서 잠시 요즘 밀레니얼 세대들의 코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 80년대~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들은 어느 순간 ‘병맛’이라고 부르는 B급 감성을 문화 전반에 전파시키기 시작했다 B급 감성의 콘텐츠는 장르를 불문하고 퍼져있다. <무한도전>에서 비롯된 B급 감성의 예능들, 그리고 영화 <킹스맨>등. 어느 순간부터 B급 감성의 콘텐츠들이 각광받기 시작했고,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 놓인 것이 유병재의 개그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주류는 아니지만, 그만의 매력과 개구진 B급 감성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쥐락펴락하는 유병재.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사진출처
넷플릭스 <유병재: 블랙코미디> 포스터
YG studio comedy 유뷰브

 
[김미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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