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수들에게 컨셉이란 무엇일까? [음악]

글 입력 2018.01.23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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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컨셉으로 승승장구 하는 가수가 있는가 하면, 여러 가지의 변화를 주면서 잘 맞는 컨셉을 찾아내는 가수들도 있다. 컨셉 변화는 특히 아이돌들에게 많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종종 일어나곤 한다, 흔히들 ‘파격 변신’이라는 타이틀로 꾸미기도 하고, 이런 컨셉 변화로 단기간 이목이 집중되는 효과들을 노리곤 한다. 그러다 반응이 좋으면, 계속 같은 컨셉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컨셉 변화에는 득이 있을 수도 있고, 실이 있을 수도 있다. 이전까지의 컨셉을 좋아했던 팬들은, 컨셉이 바뀔 경우에 실망할 것이며, 새로운 컨셉이 좋은 팬들은 더 이상의 컨셉 변화 없이 꾸준했으면 할 수도 있다. 이러한 팬들의 입장을 반영하고 의견을 반영해서 컨셉 변화를 주기도 한다. 또 한 편으로는 “이제 질리다.” “맨날 노래가 똑같아”라는 말이 나오는 것에 대비해 컨셉을 바꾸기도 한다. 반면에 질린다는 말이나, 똑같다는 말을 들어도 컨셉 변화를 하지 않는 가수들도 많다. 이쯤 되면 궁금점이 생긴다. 컨셉이라는 것은 가수 고유의 아이덴티티로 봐야 할까? 컨셉이라는 것은 대체 가수에게 어떤 존재일까?
    


이전의 컨셉으로 돌아와 주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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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 OOH-AHH하게 M/V


트와이스 l 트와이스는 현재 정상그룹에 속해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OOH-AHH하게 >로 데뷔해서 < CHEER UP >으로 성공했다. 그 이후 < CHEER UP >과 비슷한 컨셉을 내세우며 지금까지도 승승장구 하고 있다. 데뷔곡이었던 < OOH-AHH하게 >는 약간 파워풀하고, 당찬 노래로 시선을 사로잡았다면, 그 이후부터는 귀여움에 초점을 맞춰 이어나가고 있다.

귀여운 것도 사실이고, 다들 예쁜 것도 사실이지만, 무언가 수동적인 느낌의 가사들이 많아서 비난 여론도 끊이지 않는다. 갈수록 귀여워 지는 트와이스에게, 컨셉이란 무엇일까? < CHEER UP >으로 성공하기는 했지만, 이미 정상급에 선 그들에게 더 이상 귀여움으로 어필할 시기는 지났을지도 모른다. 다시, 처음의 당찬 그녀들로 돌아오는 것은 어떨까? 지금의 시기에서 처음의 컨셉으로 돌아가는 것이 오히려 더 이목을 끌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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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A - 짧은 치마 M/V 


AOA l AOA는 원래 밴드와 댄스를 모두 하는 걸그룹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밴드를 하던 시절의 AOA는 꽤 괜찮은 평을 받았었지만 큰 인기는 얻지 못해 밴드 쪽으로 나가는 것으로 노선을 정했다. 다행히 <짧은치마> 나 <심쿵해> 등으로 인기몰이를 하면서 금세 인기 아이돌로 부상하였다. 하지만 팬들 중에는 여전히 밴드 AOA의 모습을 바라는 의견이 많다. 엔터테인먼트 대표 역시 “밴드를 버리지 않았다.”고 밝힌 적이 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것이 아쉽다. 멤버 초아가 빠지고 잠시 주춤하는 이 때, 처음처럼 밴드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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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킴 - 봄봄봄 M/V 


로이킴 l 로이킴하니 응? 하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로이킴한테 컨셉 변화가 있냐고 물으신다면, YES 다. 로이킴은 일단 오디션 출신이다. 오디션 시절의 컨셉이 있고, 데뷔 이후 1집의 컨셉, 그리고 2집과 3집의 컨셉, 마지막으로 비교적 최근 앨범인 EP앨범까지. 생각보다 다양하지만, 소극적인 변화를 주었다. 오디션 시절에는 예전 곡들을 새롭게 세련된 스타일로 재해석해서 각광을 받았었다. 또한, 한 가지 스타일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하게 도전하는 모습으로 인기를 얻기도 했었다. 대표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곡이 <힐링이 필요해>인데, 윤건의 원곡과 사뭇 다른 편곡과, 시원한 고음과 발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도 로이킴이 콘서트에서 자주 커버했던, Damien Rice의 < The Professor >의 시원한 고음도 굉장히 좋아했다. 이후, <봄봄봄>과 < LOVE LOVE LOVE >를 타이틀로 활동했었는데, 보다 활발한 모습으로 살랑살랑한 분위기를 잘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봄 캐롤에 등반하면서 그 이미지가 고착되기도 했다. 이후 2집과 3집이었던 < HOME >, <북두칠성>은 더 차분한 멜로디로 대중에 나타났다. 앞선 두 곡이 봄과 여름에 어울렸다면, 이후 두 곡은 가을과 겨울에 어울렸다. 그리고 그 이후, EP앨범인 <개화기>에서는 <이기주의보>를 타이틀로 활동했었다.

