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북새통 씨앗이야기

글 입력 2018.02.0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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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씨앗이야기 공연

요즘 공연을 볼 때 장르가 뭐지? 하는 생각이 들만큼 다양한 형태의 융합이 나타난다. 내가 본 씨앗이야기가 바로 그런 형태의 공연이었다. 가야금연주회와 인형극이 숨어있으면서도 독특한 무대효과로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음악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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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이야기 공연은 가야금이라는 전통악기를 가지고 아이들에게 또는 외국인들에게 우리가락의 아름다운 소리와 소소한 사랑이야기를 전달해주는 특징이 있는 것 같다. 가야금이 무대가 되고 가야금을 연주하는 손가락은 줄 타는 처녀와 구멍가게 총각으로 표현된다. 이야기 중에 등장하는 소품들 또한 가야금에 배치하고 있어서 가야금을 무대로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입으로는 다양한 소리를 내며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고 생동감 있는 음이 가야금소리를 표현하며 이야기를 시작해 나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가야금 소리로 음을 연결하여 동요며 팝송 등을 연주하는 것 또한 찾아내는 재미가 있었고 클라이막스에서 연주되는 가야금 연주는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연애이야기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인 것 같다. 서로 직업을 소개하면서 유쾌하게 장난을 치는 장면이나 처녀총각이 만나는 장면은 정말 많은 웃음을 주었고 한국공연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추임새와 장단을 가르쳐주는 장면 또한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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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공연으로 우리가락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는 공연이었고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선율을 함께 공유하며 손뼉박수로 함께 참여할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 우리가락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우리의 소리가 이렇게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지 새삼 아름다운 이야기와 음악 그리고 이야기에 놀라는 순간이었다.

이야기는 음악의 가장 기본이 되는 소리 “나너노너느” 마치 도레미파솔의 한국적인 음계로 시작하며 시작한다. 이야기는 줄을 잘 타는 처녀와 구멍가게 총각의 이야기로 어제 만든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하룻밤 사이에 만든 이야기, 갑자기 찾아온 이야기는 마치 주인공의 실제이야기처럼 생동감있게 느껴지고 처녀는 고무줄, 동아줄, 가야금 줄, 고래힘줄, 외국에서 온 스케줄, 심지어 정신줄까지 못타는 줄이 없다고 이야기 하는 장면에서는 이야기가 얼마나 재미있을지 기대하는 마음을 갖게 하면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혼자서 삼신할미와 줄 타는 처녀 그리고 구멍가게 총각의 목소리를 한꺼번에 소화해 낸다는 것도 놀라웠다. 독특한 특징이 있는 목소리를 모두 내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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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창이라든가 동요 등의 가락이 중간 중간 섞여서 흘러나오고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 있는 것이 또 한 좋은 점이었다.

북새통 대표이며 배우이기도 한 김소리씨의 씨앗이야기 공연은 한국적인 이야기를 바로 가야금이라는 악기에 담아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여러 아이들을 모아두고 주거니 받거니 마치 놀이를 하는 것 같았다.

가야금과 대화를 나누듯이 가야금을 인격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 행위와 수많은 의성어가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숨돌린 틈 없이 사람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작은 음악극이지만 리얼리티가 살아있었다. 씨앗을 먹고 배가 직접 배가 부르는 장면에서 직접 연기자의 배가 불러오르는 것도 신기했고, 삼신할머니가 이야기 하는 장면에서는 머리위에 독특한 모자를 쓰고 허리가 약간 굽고 키가 작은 할머니가 되어 이야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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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이야기가 숨어있는 씨앗이야기는 사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에나 있는 이야기지만 한국적인 가야금을 소재로 우리나라 색채를 담아 우리가락에 맞춰 모두가 참여하는 음악극 형태로 주거니 받거니 박수로 또는 추임새로 함께 하는 것을 유도하며 극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었다.

씨앗이 아이가 되어 나오는 장면에서 추임새가 필요하다는 말에 객석에서는 “잘한다” “얼쑤” “컴온베이비” 등 다양한 추임새가 제안되기도 했다. 마당놀이도 생각나게 하고 고급스러운 가야금연주를 듣는 것 같은 느낌도 있었다. 다양한 소리로 아이들에게 우리음악을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서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어 중간 중간 이어지는 가야금 연주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했다.

‘씨앗을 주면 무얼 할까?’ 어린아이들에게 물어보는 장면 또한 인상적이었다. ‘이 씨앗을 키우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할까?’ 대부분 땅, 물, 햇빛 등을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각시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 사람도 있었다. 새로운 씨앗이야기가 각자 공연을 본 사람들에게 씨앗이 떨어진 것처럼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한국의 땅’을 선물 받고 또 해바라기 씨앗을 소중하게 하나하나 받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씨앗은 식물의 씨앗일수도 있고 우리가락에 대한 사랑의 씨앗이 될 수도 있고, 또한 줄 타는 각시가 먹은 씨앗일 수도 있다. 실제 씨앗을 심고 가꾸면서 우리는 무슨 씨앗이 될까를 생각하게 하는 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작지만 많은 희망을 품은 씨앗이야기가 오랫동안 가슴속에 남아있고 행복한 기억을 하나 선물받은 느낌이었다. 좋은 공연하나가 참 오래도록 뿌듯하게 하고 또 보고 싶은 공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효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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