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어쩌면 우리 모두를 위한 책, '카피 공부' [도서]

매일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을 위해 쓰여진 책
글 입력 2018.04.03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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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입체 윌북 카피공부.jpg
 

광고를 잘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코카콜라의 로고와 그 로고가 얼마나 성공적인 마케팅이었는가는 전 세계 누구나 알 것이다. 구불구불한 필기체에 빨간색과 흰색의 조합은 어디서든 눈에 띈다. 이 책의 표지는 코카콜라의 로고를 활용해 책의 제목 ‘Copy-Capsules’(원제목)을 표지에 담아 제일 먼저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표지를 보자마자 이 책이 도서관, 서점에 있다면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내용을 잘 반영한 책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로 인해 한층 더 기대된 마음으로 책을 폈을 땐, 조금 놀랐다. 짧은 문구들로 이루어졌다는 점은 책을 읽기 전에 알았지만 문구들이 등장하기 전, 외과의사였던 저자가 어떻게 카피라이터로 직업을 변경하고 그 자리에서 성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과 성공담, 수상경력 후에 노하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생각했던 양식이 아니라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이내 카피를 전달하기 제일 좋은 방식이라고 여겨졌다. 카피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카피’를 이용하는 것. 어찌 보면 가장 명쾌하고 알아듣기 쉬운 방식일 것이다.
 
책은 세밀한 분류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다. 우선 핼 스태빈스는 서문에서 ‘말’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여기서 그가 사용한 비유가 인상 깊었는데, 그는 외국인 여인을 만난 상황을 가정하며 소통의 단계를 설명한다. 무언가를 전달하려는 행위인 ‘커뮤니케이션’과 이야기를 들어야 할 이유를 말하는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이유를 납득하고, 말하는 발화자까지 받아들이면 ‘설득’에 다다른 것이다. 소비자를 설득시켜 그들의 지갑을 열어야 하는 광고는 가장 고차원적인 소통일 것이다.
 
서문 후엔 광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들을 전달하고 카피에 내용을 담는 법, 카피를 쓰는 법을 다룬다. ‘광고는 짧아도 요점을 담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요점의 근거는 확실해야 한다.’, ‘사용법만 알면 여백도 화살이 될 수 있다’와 같은 문구들로 광고의 가장 기본이라고 볼 수 있는 간결함, 단순함을 강조한다. ‘활자가 너무 크면 읽는데 오래 걸린다. 각 단어에 눈이 머무는 시간이 소리 내서 말하는 시간보다 길어서는 안 된다. 활자란 인쇄된 내 목소리이기 때문이다’처럼 정말 세밀한 부분까지 짚어서 다뤄주기도 한다. 또한 ‘조롱은 대단한 무기지만,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의 구절을 통해서는 카피라이터가 지녀야 할 가치관도 알 수 있었다.
 

카피 공부_이미지3.png
 

그 다음부턴 좀 더 세밀한 기술들이 등장한다. 재미있는 예시들과 날카로운 문구들이 가득했기 때문에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다. 대조를 사용에 한눈에 들어오는 문구들부터, (‘헤드라인(headline)과 죽은 라인(deadline)의 차이는 생명력(life)이다!’), 옥외광고가 자연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지, 광고 포스터의 구성 요건과 같이 현직에서 경험해본 자만이 줄 수 있는 노하우들이 가득하다.
 
다양한 노하우들에 이어서 이 책의 마지막은 가장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조언도 독자들에게 제시해준다. 카피라이터가 가장 잘 소통해야 하는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법부터 고용주나 동업자일 수도 있는 광고 의뢰인과의 관계에서 어떤 태도와 방식을 취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의 위트와 지혜를 다룬 부분에서는 핼 스테빈스가 어떤 시각과 마음가짐으로 광고를 제작했는지도 느껴졌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마치 어떤 전투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병법서를 얻은 것 같이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단순히 카피와 광고를 넘어서 삶에 대한 통찰과 태도도 엿보이는 책이었다. ‘카피공부’는 광고인들뿐만 아니라 ‘매일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소통이 점점 더 대두되는 요즘. 우리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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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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