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행] '덕질'을 행하다, Prologue

글 입력 2017.10.22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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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한다는 것은 기이한 일이다. (‘이상하고 기묘하다.’라기 보다는 ‘놀랍고 신비롭다.’고 보는 것이 좋겠다.) 온통 나로 이루어진 일상에 내가 좋아하는 너는 어느새 자연스레 한 부분을, 꽤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너는 사랑하는 애인이 될 수도, 함께 살고 있는 반려동물이 될 수도, 혹은 TV속 연예인이, 운동선수가, 음식이, 식물이, 물건이 될 수 도 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좋아할 수 있다.

 좋아하기 시작하면 사소한 부분에서 대단한 의미를 찾게 된다. 그 사소함에 우리는 울고 웃는다. 좋아한다는 이유로 너의 모든 것은 나에게 한없이 특별해진다. 그 특별함은 너를 좋아하는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그 특별함에 기인해 우리는 우리의 것들을 아낌없이 할애한다. 좋아한다는 것은 기이한 일이다.


덕질 :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찾아보는 행위를 이르는 말


 ‘덕후’란 한 분야에 미칠 정도로 빠진 사람을 의미하는 ‘오타쿠’를 한국식 발음으로 바꾼 ‘오덕후’의 줄임말이다. 왜인지 이전의 ‘덕후’는 비호감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집에 틀어박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만 몰두해,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는 사회성이 결여된 존재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덕후’란 더 이상 그러한 존재가 아니다. 이전과는 다르게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존재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이들이 해나가는 일이 ‘덕질’이다. 좋아하는 것에 아낌없이 열정을 쏟아 붓는 것. '덕후'는 이전의 부정적인 의미를 모두 지우고, 어떤 것을 더 열렬히 좋아하는 사람들이란 의미만을 남겨두고 있다. 어쩌면 삶을 더 열렬히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이라 여겨도 좋을 것 같다. (이러한 사람들은 새로운 생산자가 되고 있기도 하며, 그 전문성 자체로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존재가 되고 있다. 이에 ‘덕후 경제’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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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덕질’이란 청춘과 같다. 도통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르겠다는 소리를 듣고 자라온 유년시절, 그 고요하고 잔잔하던 시절을 지나 삶을 열렬히 살아가게 된 계기가 ‘덕질’의 시작이었다. 나를 위해 사는 방법을 몰랐던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위한 삶을 살게 되었고, 이는 돌고 돌아 현재 나의 삶, 나를 위한 삶 그 자체가 되어주었다.

 좋아하는 것들, 굳이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나의 아이돌을 위해 나의 시간과 돈, 마음까지 서슴없이 할애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단지 ‘좋아서’였다. 함께 지나온 시간들은 뜨겁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나는 무언가에 대한 열정이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 믿기에, ‘덕후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믿는다. 나의 청춘은 이들과 함께 시작되었고, 이들과 함께 진행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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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리저리 흔들리는 청춘을 함께 하는, 나에게 있어 이 시절 그 자체인 나의 덕질, 나의 청춘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미술을 전공하던 고등학생에서, 예술경영을 전공하는 대학생으로 변화한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음악과,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적게 될 것이다.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미지 출처] JBJ-Fantasy MV


[김수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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