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길이 되고 싶다 [기타]
글 입력 2017.12.17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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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되고 싶다. 도로가 되고 싶다. 땅이 되고 싶다는 말이 더 적절하겠다.집을 향하는 길이든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든 똑같은 길이지만 같은 상황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길을 지나가는 데 커플이 싸운다. 재빠르게 지나쳐 길을 나선 후 돌아올 땐그 자리에 어린 아이들이 뛰놀고 있다.어느 날 걷다가 이 모든 게 궁금해진다. 이것들을 다 기억하는 건 땅 뿐이겠지.건물들도 허물어졌다 지어졌다하는 것을 반복하니.죽은 자는 말이 없을지라도 하늘은 다 안다는 말이 있다.하늘보다는 내 몸과 붙어있는 땅이 더 잘 알 것 같은데 말이다.가끔 너무나 궁금하고 후회되는 일이 생기면 누워있는 땅의 눈을 강제로 떠서 말을 걸고 싶다.특히나 카드를 떨어뜨려 다시 찾을 때.그것 때문만이 아니라도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저번에 싸우던 커플은 왜 싸우는지 화해는 했는지, 뛰놀던 아이들이 넘어져 다치진 않았을지,좋아하는 사람은 이 길을 걸으며 어떤 생각을 할지, 내 생각은 했는지.추운 날 따뜻한 라떼 한 잔 나란히 앉아 마시며 밟히느라 고생이 많다는 얘기를 시작으로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며 너도 나도 사는 얘기를 하고 싶다.[유지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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