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마을의 귀환, 다양한 사람들과의 공존. 그리고 회복. [문학]

글 입력 2017.10.3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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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귀환
- 다양한 사람들과의 공존. 그리고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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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마을’과 ‘공동체’ 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와 그다지 잘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다. ‘마을’은 주로 시골에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것을 뜻하는 경우가 많고, ‘공동체’라는 단어는 개인주의적 삶의 방식이 너무나도 흔한 우리 사회에서 점차 그 의미를 잃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마을 단위로 더불어 살았던 예전의 시골에서는, 마을이라는 말에 암묵적으로 공동체라는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도시에서 ‘마을공동체’를 만든다고 하였을 때, 내게 이러한 활동은 관계의 회복으로 다가왔다. 곧 이웃 간의 관계라는 것이 거의 없는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는 곳을 만들어 주자.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공존하며 나아가자,  고 장려하는 것이다.





서울시에서 본격적으로 실시하게 된 마을공동체사업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였는데, 당시 체험학습 주제로 ‘마을공동체’에 대해 조사하고 몇 곳을 방문하였던 경험이 있다. 이전에는 보통 범죄율이 높은 동네에 벽화를 그려주거나, 범죄예방디자인(CPTED)를 적용하여 마을이 재생되는 경우를 주로 알고 있었는데, 이는 주로 외부적인 차원에서 마을의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는 것에 한정되었다.

그러나 이에 더 나아가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마을을 결속시키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작은 활동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비단 서울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지역 주변에서도 크고 작은 공동체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활동들이 사회적인 흐름을 어느 정도 반영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아파트 생활에 익숙했던 나였고, ‘층간 소음’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면서 ‘마을공동체’라는 생활방식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마을공동체에 관한 한 가지 의문.

「마을의 귀환」은 당시 마을공동체에 관심을 가지고 접했던 책인데, 이번에 다시 읽어 보면서 이전에 미처 보지 못했던, 자세한 부분까지 주목하여 볼 수 있었다. 책에서는 서울시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다양한 마을공동체의 형태와 그에 따른 사례들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어 있다. 이에 더하여 영국의 마을공동체를 소개하여 우리나라의 마을공동체를 조금 더 지속가능하게 하는 방안들,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들을 탐구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단지 이상적인 시골 마을로만 생각했던 마을공동체에 대한 의문점을 가지게 되었는데 곧 마을공동체의 ‘포괄성’에 관한 것이다. 곧, 마을공동체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주민의 범위가 특정한 사람들로 한정되어, 유사한 목적을 추구하는 주민들끼리만 결속하는 일종의 이익집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빈곤 가구,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혹은 현대사회에서 증가하는 청년 1인 가구 등 마을의 주요 관심사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한 공동체 안에서 생활할 수 있는가? 마을이 다양한 사람들을 포괄하지 못한다면, 마을의 ‘소수자’들에게 필요한 관계망이 제대로 형성될 수 없다. 오히려 마을만들기를 ‘그들만의 교류‘로 생각하며 이전보다 심리적으로 더 소외감을 느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마을공동체가 다양한 사람들을 포괄하여, 마을 주민들의 전체적인 교류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순히 ‘마을 내 비슷한 사람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모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 사람 모두와 함께 살아가는 방안을 찾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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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 모두와 공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 마을공동체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체에 통합되기보다는, 각자의 특성이 공동체의 성격을 변화시키도록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 각자의 특별한 개성 하나하나가 존중받고, 공동체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이다.

더하여, 다양한 사람들을 포괄하기 위해서는 마을공동체의 주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가령 고양시 행신동 마을공동체에서는 아이들, 노인들, 동네에 오래 산 토박이 분들, 새로 이사 온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초대되어서 주민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것을 읽어주고 공개적으로 인터뷰를 하는 행사가 있다. 책에서 소개된 관악주민연대는 관악구 임대아파트 주민들에게 먹을거리를 나누어 주는 활동을 진행 중이고, 이에 더 나아가 문화가 중심이 되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까지도 포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러한 작은 시도들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존중하여, 마을공동체 활동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전에 인터뷰를 진행하였던, 재미있는느티나무온가족도서관의 이승희 관장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함께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에요. 외적으로는 함께 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마음까지 함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공동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공동체를 실현한다는 것은 수련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당시 그 말씀을 들었을 때는 사실상 공동체의 일원이 아닌 나로서는 공감할 수 없었지만, 「마을의 귀환」에서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그 말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관심사, 나의 필요와 비슷한 것을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필요와 생각들을 존중하며 함께 나아가는 것이 마을공동체의 지속과 성장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쉽지만은 않겠지만, 오히려 작은 단위의 마을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주민들 간 관계를 회복한다면, 더 큰 단위인 사회에서도 이러한 과정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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