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도서 큐레이터 기획01 - <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 [문학]

봄을 맞이하는 커플들이 읽어야할 연애지침서
글 입력 2018.03.07 11:2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2.jpg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
장현주
예경
 
 

이야기가 하고 싶어지는 연애
    

 영화 before sunset을 좋아하는 이유는 링클레이터가 보여준 연애가 가장 이상적인 연애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시와 셀린은 처음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하루의 시간을 같이 보내게 되고, 영화는 그들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흥미로운 것은 그들의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계속된다는 것인데 어느 이야기를 하더라도 깊이 있는 이야기를 서로 나눈다. 그때의 줄리 델피를 바라보는 에단 호크의 눈빛을 나는 잊지 못한다. before sunset을 본 이후 나는 에단 호크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내 이상형은 줄리 델피가 되었다.

 영화에 나왔던 것처럼 서로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건 분명히 행복한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때부터였다. 서로에게 풍성한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

 효리네 민박에 나오는 이상순과 이효리 부부는 보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부러움을 샀다. 이효리가 이상순과 드라이브하면서 했던 말. "나는 오빠랑 이야기하고 싶어서 결혼했잖아." 이효리의 마음을 나는 알 수 있었다.



서로 의지하는 연애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배우 윤정희의 이야기다. 백건우는 칠순이 다 되어가는 윤정희에게 "가끔 당신을 보면 고무풍선 같아, 내가 손을 뻗어 현실이라는 땅으로 끌어 내리면 당신은 이내 둥실 떠오르지. 근데 나는 그렇게 살 수 있는 순수한 당신이 좋아. 당신이 부러워." 라고 말했다.

 윤정희는 "나는 마지막까지 자잘하고 세속적인 문제들로 지지고 볶으며 살기보단 이렇게 아이처럼 근사한 꿈을 꾸면서 살다 갈래요. 돈이 얼마나 있는지, 얼마나 더 성공할 수 있는지는 생각하지 않을래요. 그저 더 멋진 영화, 더 아름다운 음악, 더 멋진 인생만 생각하다가 떠날래요." 라고 답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부부인가. 그리고 그것은 환기의 배우자, 향안 또한 마찬가지였다. 향안은 세속적인 문제들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이진 못했지만 그러한 것들은 모두 수화, 즉 환기를 위해서였다.
 
 '자꾸 꿈을 꾸는 남자가 그 꿈을 현실이 되게 하는 아내를 만났다. 남자는 자꾸 큰 세상을 그렸고 아내는 그 큰 세상에 남편을 서게 했다.’


  
우리 이런 연애를 해요.
 
 『우리들의 파리가 생각나요』는 김환기의 화가로서의 생애를 다룬다거나 작품을 분석하여 알려주는 전문적인 서적이 아니다. 사람 냄새 늘씬 나는 김환기와 그가 사랑했던 여인 향안, 둘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책을 읽어 내려가며 책에서 나오는 둘의 이야기에서 나는 향기가 그저 좋았다. 기분 좋게 해주는 그 분위기, 그 포근함, 그 안락함.

​ 이 책은 그림에 대한 이야기이기보다는 연애에 관한 이야기이자 지침서다. 서로에게 뿌리가 되고 좋은 토양이 되어 아름다운 열매로 맺어 나가기를 바라는 그 마음이 사랑이라는 것을 짚어주는.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다짐했다. 풍성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지금 만약 연애한다면, 혹은 지금 썸을 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꼭 이 책을 선물해주기를.  '우리 서로 이런 연애를 해요.' 라고 말할 수 있기를. 다가오는 봄, 당신들만의 파리가 생각나기를.

   
1.jpg
환기와 향안


"더 좋은 반쪽을 만나야겠다는 바람은 더 좋은 반쪽이 되고 싶다는 소망으로 바뀌었습니다. 희망하게 되었어요. 나의 성장이 그의 성장을 이끌고 그의 성장이 또 나를 성장하게 하면서 서로에게 점점 더 잘 맞는 반쪽이 되어가는 일. ​사랑이란 함께 성장하는 일입니다."


 
[신승욱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