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타샤의 세계를 알고싶다면 그녀의 말에 주목하자 [도서]

글 입력 2018.01.19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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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 튜더 할머니는 예전부터 잘 알고있던 친숙한 분이다. 어머니가 할머니를 굉장히 좋아하셔서 타샤 할머니가 쓰신 다른 책 2권을 읽은 적이 있다. 책 속에 나오는 할머니가 직접 그린 삽화들이 너무 예뻐서 나도 동화책의 삽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보다 더 어렸던 그 때는 타샤 할머니가 사는 집과 정원이 부러웠고, 삶의 외관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타샤의 말' 책의 원제는 'The Private World of Tasha Tudor'로, '타샤 튜더의 사적인 세계'라는 의미이다. 지금은 그녀가 구현한 외적인 세계를 넘어 내적인 세계가 궁금해졌고 그 세계를 만들어 낸 할머니의 언어가 무엇인지 알고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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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말 1.


“손 닿는 곳에 기쁨이 있다”


 손으로 뭔가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림을 그리고, 정원을 가꾸고 집을 관리하는 일은 손이 많이 가는 일이자 정성과 노동이 필요한 일이다. 최근 인기를 얻는 예능 프로그램들을 보면 자극적이거나 오락성을 띈 기획보다는 효리네 민박, 윤식당, 삼시세끼처럼 본인들의 의지와 철학으로 살아가고, 운영하고, 끼니를 해결해 나가는 삶과 직결된 것들이 많다. 할머니는 단순히 크고 아름다운 집에 사는 것 뿐만 아니라 스스로 집을 돌보고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타샤 할머니의 삶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가내수공업'이다. 말 그대로 모든 걸 손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옷이든 음식이든 타인, 혹은 공장식 기계가 이미 만들어 놓은 완성품을 소비하는 게 대부분인 요즘 시대에는 보기 드문 삶의 방식이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을 고를 때에는 나의 취향, 기호, 필요한 부분이 완벽하게 충족되기가 어렵다. 하지만 직접 옷을 짓고, 사용할 물건에 나의 손길이 닿게 된다면 스스로의 생각과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된다. 그게 바로 타샤 할머니가 선호했던 손으로 만든 물건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타샤의 말 2.


난 고독을 만끽한다.
이기적일지는 모르지만,
그게 뭐 어때서


 나는 평소에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연락을 자주 하지 않는 편이다. 내 사적인 세계에 초대되는 사람은 희박하다. 스스로 나에 대해 드러내는 걸 좋아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 순간 그게 두렵고 사람에게 어떤 기대를 갖거나 의지하기가 두렵곤 했다.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관계'라는 건 알고보면 껍데기인 적도 많았고 수증기처럼 증발하기 쉬운 존재였다. 그래서 ‘혼자’라는 것에 거리낌이 없고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할머니가 진심으로 부러웠다. 지금은 이 세상에 안계시지만 그녀의 입으로부터 남겨진 말들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외롭지 않으려면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할머니 덕분에 손을 움직이고 싶어 졌고 필요 이상의 생각을 하고싶지 않아졌다. 손이 움직이면 머리가 돌아가고 신체의 근육들이 움직인다. 이 말인 즉슨 내 몸이 무언가를 위해서 움직이고 있고 활기를 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일을 하면서 다른 생각을 하는 게 아닌 오직 그것만 생각하게 되는 것, 나는 그것을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타샤의 말 3.


"많은 사람들이 처지를 불평하지만,
나아가는 자는
자신의 환경을 만들어간다."


 할머니는 2008년도 92세의 나이로 타계하셨다. 나는 그분이 흙을 밟고 식물을 만지면서, 자연스럽게 건강한 정신을 갖고 계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무엇이든지 생각만 하면 단지 생각에서 머무른다. 특정한 삶의 방식을 동경하고, 어떤 삶을 살 것인지 행동으로 옮긴다면 실제로 그렇게 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요새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어떻게 살게 될지 사실 전혀 모르겠다. 그걸 알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스스로 앞날을 그리고 그렇게 되도록 실천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당장은 못하는 상황이거나 조건이 안 되더라도 최대한 그 쪽을 향해서 걸어간다면 원하는 삶에 근접하기라도 하지 않을까.

 타샤 할머니는 자신이 좋아했던 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말대로 자신의 환경을 만들어갔다고 한다. 그건 혼자서 당장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이 될 수도, 커다란 투쟁이 될 수도 있고 연대가 될 수도 있다. 할머니는 누군가 자신에게 어떻게 살았느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했다. "소로우가 말했지요.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다'라고. 정말 맞는 말이에요. 내 삶 전체가 바로 그렇거든요." 이건 마치 망치와 같이 나를 두드리는 문장이었다. 그동안 머릿속만 분주하게 움직였을 뿐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을 향해 움직이지 못했던 것 같다. <타샤의 말>이 나에게 온다면, 살아있지 않지만 엄청난 힘이 되는 든든한 자극이자 멘토가 되 줄 것이라는 생각에 큰 기대가 된다.

 



타샤의 말
- 마음에 주는 선물 -


원제 : The Private World of Tasha Tudor

글·그림 : 타샤 튜더

옮긴이 : 공경희

펴낸곳 : 도서출판 윌북

분야
사진/그림 에세이
외국에세이

규격
145*205 양장

쪽 수 : 192쪽

발행일
2017년 12월 15일

정가 : 13,800원

ISBN
979-11-5581-137-5




문의
도서출판 윌북
031-955-3777





[최은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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