사실, 수많은 대중들이 응원하고 바랐던 모습은 어쩌면 오디션 시절의 로이킴일지도 모른다. <힐링이 필요해>를 부르던 그 로이킴 말이다. 데뷔 이후의 곡들은 너무 차분한 느낌을 주거나, 아니면 너무 컨트리한 느낌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힐링이 필요해>처럼,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곡을 선보이는 건 어떨까.
    


정반대의 상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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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데이 - Darling M/V


시크릿&걸스데이 l 지금은 해체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시크릿을 기억할 것이다. 청소년기에 시크릿의 노래를 굉장히 많이 들었었다. < Madonna >와 < Magic >을 정말 자주 들었었다. 그녀들만의 독보적인, 당당하면서도 섹시한 이미지로 인기를 얻었지만, 사실 데뷔곡은 < I Want You Back >으로, 미디엄 템포의 감성적인 팝이다. 즉, 섹시랑은 거리가 멀었다. 그러다 바로 다음 타이틀인 < Magic >이 인기 몰이를 제대로 하면서, 노선을 바꿔 건강한, 당당한 섹시미로 인기를 얻었다. 그렇다면 히트를 친 두 곡 다음 타이틀 역시 섹시였을까? 아니었다. 예상을 뒤엎고 시크릿은 <샤이보이>로 돌아왔다. 레트로 느낌의 컨셉으로,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컴백했다. 시크릿은 뒤이어 <별빛달빛>으로 2연타를 쳤다.

이러한 컨셉변화는 시크릿만이 시도한 것이 아니다. 걸스데이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걸스데이는 <갸우뚱>으로 데뷔한 후, <반짝반짝>, <한 번만 안아줘> 등으로 귀여운 매력을 발산했었지만, 정규 1집으로 선보인 <기대해>가 성공한 후, 계속해서 섹시 컨셉을 이어갔었다. 이후 걸스데이가 < Something >으로 히트를 치며 유명세를 타고 있을 때, 다음 타이틀로 < Darling > 선보인다. 섹시 아이돌의 청순한 청량하고 상큼한 큰 이슈를 모았고, 걸스데이가 더 성장한 아이돌로 우뚝 설 수 있었던 큰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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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 밤 편지 M/V, 아이유는 컴백할 때 마다 성공적으로 컨셉을 바꾸는 아티스트이다.


시크릿과 걸스데이의 성공은 컨셉을 하나만 유지한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앞선 말했듯, 인기를 모았다는 이유로 처음의 컨셉을 버리고 다른 컨셉만을 고집한다고 해서 능사인 것도 아니다. 가수에게는 무궁무진한 매력이 숨어있고, 그들이 소화해 낼 수 있는 곡의 스펙트럼 역시 다양할 것이라 생각한다. 컨셉이라는 것은 팬들에 의해 좌우될 수도, 혹은 가수 본인의 의도에 따라서 좌우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가수가 더 많은 인기를 얻고, 대중 속에 녹아들어가려면 그 누군가가 컨셉을 정하더라도 하나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 다는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발라더나 다른 솔로 가수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이돌보다 질린다, 뻔하다는 말을 듣기 쉬운 위치이니만큼, 더욱 컨셉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배우들이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배역을 맡아보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컨셉이란, 가수들의 아이덴티티가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재 브랜딩 과정에서 자주 쓰이고 있는 ‘플랙서블(Flexible) 아이덴티티‘라는 개념처럼, 좀 더 유연하게,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그런 아이덴티티가 되길 바라본다.
 
 



이미지 출처
<트와이스 – OOH-AHH하게> 뮤직비디오
뮤직비디오
<로이킴 – 봄봄봄> 뮤직비디오
<시크릿 – 샤이보이> 뮤직비디오
<아이유 – 밤편지> 뮤직비디오


[김미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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