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문학작품을 통해 살펴 본 '사랑의 힘' [도서]

유치진의 '춘향전', 윌리엄 셰익스티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사라 케인의 '갈망'이 들려주는 '사랑'이야기
글 입력 2018.04.0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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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진의 『춘향전』,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사라 케인의 『갈망』은 모두 각기 다른 문화를 지닌 나라에서 각기 다른 시기에 탄생된 작품들이다. 세 작품은 모두 각기 다른 시공간적 배경에서 지어졌지만, 모두 ‘사랑’이라는 큰 주제를 관통하고 있다. 오늘은 이 세 작품이 들려주는 사랑이야기를 통해, '사랑의 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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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_유치진의 『춘향전』
오른쪽_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춘향전』『로미오와 줄리엣』이 지어진 시기의 사회는 ‘전환기적인 사회’였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 두 작품이 각각 완성된 ‘19세기 중반의 조선사회’와 ‘16세기 말의 영국사회’는 모두 중세 봉건적인 사회에서 근대 자본주의의 시기로 넘어가는 ‘전환기적 사회’였다.

이런 사회적 배경에 따라, 두 작품은 모두 기존의 사회 체제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두 작품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도전의 모습에는 ‘가부장적인 사회’에 대한 도전이 있다. 『춘향전』에서 ‘춘향’은 가부장적인 기존의 사회 체제에 저항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춘향은 자신의 수청을 들라는 변사또의 명령을 끝까지 거부하며 자신의 신념(이는 이몽룡에 대한 사랑과 여성의 정조에 대한 신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을 지킨다. 변사또의 수청 요구에 저항하는 춘향의 모습에는 남성위주의 가부장적인 사회에 대한 저항뿐만 아니라, 신분위주의 사회에 대한 저항 또한 담겨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줄리엣’이 가부장적인 기존의 사회 체제에 저항하는 인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아버지의 주도로 이루어진 패리스 백작과의 혼인에 순응하지 않고 죽음을 택한 줄리엣의 모습은 가부장적 사회 체제에 저항하는 그녀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로미오와 줄리엣』에는 줄리엣 말고도 가부장적인 사회 체제에 억압되지 않는 인물이 있다. 그 인물은 줄리엣의 ‘유모’인데,그녀는 그녀의 남편이 죽어 이 세상에 더 이상 없게 됨으로써 자연스럽게 이런 가부장적 사회 체제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은 다른 문화에서 지어진 것이기 때문에, 각각이 그리는 이야기의 모습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춘향전』에서 두 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한 것이 ‘신분’이고,그 사랑의 결말이 ‘행복한 결말’인 것에 반해,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두 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한 것은 ‘두 집안 사이의 원한’이고,그 사랑의 결말은 ‘비극’이다.『춘향전』에서의 방해물은 어떤 수직적 관계의 것(양반이라는 몽룡의 신분과 기생의 딸이라는 춘향의 신분)이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에서의 방해물은 어떤 수평적인 관계의 것(비슷한 권위를 지닌 몬타규가와 캐퓰릿가 사이의 원한)이다.

이를 보면, 『춘향전』이 집중한 당대의 한국문화에서의 쟁점은 신분 차이로 인해 생기는 수직적인 갈등이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이 집중한 당대의 영국문화에서의 쟁점은 대등한 세력의 귀족 가문들 사이의 세력 다툼인 수평적 갈등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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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케인의 『갈망』)


『갈망』이 쓰여진 1998년이라는 시기는 『춘향전』과『로미오와 줄리엣』이 탄생한 시기와는 매우 다르다. 이 두 작품이 만들어진 시기가 ‘전환기적인 사회’로서 기존의 사회 체제의 문제들(가부장적인 사회, 신분 사회, 귀족간의 세력 다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1998년에 만들어진『갈망』은 근현대에 와서 부각되고 있는 ‘인간의 정신적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이름이 아니라 C, M, B, A라는 알파벳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각각의 등장인물들은 서로 대화를 하고 있다기보다는 각자의 이야기를 내뱉고 있다. 이렇게 알파벳으로 표현된 인물들과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지 않은 형식의 구조는 우리 현대인이 지닌 ‘정신적 문제’를 잘 보여준다. 인물들이 이름이 아닌 알파벳으로 표현된 것은 그들의 정체성에 큰 손상이 온 것을 보여준다. 이름은 한 개인의 정체성 형성의 큰 요소 중 하나이다. 이름으로 개인을 부름으로써, 그리고 이름으로 개인이 부름을 받음으로써, 그 개인은 본인이 본인임을 확인한다. 즉, 이름이 주어짐으로써 그 개인이 다른 사람과 다른 존재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개인이 타인과 다름을 확인시켜 줌으로써 개인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기본적인 요소가 바로 이름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이름을 등장인물에게 부여하지 않은 것은 그들의 정체성에 큰 혼란과 손상이 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인물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지 않은 형식은 사회 속의 개인들 간에 서로 소통이 잘 되지 않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갈망』은 현대 사회의 사람들이 지닌 정신적인 문제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더해, 실제로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각각의 인물들은 각각의 정신적인 상처와 문제를 지니고 있다. 대표적으로 C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가정 폭력에 의해 큰 정신적 상처를 입었다. 그리고 M은 계속 시간이 없다는 말을 반복하는데, 이는 점점 시간이 지나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죽음에 다가가고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이처럼 정신적 상처와 문제를 지닌 각각의 인물들은 ‘사랑에 대한 갈망’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사랑’을 통해 자신들이 지닌 정신적인 상처와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렇게 서로가 ‘사랑을 갈망’하면서 자유와 행복을 느끼며 결말을 맺는다. 결국,사랑에 대한 그들의 갈망이 그들의 정신적 상처와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준 것이다.
              




이 세 작품이 하는 ‘사랑이야기’는 모두 ‘사랑이 지닌 긍정적이고 강력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 『춘향전』에서는 ‘사랑’으로 춘향과 몽룡 사이의 큰 방해물이었던 신분의 차이와 변사또를 물리쳤고,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비록 로미오와 줄리엣은 죽었지만 그들의 ‘사랑’으로 오랫동안 있었던 두 가문 사이의 원한을 없앴고, 또 『갈망』에서는 정신적인 문제를 지닌 사람들이 ‘사랑’을 갈망하는 힘으로 그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이 세 작품이 말해주듯, 우리들의 삶 속에서 사랑이라는 것은 어떤 시련을 이겨내도록 해주는 ‘강력한 힘’이자, 우리에게 가치 있는 결과를 선물해 주는 ‘긍정적인 힘’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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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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