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행] 1+1=1

글 입력 2017.11.2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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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라드 그룹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다비치’, 한국 힙합의 대중화를 이끈 ‘다이나믹 듀오’, 발매하는 곡마다 음원 차트를 점령하는 ‘볼빨간 사춘기’, ‘악동뮤지션’, 최근 음원 차트 역주행을 보여준 ‘멜로망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 뮤지션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대중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던가, 노래가 좋다던가, 하는 공통점이 떠오르겠지만 더 단순하게 생각해보자. 이들은 ‘둘’로 이루어져 있다.

 둘의 의미는 대단하다. 서로 다른 둘이 모여 완전히 새로운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둘은 서로의 한 부분이 되어 가치 있는 존재로 자리매김한다. 우리는 이러한 모습을 여러 뮤지션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이전의 글에서 다룬 2인조 프로듀서 그룹 그루비룸과, 보컬과 프로듀서로 이루어진 오프온오프의 경우에서도 그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서로 다른 이들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 새로운 하나를 만들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기도, 서로의 다른 부분을 돋보이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 시너지 효과가 실로 대단했기에 2인조로 이루어진 뮤지션들이 계속해서 흥행하며 사랑받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최근 아이돌 그룹은 대부분 5명에서 10명가량의 멤버로 이루어져 있다. 수많은 멤버 수, 중독성 강한 노래, 칼 군무는 현 아이돌 그룹의 공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2인조 아이돌 그룹은 하나의 독특한 포맷으로 자리 잡았다.



MX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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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XM (왼쪽 김동현, 오른쪽 임영민)


 MXM은 '프로듀스 101 시즌 2'에 출연한 임영민, 김동현으로 이루어진 유닛 그룹이다. 이들의 소속사는 래퍼 산이, 한해, 산체스, MC그리 등이 속해 있는 ‘브랜뉴 뮤직’이다. 힙합과 아이돌. 꽤 거리가 있어 보이는 둘이기에 출연 소식이 알려진 당시 대중과 심사위원 모두 의아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들의 첫 등장 이후로 소소한 논란과 걱정은 모두 잠잠해졌다. 직접 프로듀싱한 곡과 뛰어난 실력으로 아이돌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 것이다. ‘브랜뉴 뮤직’에서는 박우진, 이대휘, 임영민, 김동현 총 4명의 연습생이 출연했다. 네 명 모두 뛰어난 실력과 매력을 통해 높은 순위를 유지해왔으나, 박우진, 이대휘만 11위 안에 안착해 워너원의 멤버가 되었고 임영민과 김동현은 15위와 28위에 그쳤다. 순위로 인해 승패가 갈리는 듯 보였지만 이내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알렸다. 임영민과 김동현은 곧 MXM라는 그룹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MXM (BRANDNEW BOYS) – ‘I’M THE ONE’ Official M/V (출처-유튜브 'BRANDNEW BOYS')


 MXM은 두 멤버의 서로 다른 매력을 합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MIX&Match’와, 계속해서 성장하겠다는 ‘More X More’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둘은 워너원의 멤버로 활동하게 된 이대휘가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한 음원 'GOOD DAY'를 7월 27일에 발표한 후, 9월 6일 첫 번째 미니앨범 ‘UNMIX'를 발매했다. 타이틀곡 'I'm the one'은 소년의 풋풋하면서도 당찬 고백을 담은 노래이다. 힙합이라는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 아이돌로서의 면모를 발휘했다.

 사실 임영민과 김동현은 서로 다른 음악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임영민은 힙합에 기반을 둔 반면, 김동현은 어쿠스틱 음악에 기반을 두고 있다. 둘의 롤 모델만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임영민은 트렌디한 힙합 음악을 선보이는 박재범을 롤 모델로 꼽은 반면, 김동현은 발라드계를 주름잡는 박효신을 롤 모델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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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XM (왼쪽 김동현, 오른쪽 임영민)


 섬세하고 신중한 성격을 가진 임영민과, 밝고 당찬 김동현, 둘은 성격에서부터 패션 스타일, 외모, 분위기, 생활 습관 같은 사소한 부분까지 다르다. (개인적인 감상을 말하자면 김동현은 20살의 풋풋함과 발랄함을 가지고 있고, 임영민은 진중하지만 귀여운 경상도 남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둘은 하나의 그룹이 되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고 서로의 매력을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들어주었다. 그들은 서로의 모자란 점들을 채워주면서 서로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둘은 소속사의 성격에 따라 힙합에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도 여느 아이돌에 뒤떨어지지 않는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워너원의 활동이 끝난 후, 박우진, 이대휘도 합류하여 함께 활동하게 될 예정이다. 그때 까지 이어질 MXM, 김동현과 임영민, 둘의 활동이 기대가 된다.



VIXX 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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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 LR (왼쪽 라비, 오른쪽 레오)
 

 빅스 LR은 ‘컨셉돌’로 불리는 6인조 아이돌 그룹 빅스(VIXX)의 레오, 라비로 이루어진 유닛 그룹이다. 레오는 미성의 목소리를 가진 보컬이며, 라비는 강렬한 랩을 선보이는 래퍼이다. 덕후의 입장에서 보자면 둘은 완전히 상반된 느낌을 가지고 있다. 레오가 수줍음이 많고, 눈에 띄게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으며, 말 수가 적고 가느다란 하이톤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반면에 라비는 흥이 넘치고 장난기가 많으면서, 구릿빛의 피부와 함께 땅을 뚫을 듯한 저음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행보에 있어서도 둘의 완전히 다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레오는 ‘풀하우스’, ‘마타하리’, ‘몬테크리스토’, ‘더 라스트 키스’등 뮤지컬 분야에서 활약하는 중이며, 라비는 'Bomb', ‘아 몰라 일단 Do the dance' 등의 음원과 믹스테입을 통해 여러 힙합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며 래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완전히 상반된 둘의 조합은 그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끌었다.

