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서울미술관 개관 5주년 특별전: 불후의 명작;The Masterpiece

글 입력 2018.01.2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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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술관 개관 5주년 특별전
불후의 명작; The Masterpiece


사실 '부암동'이란 동네는 스스로 목적을 정하고서는 쉽게 가긴 힘든 동네다. 강남에서 강북을 간다는 건 큰 마음을 먹고 강을 건너야 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이 좋다고는 말 못할 북악산자락에 있는 동네다 보니 미술관 전시를 목적 삼아 부암동으로 향했다.

'석파정 서울미술관'은 알게 된 건 어느 신문기사에서였다. 미술관 창립자이자 미술애호가인 유니온그룹회장 안병광 회장이 어떻게 석파정을 선택하고, 미술관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알려준 기사였다. 그 덕분에 나는 서울미술관의 존재를 이전부터 알고 있었고, 당시 나 또한 미술애호가가 되고자 할 때라 그런지 더욱 인상 깊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발길을 나선거니 왠지 모를 게으름에 어깨가 무거워지는 겨울날이었다.

일요일 해질녘 도착한 서울미술관은 공기부터 달랐다. 최근 미세먼지로 야외활동을 삼가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북악산에 둘러싸인 부암동은 매연으로 고생하는 서울 도심과는 사뭇 달랐다. 불편함에서 얻은 공기의 상쾌함은 잠시나마 선물이 되어 주었다.

입구에 도착한 후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석파정이다. 물을 품고 구름이 발을 치는 석파정 石坡亭을 보고 개관 5주년 전시를 보고 내가 더 깨닫고 얻는 바가 있지 않을까? 라며 옥상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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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며 겨울나기 중인 명자꽃,
직박구리를 위해 남겨둔
감나무 가지 위 곶감을 보고 있으니
기나긴 역사와 풍파 속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킨
석파정의 세월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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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파정을 한바퀴 돌고 들어선 제 3전시실에는 드디어 내가 기다리던 불후의 명작들이 외벽에 걸려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김기창, 김환기, 도상봉,
박수근, 유영국, 이중섭, 천경자....


7인의 근현대 회화 정수精髓들을 모아둔 이번 전시는 창립자 유니온그룹회장 안병광 회장의 안목으로 선별된 43점의 전시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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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와 비슷한 전시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한국근현대회화 100선을 관람한 적이 있어 다소 중복된 작품을 관람했다는 사실을 이 글을 통해 고백한다. 다시 보는 작품들은 반가웠고, 새롭게 만난 천경자의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를 직접 눈으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 중 가장 내 눈을 끈 작품은 바로 운보 김기창 화백의 ‘예수의 생애’을 관람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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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역사와 기독교의 역사를 그만의 붓과 물감으로 표현한 작품은 겸허히 나를 낮추고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다. 예수의 탄생을 표현한 작품들에서 바라본 한복을 입은 예수와 그를 따르는 신도들을 보며 마치 예수가 이 그림을 통해 믿음을 전파하고 가신 게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고 마음이 고요해졌다.

최근 북한 국가우표발행국에서는 사계절 전통 의상을 입은 여인들을 그린 운보 김기창 화백의 작품이 발행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어쩌면 남북한이 갈라져 있어도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은 아직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한 단일팀과 공연 등을 계획하는 기사를 보며 아직은 험난한 길이더라도 우리가 바라는 통일에 한걸음 가까워지는 발걸음이 아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마치 거칠고 험난했던 근현대사처럼 그리고 그 시대의 중심에서 영혼 바쳐 작품으로 승화환 예술가들처럼, 그리고 석파정 石坡亭처럼, 이 모두가 서울미술관에서 하나가 되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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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 점에 마음의 평안을 찾은 일요일 저녁.
해가 지고 깜깜해 져서야
봄에 또 한번 찾아오리라 다짐하며 돌아섰다.

따스한 봄에 활짝 핀 명자꽃과
푸른 잎사귀로 가지를 채운 감나무와
재잘거리는 직박구리와
늘 제자리를 지키는 석파정 石坡亭을 만나러,
내 인생에 아름다움이란 가치를 투자하러  말이다.





전시기간
2018년 6월 10일까지
 
전시장소
서울미술관
 
관람시간
10:30 ~ 18:30 (월요일 휴무)

주최 및 주관
서울미술관
02-395-0100
 
티켓가격
성인 9,000원
대학생 7,000원
학생5,000원
어린이(3-7세) 3,000원
 

[오윤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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