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곳에 나비가 있었다 2017. 11. 13
동네 입구에서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주던 금은방이 비워지고 ,"임대"라는 문구가 붙었다. 금빛으로 반짝이는, 오래된 벽시계들이 벽을 가득 채우고 있던 금은방. 늘 여유로운 사장님이 계신 따뜻한 그곳을 보며 지나치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곤 했다. 직접 들어가 본 적은 없지만, 늘 집에 가는 길, 환한 빛을 밝히며 언제나 그 자리에 있던 곳이 사라지니 내심 섭섭했다. 금빛으로 따뜻하게 빛나던 금은방의 모든 물건이 사라지고 그저 까만 어둠만 남았다.
그런데 반짝이는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흰색 나비가 팔랑이며 날고 있었다. 그 어두 컴컴한 가게 안에, 마치 금은방의 따뜻함을 혼자 추억이라도 하듯이, 너무나 연약하고 빛나는 하얀색 나비가 날고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나비는 투명한 문에 와 앉았다. 문을 열어주려 처음으로 문을 당겨보았지만 닫혀있었다.
이후 금은방은 빵집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금은방이 아닌 모습이 익숙해지지 않는다. 해가 지날수록 동네의 오래 된 가게들이 점점 사라져간다. 그래서 그 추억마저 사라지는 것 같았던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그 기억을 모두 가지고 있는 듯한 나비를 보고, 시간은 지나지만 옛 기억만은 그대로라는 걸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