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그건 혐오예요 Review

상처를 덜 주고받기 위해 해야 하는 말
글 입력 2018.01.14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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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혐오예요_표1.jpg


 요즘 사회의 가장 큰 이슈가 ‘혐오’이었기에 이것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나는 ‘혐오’는 단순히 사람을 싫어하는 것으로 생각했고, 그것이 왜 사회문제가 되는지 잘 알지 못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혐오가 개인을 넘어 집단까지 모두에게 폭력이고, 상처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혐오는 나와 자신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할 때 생겨난다. ‘나는 맞고 너는 틀렸다’는 사고방식에서부터 혐오는 시작된다. 나를 넘어서 우리와 같지 않은 ‘너와 그들’은 비정상이고 그렇기 때문에 너를 싫어하는 것이 정당화되는 논리이다. 그래서 아무 거리낌 없이 남을 혐오한다. 그들은 혐오가 개인을 지우는 일인지, 얼마나 폭력적인 것인지 알지 못한다.





“지배 질서에 따르지 않는 삶도, 제도에 구속되지 않는 삶도, 주류에 끼어 들어가지 않는 삶도 삶인 것이다. 주체적으로 살고자 하는 욕구는 성별에 따라 다른 것이 아니다. 오롯이 자신의 선택이며 개개인의 권리이다. 어느 누구도 한 ‘개인’이 선택한 삶을, 그 삶의 방식을 비난하고 모욕할 자격은 없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혐오를 받는 여러 소수자의 문제들을 다룬다. 여성, 장애인, 인종, 군대, 성 소수자, 동물들을 주제로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첫 번째,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여성 혐오 문제를 다룬다. 남성들은 그들이 성차별주의자가 아님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여성 혐오를 한다. 무지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고, 그것이 이미 뿌리 깊게 박힌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지금은 예전보다 여자는 ~다워야 한다. 라는 인식이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여성들은 여자다움을 지키려고 자기 자신을 검열하고 있다.

 단지 ‘여자다워’야 한다는 것 때문에 욕망을 숨기고, 언제나 순종적이어야 하며, 조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남성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여성은 악녀 또는 마녀라고 불리고 남성들이 원하는 여성상에 부합하면 성녀라고 부른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은 어릴 때부터 여성다워야 함을 교육받고 사회가 제시하는 여자다움에 자신을 맞추려고 한다. 그리고 사회가 제시하는 여성상에 맞지 않으려고 할 때마다 그런 여성을 혐오한다.

 장애인 시설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주민들은 장애인 학교를 건립하는 데 반대를 하고, 장애인 부모들은 무릎 꿇고 있었던 사건이 있었다. 장애인도 똑같이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그들 때문에 피해 보는 것은 싫다는 것이 바로 장애인 혐오이다. 장애인들은 그들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그들은 세상에 나오기보다는 집에 있는 것을 택한다. 세상의 눈초리는 그들에게 따뜻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 자각 없이, 장애인들 혐오한다.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해 그들에게 상처를 입힌다. 그렇기 때문에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는 세상에 나오지 않는 것 밖에 없다.


“어디까지 볼 수 있느냐는 시야의 문제, 상상력의 문제라고 봐요. 세월호 추모숲을 만든 외국인이 언론에 크게 보도된 적이 있어요. 외국인이니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었을 텐데. 한국인도 아닌데 외국인이 왜 남의 나라 일에 관심을 쏟지라고만 생각할 게 아니라고 봐요. 남의 일을 내 일로 여길 수 있는 마음, 역지사지 그것이 바로 인권 감수성이자 공감 능력인 거죠.”

 
 우리는 장애인에 대해서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가게의 무인기계가 장애인들이 쓰기에는 너무 높고, 불편하다는 내용이었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나는 그저 더 편하다고만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장애인들은 이렇게 느끼고 있는지는 전혀 몰랐다. 장애인들은 이런 것 에서조차 불편함을 느끼다니, 인간이 편리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장애인은 포함이 되지 않는 것일까.

 

 
 앞에서 말한 인권 감수성, 즉 공감 능력이 우리에게 부족한 것 같다. 단순히 혐오라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사회적 약자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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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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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달곰
    • 안녕하세요, 전문필진으로 <보암보암>을 연재한 반채은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press로 이 책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어떤 경로로 이 책을 만나보셨든지간에 같은 책을 읽고 또 통하는 바가 있는 듯 해서 정말 기쁩니다.
      우리 사회엔 혐오가 들끓고 있고, 특정 혐오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다른 종류의 혐오를 양산해내는 경우도 종종 있더라구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조금이라도 이런 책들로 하여금 혐오의 문제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그 본질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지영씨의 글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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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530s
    • 2018.01.27 00: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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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달곰안녕하세요. 반채은님의 PRESS를 읽고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좋은 책을 소개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책을 읽으면서 혐오라는게 단순한 싫음이 아니라 개인을 지우는 폭력적인 일이라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혐오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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