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집시들의 봄_ 집시의 테이블 두 번째 관람한 이야기

글 입력 2018.04.09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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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날씨가 선선해질 때 쯤 엄마와 함께 보러 간 ‘집시의 테이블’ 공연은 말 그대로 가을 여행 그 자체였다. 음악으로만 유럽을 느낄 수 있었고 다채로운 공연을 통해 힐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올봄, 집시들이 또 놀러왔다. 이제 무엇인가를 막 시작할, 산뜻한 출발을 할 봄인데도 몸이 무겁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이미 봤지만 또 보러가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1930년대 파리로 떠나서 다시 파리로 돌아오는 집시들의 여정은 하림의 말에 의하면 그저 인앤 아웃 도시가 파리라서 그렇다고 한다. 저번에도 그렇게 하하하 웃어넘겼는데 이번에도 똑같이 웃음이 새어나왔다. 다시 찾은 파리는 여전히 정겨웠다. 뮤지션들은 그때와 같이 즐겁게 연주를 했고 똑같은 대사, 똑같은 레퍼토리라도 함께 웃으며 반응해주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연주,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계속되었다. 저번에 한 번 봐서 그런지 이번에는 음악에 조금 더 집중하게 되었는데 설명을 들어보니 초반에 들려주는 곡들은 1930년대에 유행했던 ‘집시 재즈’였다.


*집시 재즈란?
1930년대에 유행한 집시의 전통 음악과 스윙 재즈를 합친 음악이다. 프랑스로부터 시작되었으며 ‘집시 스윙’, ‘재즈 마누슈’, ‘마누슈 재즈’라고도 불린다.
(출처: 위키피디아)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같이 공연을 보러 간 동생이 재즈풍이 들린다라고 했었는데 처음에는 인지하지 못하다가 들어보니 유럽의 특유의 분위기와 재즈 박자, 멜로디가 함께 섞여서 들려왔다.

프랑스의 흥겨웠던 ‘집시 재즈’를 지나 아름다운 그리스로 넘어왔다. 이날도 어김없이 가수 호란이 뉴욕의 자유여신상을 보고 만들었다는 붉은색 의상을 입고 그리스 여신으로 등장했다. 그리스에서는 음악이 신나면 ‘오빠’라고 부른다는데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분위기를 띄우기엔 좋은 추임새임은 틀림없다. 다 같이 ‘오빠’라고 부르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어 갔고 생각보다 빨리 호란의 파트가 끝나서 아쉬웠던 그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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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아일랜드 음악으로 넘어와서 아일랜드 피리 멜로디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이리쉬 춤을 추는 댄서가 열심히 다리를 움직이며 무대에 등장했고 이날도 관객 한 분을 무대로 올려 함께 춤을 배웠다. 다시 파리로 돌아와서 집시여인에게 마음을 뺏긴 여행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아름다운 파리의 한 장면에는 스윙댄스도 있었고 신나는 음악연주도 있었다.

그러나 여행이 항상 지속될 수는 없는 법. 꿈같았던 시간들이 다 지나고 어느덧 피곤한 상태의 여행자가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엄마의 된장찌개가 그리웠던 여행자이지만 아마 집시들과 함께 떠난 음악여행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추억들을 잊지는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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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여행자가 우리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일상에서는 지치고 힘들더라도 여행을 가면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찾기 마련이다. 마치 가면을 쓴 것처럼 그전의 나의 모습은 잠시 잊고, 그동안 내가 고민하던 것들을 모두 내려놓고 온전히 나 자신으로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것이다. ‘의무를 버리고 의미를 찾아 떠나는’ 음악여행을 기획한 것이 바로 이러한 의도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보았다. 언제나 봐도 좋은 그런 공연은 참 만나기 어려운데도 이번 공연 역시 만족스러웠다.

공연을 보기 전 나는 저번 공연과 다른 점이 무엇일까 라고 생각하기에 급급했지만 막상 공연을 보니 그저 즐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전보다 더 작은 대학로 소극장이어서 뮤지션들과 더 가까워진 느낌이랄까. 그들의 표정변화와 리액션이 바로바로 다가와서 더 특별했던 공연이었다. 이 공연은 무려 8년째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더 이 공연에 애정이 간다.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꾸준히 여행의 즐거움을 선사해주었으면 좋겠다.


[김민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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