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이 모르는 '슈퍼주니어' [음악]

글 입력 2017.11.1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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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2년차, 슈퍼주니어가 돌아왔다. 많은 사람들은 슈퍼주니어를 ‘쏘리쏘리’와 같은 후크송으로 기억하고 기계음 가득한 댄스음악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예능에서의 재미있는 모습 때문에 ‘슈퍼주니어가 음악적으로 할 만한 얘기가 있으려나?’ 싶은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도 엄연한 가수로서 지난 12년간 쌓아온 것들이 적지 않다. 따라서 슈퍼주니어의 오래된 팬으로서 그들의 12주년과 8집 컴백을 축하하며 그들의 음악적 면모를 살짝 소개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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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슈퍼주니어의 진면모는 ‘의외로’ 발라드 및 미디엄 템포의 수록곡을 통해 드러난다. 비록 타이틀곡 선정에는 기복이 있었을지라도 수록곡에서는 꾸준히 명곡들을 뽑아냈다. 수록곡들을 통해 드러나는 슈퍼주니어의 가장 큰 장점은 음색이 따뜻하고 부드럽다는 것이다. 예성, 규현, 려욱의 안정적인 보컬라인을 기반으로 전반적으로 튀는 멤버 없이 안정된 소리를 낸다. 많은 사람들은 슈퍼주니어의 댄스곡만 듣고 그들의 가창력을 의심하곤 하지만 발라드 곡을 들어보면 ‘놀랍게도’ 감미롭고 듣기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노래의 가사 역시 아름다운 곡들이 많아 그들의 음색뿐만 아니라 가사를 찬찬히 곱씹으며 듣는 것도 좋다. 따라서 슈퍼주니어의 발라드 및 미디엄 템포곡들을 정규 앨범 중심으로 몇 곡 추천해보고자 한다. 먼저 2000년대 감성이 물씬 풍기는 1집의 수록곡들 중에서는 ‘You are the one’을 참 좋아한다. 또한 2집의 ‘사랑이 떠나다’는 슈퍼주니어의 전체 발라드곡 중 가장 아끼는 노래이다. 3집의 경우, ‘reset’이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어서 4집에서는 ‘나란 사람’, 5집에서는 ‘My love, My kiss, My heart’를 추천하고 싶다. 6집의 ‘머문다’와 7집의 ‘사랑이 멎지 않게’, ‘Island’ 또한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었으면 하는 곡들이다.

이렇게 아끼는 곡들이 많았었기에 한동안은 팬이면서도 타이틀곡 보다는 수록곡에 더 마음이 갔던 것을 고백한다. ‘쏘리쏘리’의 초대형 성공 이후로 ‘SJ Funky’라는 이름 하에 ‘미인아’, ‘미스터 심플’, ‘sexy, free & single’ 등 다소 비슷한 부류의 타이틀곡이 연이어 등장했기 때문이다. SM과 슈퍼주니어 측은 이러한 펑키한 느낌의 노래가 슈퍼주니어만의 색깔이라 굳게 믿었던 것 같지만 팬인 내 입장에서 봐도 그건 역시 좀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쏘리쏘리’는 2009년도에 불었던 ‘후크송’ 바람을 타고 성공을 거둔 것이었을 뿐이었고 다음 앨범들에서는 새로운 모습을, 좀 더 그 때의 트렌드에 발맞춰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야 했다. 슈퍼주니어가 그들의 ‘스타일’에 머무르는 사이 대중들과는 멀어져 버렸다. 그렇기에 한동안 사람들에게 슈퍼주니어의 이미지는 ‘예능 잘하고 웃기지만 노래는 기계음 투성이의 그저 그런 댄스곡인 그룹’ 정도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후로 몇 년을 돌고 돌아 슈퍼주니어는 2014년도 7집 ‘마마시타’에서 조금씩 기존의 스타일을 탈피하기 시작했으며 10주년 스페셜 앨범인 ‘데빌’에서 드디어 트렌디함을 갖춘 타이틀곡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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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년여 만에 돌아온 이번 8집 ‘Play’의 타이틀곡 ‘Black Suit’는 기계음 없이 슈퍼주니어 멤버들의 보컬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으며 흥겹고 신나는 멜로디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후크송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중독성 마저 겸비한 곡이다. 군복무로 인해 주요 보컬라인 멤버들인 규현과 려욱이 빠져있는데다 평소보다 확연히 적은 활동 멤버 수로 인해 걱정했지만 빈틈없이 알찬 이번 타이틀곡은 팬들의 우려를 씻어주기에 충분했다. 2009년 이후로 지난 몇 년간의 방황 때문인지 대중들로부터는 큰 반응이 나오지 않아 음원 성적은 그리 좋지 않지만 참으로 오랜만에 수록곡들보다도 더욱 마음이 가는 타이틀곡이 나왔기에 팬으로서는 매우 만족스럽다. 또한 선공개곡 ‘비처럼 가지마요’는 멤버 ‘동해’가 작곡, 작사에 참여한 곡으로서 서정적인 가사와 아름다운 멜로디가 돋보인다. 멤버들의 발전된 보컬 실력도 눈에 띄는데 특히 희철의 안정적인 고음과 신동의 멋진 음색이 주목할만한 포인트이다. 그렇지만 이번 앨범에서 정통 발라드곡은 이 곡뿐이라는 점은 다소 아쉽다.

수록곡들을 살펴보자면 ‘scene stealer’는 타이틀곡 최종 후보였던 만큼 ‘Black Suit’ 못지 않은 존재감을 뽐낸다. 랩으로 시작하여 최신의 트렌드를 가장 잘 반영하는 느낌이며 전반적으로 상당히 세련된 인상을 준다. 현재의 타이틀곡인 ‘Black Suit’보다 화려한 느낌은 덜하지만 이 곡이 타이틀이었더라면 음원성적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편 ‘The lucky ones’는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정말 좋은 곡이라며 몇 번이고 언급할 만큼 멤버들의 사랑을 받는 곡이다. 달콤한 가사와 멜로디로 인해 편하게 듣기 좋다. ‘시간 차’와 ‘예뻐보여’는 공익근무 중인 멤버인 ‘규현’이 참여하여 팬의 입장에서는 그의 목소리를 오랜만에 들을 수 있는 반가운 곡이다. 또 규현이 뛰어난 보컬의 소유자인 만큼 그의 참여로 인해 곡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I do’는 팬들에게 바치는 곡으로서 애정이 샘솟는 가사와 멜로디를 지니고 있다. ‘Good day for a good day’, ‘Runaway’, ‘Spin up!’은 모두 신나는 느낌의 댄스곡들로서 기분 좋게 들을 수 있으며 콘서트에서의 무대가 기대되는 노래들이다. 

전반적으로 이번 8집은 슈퍼주니어가 주는 밝은 에너지와 어울리는 밝고 경쾌한 느낌의 앨범이며 과거의 방황에서 벗어나 트렌디함 또한 갖추고 있다. 또한 기계음을 최소화 하고 멤버들의 보컬을 오롯이 살리고 있어서 듣기에도 편하다. 따라서 그 동안 슈퍼주니어의 노래에 일종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던 분들에게도 이번 8집 앨범은 한번쯤 들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만약 그들의 음색이 마음에 들었다면 다른 앨범들도 찬찬히 탐색해보시길. 정말 보석 같은 곡들이 꼭꼭 숨겨져 있으니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라 장담한다. 부디 이번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이 슈퍼주니어에 대한 편견을 벗고 그들의 매력을 조금씩 알아가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본다.


[차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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