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의 의미에 대해서 : 영화 '내 사랑' [영화]

글 입력 2017.11.3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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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사랑?


 사랑에 완벽한 것이 있을까.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이 완벽함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도 참 신기할 일이다. 그러나 최근에 생산되는 컨텐츠들은 사랑의 기준점을 제시해주기에 바쁘다. 어떻게 행동해야 좋은 연인인지, 어떤 상황에서는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교육하고자 하는 것이 가득하다. 물론, 이러한 작업들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사랑에 암묵적인 예의가 있는 것도 맞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다르고, 그렇게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발하는 에너지는 더욱 더 특별하다. 사랑에서는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주체가 되고, 각자의 환경이 배경이 된다. 어느 하나로 기준점을 잡아 버리기에는 많은 연인들의 다양성을 존중해주지 못하는 것만 같다. ‘case by case’라는 단어가 생긴 것처럼.



영화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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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에게 기준을 묻기 시작한 때는 영화 ‘내 사랑’을 보고 난 후였다. 모드를 못마땅하게 집으로 들인 에버렛에게 사랑이라는 호감의 감정이 생길 것이라고는 결코 예상하지 못했다. 폭언과 폭력으로 가득한 에버렛이었기에 그럴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랑은 가랑비에 옷 젖듯 다가온다는 말이 그에게도 통한걸까. 신기하게도 그들 사이에서 튕겨져 나가는 대화 속에서 사랑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이렇게 해야 한다”라는 협소한 생각을 갖고 있던 나는 그들의 생활을 사랑으로 인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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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드와 에버렛은 각각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모드는 자신을 무능력하다고 판단한 오빠로부터 반발감을 느낀다.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병 때문에 어디서도 인정 받기 어려웠던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누군가의 인정이었다. 혼자서도 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만 했다. 이러한 그녀의 심정은 에버렛의 집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된 후 독립한다고 소리치며 짐을 싸는 그녀의 모습에서 극적으로 느껴진다. 모드는 에버렛의 집에 온 후 두 가지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집안일을 모두 해낼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녀가 사랑하는 그림. 아마 그녀만의 독특하고 서정적인 그림체는 모드가 에버렛의 집에 오지 않았다면, 이다 이모네 집에 감금되어 있다시피 살았다면 결코 세상에 밝혀질 수 없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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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버렛에게 부족한것은 따뜻함이었다. 첫 등장부터 그는 말투와 행동 모두 차가움으로 가득 차 있는 인물이었다. 신경질적이고 불만스럽고, 모드에게 자신의 개보다 서열이 낮다고 하며 폭언을 저지르는 무자비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솔직히 두려웠다. 무슨 일이 터져버릴 것만 같아서 조마조마했다. 아주 다행히도 모드의 그림은 점차 그에게 따뜻함을 전달해주기 시작했다. 차갑고 딱딱하기만 했던 그의 집이 그녀의 그림으로 하나둘씩 채워질 때마다 따스해졌고, 에버렛의 얼어 있던 마음 또한 녹아 들어갔다. 이렇게 그들은 서로가 부족했던 부분들을 채워주면서 성장했고 인생의 끝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담아갔다.



완벽했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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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아름다웠다. 사랑을 처음 겪어보는 에버렛의 서툰 행동은 자꾸만 나로 하여금 미소를 불러일으켰다.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츤데레’의 모습이랄까. 말은 툭툭 내뱉으면서 행동은 따뜻한 그에게서 큰 변화를 느꼈다. 사실 모드와 에버렛은 서로에게 많이 서툴었다. 현대의 보통 사람으로 대입해보면, 그들의 모습은 지금 콘텐츠들이 말하고 있는 완벽한 사랑의 기준에 적합하지 못하다. 우리가 배워왔던 것처럼 특정 상황에서 특정 행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겠다. 그러나, 모드와 에버렛에게는 다르다. 마지막에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고백하기 전, “사랑해”라는말이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그 어떤 사랑보다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들에게는 ‘완벽에 다다른’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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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이 “내 사랑”인 이유도
“내”사랑이기 때문이 아닐까.

누구의 사랑도 아니고,
누군가의 기준에 따르는 사랑도 아니고,
서툴어도 내가 마음을 바치는 “내”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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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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