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녀와 친구들의 작품장(作品欌) [전시]

예르미타시전 리뷰
글 입력 2018.01.30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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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06_예르미타시박물관전 포스터 최종.jpg
 

 그림의 간격이 좁다고 생각들 정도로 상당히 방대했지만 처음으로 다이나믹하다고 느낀 전시였다. 출입구에 위치한 기념품들은 생각보다 아쉬웠지만, 전시 곳곳에는 숨은 재미가 있었다. 당구의 역사가 200년이 훌쩍 넘은 줄 그림을 보고 알았고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그 시대 과일 정물화에 파리가 주인공일 줄은 누가 상상이나 해봤겠나. 전시안내책자는 시대별로 구분해서 따라 그리기,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이 몇 명인지, 작품에 어울리는 음악과 그림 속의 상황이라 상상한 느낌을 써보는 곳이 있다.

 모든 작품에 설명이 있고 그 설명 옆에는 가끔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라면 이 풍경이 어떻게 다를까요?’ 같은 질문으로 관람자의 집중을 계속 끈다. 전시 중간마다 쉬어갈 수 있는 의자, 태블릿 패드를 이용한 박물관 내, 외부의 사진을 음악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박물관과 관련된 원서 책들, 예술가들의 글귀 -한국계 록 뮤지션 ‘빅토르 최’(1962-1990)의 말도 있다!- 이 있는 공간, 마지막엔 비행기 티켓을 활용해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공간까지. 말 그대로 ‘다채’로웠다. 자칫 어렵고 따분하기만 할 수 있는 전시였는데 이런 시도에 오히려 감동받기까지 했다.


13.jpg
 

 이 전시에서 걸리는 것은 오직 약간의 편리하지만은 않은 교통편이다. 하지만 뭐 환승하는 10분정도만 생각을 비우고 발을 움직이면 되니. 그리고 작품 자체의 분위기가 대체로 밝지는 않아서 유쾌한 전시라고 하긴 힘들지만, 마지막 관문인 인상주의 구간에서 클로드 모네의 ‘지베르니의 건초더미’ 작품이 치유해준다. 평범한 농촌의 풍경을 시간과 날씨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보이는 모습을 담아냈는데, 뭔가에 홀린 듯 붓을 타고 묻혀진 물감의 흔적 하나하나를 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평소 인상주의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고 하루의 일출과 일몰을 중요하게 생각했긴 하다. 하지만 검은 배경 속에서 이 세상의 모든 색을 다 흡수해버린 듯 한 작품을 행여 까먹을까 꼼꼼히 보았다. 다 보고 걸음을 옮길 땐 나도 이제 ‘입덕’했다는 것을 생각하며.

*

 누구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나는 옷장과 같은 ‘작품장(作品欌)’이 있기를 열심히 상상한다. 예르미타시 2세처럼 세기의 작품들을 모아 놓을 것이다. 아니면 내가 수집한 것들이 세기의 작품이 되도록 하지 뭐. 그래서 내 업적의 결과물들을 옮겨 놓는 섬에 갤러리 또는, 다른 사람들의 작품들을 모아 박물관을 지어 전시해 놓을 것이다. 뭐 100년 안에는 하지 않겠나. 열심히 벌고 봐서 몇 세기 후에는 예술의 전당에서 내 작품장 전시를 하는 게 소소(小小)한 꿈이다. 지금 예약한다면 특별히 입장료 평생 무료인 혜택을--!





예르미타시박물관展
-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


일자 : 2017.12.19(화) ~ 2018.04.15(일)

*
1월1일, 설날 당일은 휴관

시간
월, 화, 목, 금 : 오전 10시 ~ 오후 6시
수, 토 : 오전 10시 ~ 오후 9시
일 : 오전 10시 ~ 오후 7시
(관람종료시간 30분전까지 입장가능합니다.)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티켓가격
성인(만24세 이상) 6,000원
대학생 및 중고등학생 5,500원
초등학생 5,000원
유아 4,000원
65세 이상 4,000원

주최
국립중앙박물관
예르미타시박물관, KBS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문의
국립박물관문화재단
1688-0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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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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