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던 국악기행 - 남도의 멋
7시에 일이 끝나는 동생을 만나 함께 간다는 생각에 출발할때 조금 여유를 부렸더니 아슬아슬하게 공연시작 시간 5분전에 도착했다. 서둘러 입장을하고 조금 시간이 지나자 스크린을 통해 남도를 알리는 영상을 먼저 상영해주었다. 정겨운 풍경과 전통적인 느낌이 남아있는 시장이 주 배경이었다. 아주 짧은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었다.
해설자인 김용우 선생님은 멋진 목소리와 우리 옷이 잘 어울리는 준수한 용모를 지닌 분이셨는데, 젊은 국악인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 검색해보니 68년생 이셨다. 조금 오버해서 20년은 젊어보이는 엄청난 동안외모를 지니셨다. 중간중간 관객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을 덧붙여 주기도 하고, 정확한 이해를 위해 직접 남도느낌을 담아 노래도 한곡조 해주셨다. 또한 연주자분들이 준비하는 동안에는 중간중간 이런저런 말이나 농담등을 해주시며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어 주셔서 덕분에 관람이 훨씬 수월했다.
1부에서는 남도지역의 전통음악인 남도시나위와 해남씻김굿 중 제석가를 들을 수 있었다. 가장먼저 연주된 음악은 남도시나위였다. 정말 듣는 내내 연주에 흠뻑 취해 있었다. 현악기 연주자분들의 떨림이 격렬하면서도 어딘지 애잔했다.(바이올린등 서양악기의 비브라토와는 닮은듯하면서도 다른느낌이었다.) 동생이 퓨전국악보다 전통국악이 떨기를 더 많이 쓴다고 옆에서 작게 설명해 주었다.
이어서 진행된 순서는 해남 씻김굿의 명맥을 이어 오고 계신 이수자 명인의 제석가 였다. 이수자 명인은 평소 다른지역으로 공연을 잘 다니시지 않는다고 하신다. 이번기회에 살아있는 진짜 우리음악을 들을 수 있어 너무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씻김굿'은 원래 망자의 혼을 달래주는 음악이라고 한다. 그중 이번공연을 듣는 관객들을 위해 살아 있는 이들에게 명과복을 빌어주는 '제석가'를 불러주셨다. 공연을 관람한 덕분에 명과 복을 받게 되다니 행운아가 된것 같았다.

2부에서는 남도음악을 새롭게 재해석한 퓨전 국악이 연주되었다. 2부가 시작함과 동시에 안쪽에 있던 커튼이 열리고 커튼뒤에 미리 세팅되어 있던 무대가 앞으로 나왔다.
불이 꺼지고 은은한 푸른빛 조명이 깔렸다. 짙푸르게 물든 무대위로 반짝이는 인공조명이 마치 어스름한 저녁의 별빛같이 아름다웠다. 현대적으로 해석한 음악속에서 남도특유의 꺽기를 느껴보라는 김용우 선생님의 해설이 있었지만 솔직한 입장으로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슬픈듯 하면서도 아름다운 음악은 정말 좋았다. 육자배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연정가는 다시 듣고 싶을 정도로 분위기와 감성 전부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 순서로 나온 남도찰현도 흥과 매력이 있었다. 찰현악기라고 하면 활을 현에 문질러서 소리를 내는 악기를 의미한다. 해금, 소아쟁, 대아쟁등 찰현악기의 매력을 느낄수 있는 공연이었다.
공연을 보기 전까지는 사극에 나오는 퓨전 국악은 좋아했지만, 전통국악은 다소 난해했다는 동생은 이번 남도시나위를 듣고 전통국악의 매력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고 감탄했다. 또한 거문고 소리에 반했다며 거문고를 배우기로 결심했다. -동생은 어렸을때 가야금과 해금을 배울 기회가 있어서 국악에 나보다 훨씬 친근하다.
공연이 끝나고도 자꾸 어슬렁 거리던 동생이 오경자 거문고 연주자을 뵙자 인사드리며 대뜸 거문고가 배우고 싶다고 했다. 연주자분께서 감사하게도 반가워하시며 그자리에서 즉석으로 2부공연을 위촉 연주해주신 팀과 연결해 주셨다. 이번주부터 거문고를 배운다는 동생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나역시 우리음악, 우리것에 대한 애정이 마음속에서 솟아올라 뭐라도 배우고 싶어졌다.
꼭 국악이 아니라도 서예나 한국화, 한국무용등 전통문화를 더 폭넓게 알고 싶어지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가야금을 연주하는 연주자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