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비평가'

글 입력 2017.11.1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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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가'는 내가 24년을 살면서 봤던 연극 중 제일 어려운 연극이었다.

연극이 진행되는 무대는 비평가 볼로디아의 집이다. 그 집에 희곡작가 스카르파가 찾아오고 자신의 작품에 대한 평가를 물어보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둘은 끊임없이 각자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며 논쟁한다. 스카르파는 자신이 보는 앞에서 볼로디아가 작품을 평가해주길 바라고 볼로디아가 적어준 평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며 또 다시 이야기를 한다. 스카르파는 과연 볼로디아가 어떻게 작품을 보길 바라는걸까? 볼로디아는 도대체 어떤 기준에서 작품을 평가할까?라는 생각을 하니 문득 볼로디아가 작품을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비평가는 오로지 '작품'만을 보고 평가를 해야하는 사람인데 다양한 의견을 가진 비평가들이 결국 저마다 다른 기준을 갖게 되고 과연 평론가들이 하는 좋은 영화 , 좋은 그림, 좋은 글 , 좋은 시 그런것의 기준은 무엇일까? 결국 그것도 주관적인 기준이 아닐까? 예술의 객관적인 기준이 과연 존재하는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로 가득했다.

처음에는 앙숙처럼 보였던 볼로디아와 스카르파는 극이 전개될수록 가까운 사이처럼 보인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으면서도 이해하는 말을 종종 언급하고 서로를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꾸준히 지켜보는 모습을 보인다. 자신의 감수성을 표현하고 작품을 만드는 작가와 그 작품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하는 비평가는 역할은 다르지만 공통된 작품을 가지고 말하기에 아주 작은 연결고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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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두명이 연극을 이끌어 나아가는 것은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나 대단한 일이다.

엄청난 대사량을 매끄럽게 소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말도 안돼. 어떻게 저 대사들을 다 암기할 수 있는거지?'라고 끝없이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서로 호흡을 맞춰가며 연기하는 이 상황이 현실인 것 처럼 보이기도 했다. 연극을 보는 것이 아닌 그들의 현실을 관찰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만큼 그 많은 대사들을 외우고 연기한 배우들의 몰입에 빠져들었다.

배우들의 연기 말고 내가 관심있게 본 것은 바로 '조명'이다. 사실 그전까지는 조명은 단순하게 장면이 바뀌기 전에 꺼지고 켜진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기억하다'라는 조금 어둡기도 하고 사회적인 이슈와 연관된 연극을 보니 조명은 사람의 심리와 긴장감을 잘 표현하는 매개체였다. 그래서 이 연극도 조명의 밝기를 통해 심오하면서 인상깊게 남아야할 장면들을 표현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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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고 어려운 연극이었던만큼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두 배우가 끝없이 대사를 주고받다 보니 놓치는 대사도 생겼고 스토리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스토리를 깊게 이해하지 못하니 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궁금증이 많다는 것은 내가 이 연극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생소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연극을 이끌어나간다면 조금은 친절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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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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