 
▲빅스LR (VIXX LR) - Beautiful Liar MV   (영상 출처 - 유튜브 'CJENMMUSIC Official')


 LR은 둘의 이름의 첫 글자를 딴 L(Leo), R(Ravi)로 그룹명을 짓게 되었으며, 이는 정반대의 의미를 갖고 있는 Left, Right를 뜻하기도 한다. 이들은 지난 2015년 'Beautiful Liar‘로 데뷔했다. 둘은 첫 미니앨범에서 프로듀싱에 직접 참여해 프로듀서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이 곡을 통해 서로 다른 둘은 상반된 내면에 대해 표현해냈다. 군무에 집중한 여느 아이돌과 다르게 무대 위에서 피아노를 치는 레오와, 춤을 추는 라비의 모습은 꽤나 파격적이었다.

 성공적인 첫 유닛 데뷔 이후, 2년이 지난 2017년 ‘Whisper’로 컴백하게 되었다. 전곡 작사, 작곡, 프로듀싱에 참여하며 뮤지션으로서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청춘에 대해 노래하는 이번 앨범에서는 ‘냉정과 열정’을 다루고 있는데, 차가운 이미지의 레오와 뜨거운 이미지의 라비는 그 컨셉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빅스 LR (VIXX LR) - Whisper MV  (영상 출처 - 유튜브 'CJENMMUSIC Official')


 첫 번째 앨범 ‘Beautiful Liar’가 감성적이었다면 이번 ‘Whisper’는 트렌디한 음악들을 담고 있다. 이번 앨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뮤직비디오였다. 파란색, 냉정, L을 표현하는 레오와, 빨간색, 열정, R을 표현하는 라비가 음악적 교감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둘의 상반되면서도 확연한 이미지가 3분의 청각과 시각을 완벽히 채워줄 수 있었다.

 이들은 얼마 전 11월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단독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아이돌 그룹 빅스의 유닛 그룹이 아닌 ‘빅스 LR' 자체로서의 확연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둘이 모여 기존에 있던 그룹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새로운 하나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었다.


 
용국&시현

 

 '용국&시현'은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한 김용국, 김시현으로 구성된 유닛 그룹이다. 소속사는 ‘춘 엔터테인먼트(Choon Ent.)로, 내년에 김용국, 김시현과 데뷔조 연습생들이 함께 데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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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국&시현 (왼쪽 김용국, 오른쪽 김시현)


 둘은 확연히 다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김용국은 조용하지만 이상하게 눈길이 가게 된다. ‘프로듀스 101 시즌2’ 출연 당시에도 화면의 구석에 가끔씩 등장한 것이 전부였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얻으며 순위가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가끔씩은 장난기 넘치면서도 엉뚱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기도 한다. 나른함과 귀차니즘 그 사이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JBJ의 멤버로 활동 중이다.)

 김시현은 '프로듀스 101 시즌2'가 시작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여러 가지 이유로 하차하게 되었다. 엄청난 미모를 자랑하는 그에 대해, 하차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팬들이 많았다. 김시현은 음색만큼이나 따뜻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현재 V앱에서 진행되는 ‘사부작 온 에어’의 DJ로 활동하는 중이다.) 어딘지 모르게 차가워 보이는 김용국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둘은 외적으로도 상반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음색이나 성격, 생활 습관까지도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둘은 데뷔 곡 ‘the.the.the'를 통해 뜻밖의 케미를 보여주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MV] LONGGUO &SHIHYUN (용국&시현) _ the.the.the [영상출처 - 유튜브 'Choon Entertainment']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서로에 대한 명확한 보완과 정체성이 많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컨셉 또한 둘 모두에게 100% 어울리지는 않았다고 생각된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하지만 둘의 케미가 상당하기 때문에 서로의 완벽한 보완점을 찾는다면 더욱 완벽한 아이돌 듀오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아이돌 그룹’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무대를 가득 채우는 화려함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2인조 아이돌 그룹에 대해 무대를 채울 수 있을까, 하는 의아함이 가장 먼저 들 것이다. 하지만 여러 듀오를 보면 그리 걱정할 일이 아니라 생각된다. 차별화 된 모습의 새로운 포맷은 곧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지 않을까.

 현재 2인조 아이돌 그룹의 포맷은 대부분 유닛 그룹의 형태로만 이어져오고 있다. 위에 언급된 모든 그룹과 더불어 인피니트의 ‘인피니트H(장동우, 호야)’, 갓세븐의 ‘JJ Project(JB, 진영)’, EXID의 ‘다소니(솔지, 하니)’등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그룹은 대중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조금 더 쉽게 각인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필자의 지인은 2인조 그룹에 대해 단순히 ‘이름 외우기는 쉽겠네,’ 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아이돌 팬의 입장에서 보면 다소 정 없는 발언으로 느껴질 수 있겠으나,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리 틀리지도 않은 말인 것 같다. 색다른 하나가 된 둘은, 대중에게 쉽고 명확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서로에게 알맞은 하나가 되었을 때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이는 새롭고 신선한, 특별하면서도 조화로운 아이돌 듀오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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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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