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가을향기

민트새개 헤드폰을 따라 떠나는 대학로의 가을향기
글 입력 2017.10.2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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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로드씨어터 연출가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무대에서 연기자가 쓰러지거나,
이탈해도 관객들을 놀라지 않아요.
연극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거짓'임을 알고 있죠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백견이 불어일행
잊을 수 없는 공연을 선물하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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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혜화역 2번 출구에 마로니에 공원 가보셨나요?
울퉁불퉁 회색 화강암 바닥에
빠알간 벽돌 건물이 둘러 싸여있는 공원
버스킹을 하는 사람, 분주하게 걸어가는 사람, 연극을 기다리는 사람
각자의 이유로 마로니에 공원은
언제나 사람들이 북적북적 모여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 대학로 예술 소극장으로 들어가
<대학 로드씨어터2> 라는 포스터를 따라 매포소로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표를 팔목에 두르고 각자 민트색 헤드폰을 하나씩 받아갑니다.

 
2.jpg
 

공연이 시작됩니다 자! 저를 따라오세요
유니폼을 입은 스텝에 말을 따라서
사람들이 헤드폰을 끼고 우루루 공연장 밖으로 나가기 시작한다.

나레이션에 빨간머리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우린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 서울대학병원
대학로 뒷골목 혜화역을 천천히 돌며
가을 향기에 빠져들었다.


3.jpg
 

헤드폰 속 나레이션에서는
빨간머리 여인과 여인의 연인이었던 한 남성이
자신들만의 대학로 이야기를 속삭인다.
 
나에게 이 공연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웠다.
이어폰을 끼고 혼잣말을 하면서 다니는 나는
헤드폰을 끼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걸어가는 것이 어찌보면 익숙했으며,
또 나의 일상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공견의 형태로
만들어 진것을 체험해보니 새로웠다.


4.jpg
 
 
나레이션이 끝나갈 무렵,
우리는 처음 헤드폰을 받았던
소극장 공연장으로 들어왔다.
저 무대 위에서 오늘의 일상들이 하나씩 등장하였고
나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요즘 '빅피쳐' 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쓰이고 있다.
내 상황에 작은 그림이 아닌 전체(빅피처)를
보라는 의미다. 나는 올해 중 아마 가장 큰 빅피처를
이 공연을 통해 보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중을 위하여 스포일러는 잠시 삼가하는 것이 좋을것 같다.

새로운 형태, 새로운 느낌, 공간, 공기, 날씨, 시간, 일상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나의 하루를 스쳐가는
모든 것이 결국 내 중심이 아닌
세상의 중심 속에 '나'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공연이었다.


파란하늘 바라보며
커다란 숨을 쉬니
드높은 하늘처럼
내 마음 편해지네
텅 빈하늘 언제 왔나
고추 잠자리 하나가
잠 덜 깬 득 영성히 돌기만
비잉비잉
                              아이유 (가을아침)


[김누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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