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연극 < 병동소녀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 : 낯선 땅에서 치열하지만, 당당하게 살아가는 '재독간호사'의 이야기 [공연예술]

글 입력 2017.11.2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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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 간호사’, 흔히 ‘파독 간호사’라고 일컬어지는 그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필자가 처음 재독간호사라는 인물을 접한 경로는 영화 < 국제시장 >이었다. 실질적인 주인공은 황정민이었기 때문에 두드러지는 역할은 아니었지만, 김윤진의 인상적인 연기로 주목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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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은 우리에게 조금은 낯설지만, 잊지 말아야 하는 역사 속에 있는 '재독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이다.

독특하게도, 이 연극은 극 내에 연출 자신―배우가 연기하는―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 연극’의 형식이다. 또한 연출로 등장하는 배우와 멀티 역할의 독일인 배우를 제외하곤 모두 여자 배우들이었다. 공연계에 여성 중심의 극이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시도만으로도 굉장히 멋진 연극이라고 느껴졌다. 수준급의 한국어를 구사하는 독일인 배우들과, 수준급의 독일어를 구사하는―물론 필자는 독일어를 못하기 때문에 그들이 정말 잘하는지 것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정말 잘하는 것처럼 들린다.―배우들은 정말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당시의 재독 간호사들이 겪은 어려움과 힘든 상황들도 스치듯 등장하지만, 대체로 재독 간호사분들의 진취적이고 당당한 모습을 강조해서 보여주었다. 이러한 내용은 독일에서 생활한 간호사분들이 너무 낭만적으로 산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들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극이 너무 무겁지 않게 진행될 수 있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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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뉴스컬쳐)


역사적인 부분의 반영에 대해선 약간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아예 담아내지 않은 것은 아니다. 독일 정부가 간호사들의 체류허가를 중단했을 때 일어난 서명 운동부터 베를린 장벽 붕괴, 그리고 한국의 광주 민주화 운동을 가장 먼저 TV를 통해 알게 되어 알리는 재독 간호사들의 모습까지도 담겨져 있다. 다만 일련의 사건들 외에 재독간호사들이 낯선 땅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표현이 부족했던 점이 아쉬웠을 뿐이다.

여성에 관한 이슈가 점점 강조되는 사회에서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여성의 모습을 그려낸 것만으로도 이 공연은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극이다. 지금보다도 더욱 ‘보수적인’ 사회에서 살아갔을 여성들이 사회에 외치는 목소리는 ‘사이다를 마신 듯한’ 통쾌함을 주었고, 이 짜릿함을 느낀 이유는 현재 우리 사회에 여전히 ‘보수성’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에 한 발 앞서서 목소리를 내고 모진 타지 생활을 견뎌내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간 재독간호사분들을 다룬 이 연극은, 우리 사회에 앞으로 일어날 큰 변화를 보여주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희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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