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재주 있는 '제주' [여행]

글 입력 2017.10.02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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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 있는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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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화, 해녀박물관 전망대에서 바라본 제주


바람이 가득한 제주에 또 다른 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가 오래되었다. 제주로 이주한 수많은 육지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제 모르는 이보다 아는 이가 더 많을 만큼 익숙한 것이 되었다. 몇 년전부터 제주를 향해 불어 간 바람은 이제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변해가고 있을까?

그 변화를 따라 제주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재주가 늘었다. 각자의 재주를 가진 재주꾼들이 정착해 공방을 만들고, 무언가 색다른 것들을 판매하고, 자신만의 감성 가득한 공간을 꾸려 사람을 모으는 일들이 나날이 늘어간다.

한쪽에서는 제주가 본 모습을 잃고 상업적으로 변해간다고 걱정하는 시선들이 있지만, 제주의 멋을 해치지 않으면서 제주의 또 다른 멋을 가꾸어 가는 쪽도 분명 존재한다. 어디에나 사람이 늘면 환경도 많이 파괴되고, 모습도 변화한다. 중요한 건 보다 덜 오염시키는 정도의 문제가 아닐까.

수년 전부터 제주 관광의 핵심이 되어왔던 서귀포는 여전히 번화하고, 이제는 어느 곳 하나 변두리라 할 수 없이 모든 제주가 핫(hot) 하다. 투기꾼들의 거센 제주 바람도 이젠 들어설 자리가 없을 만큼, 제주는 이미 너무나 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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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는 저마다의 특색을 자랑하는 소품숍이 많이 있다.



잠시 머무는 것으로 어찌 이 섬의 모든 변화를 감지할 수 있을까 싶지만, 육지 사람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제주는 아직도 미완이고 가능성이다.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건물을 새로 짓고, 땅을 사서 투기를 하는 시선에서의 가능성이 아니란 말이다. 도시의 빼곡함이 답답하고, 자연과 벗 삼아 멍하니 살고픈 이들이 정착해 내려간 섬. 그 섬의 보물은 여전하다. 제주의 바람은 한결같이 거세며, 제주의 물빛은 여전히 곱다. 파괴하지 않고 본래의 모습을 지켜가면서, 본래의 모습과 어우러지는 조화를 생각하면서, 섬이 주는 아름다운 가치들을 소중히 여기면서, 새로이 정착한 재주꾼들의 재주가 빛을 발할 수 있다면. 이 섬, 다시 한 번 가치롭지 않을까. 



[에이린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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