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한국 미술의 저력은 전통에 있다 '불후의 명작;The Masterpiece 展' [전시]

글 입력 2017.12.2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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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_불후의명작.jpg
 

  이번 학기에 현대미술산책이라는 수업을 들었었다. 수업을 들으면서 내가 느꼈던 많은 것들 중 하나는 근현대에 정말 많은 창작의 경향들이 생겨났다는 점이었다. 해외의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을 중점적으로 배우기는 했으나 우리나라의 작가들을 접했을 때에도 그 생각은 어김 없이 들곤 했다. 사실 우리나라의 작가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수업이나 강좌같은 기회가 아니면 다수의 작가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나는 《불후의 명작;The Masterpiece》展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들이 폭풍처럼 빠르게 몰아치고 동시에 공존했던 시대의 작가들을 만날 생각에 조금은 들떠 있는 것 같다. 사실 우리나라의 근현대는 매우 암울한 시기이다. 먹고 사는 생존만으로도 힘들었던 그 때에 이를 넘어 무언가를 창조하고, 그 안에 자신만의 감정을 넣은 그들의 개성을 만나는 것이 기다려진다.

  특히나 나는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그리 다채롭지 않다. 나는 그들 가정에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물론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가장 즐겨 그린다.”라고 말했다는 미석 박수근 선생님의 그림을 가까이서 보는 것을 고대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 가깝고도 먼 미래의 나에게 그의 시대란 전체적으로는 음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시대 속에서도 반짝 빛을 내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 평범한 가정의 모습은 다채롭지 않더라도 충분히 가치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이번 전시는 <예수의 생애>라는 작품을 통해서 근현대사의 발자취를 걷는다는 전시 구성과 맞게 한 위인의 발자취마저 엿볼 수 있다고 한다. 이전에 내가 보았던 우리나라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커다란 작품의 스케일과 그 속의 내용이 주는 압도적인 감정이 무엇일지 궁금하다.


유영국, 산, 1989, 캔버스에 유채, 135x135cm.jpg
 
천경자,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1976, 종이에 채색, 130x162cm.jpg
 

  서울미술관 개관 5주년 기념전《불후의 명작; The Masterpiece》은 2012년 8월 개관이래 ‘한국 미술의 저력은 전통에 있다.’는 서울미술관의 믿음에 따라 서울미술관 소장품 중 한국 근현대회화의 걸작만을 소개하는 특별전이다. 김기창, 김환기, 도상봉, 박수근, 유영국, 이중섭, 천경자 등 대한민국 근대 미술을 대표하는 7인의 정수(精髓)만을 모은 전시로,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고난을 자신만의 철학과 독자적인 화풍으로 구축한 거장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의 대미를 장식하는 김기창의 <예수의 생애>(1952-53)연작은 최근 독일 국립 박물관에서 열린《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전 : The Luther Effect》에 아시아 부문 대표작으로 참여해 전 세계적인 관심과 환호를 받았다. 본 전시는 <예수의 생애>가 한국으로 돌아온 후 처음 소개되는 것으로, 예수의 탄생부터 부활까지 인류에게 큰 감동을 준 한 위인의 거대한 발자취를 작품을 따라 걸어볼 수 있는 뜻 깊은 순간이 될 것이다.


불후의명작_서문.jpg
 
불후의명작_예수의생애_성소.jpg
 

[정다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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