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탁자 위의 소소한 일상처럼, 더 테이블 [영화]

테이블을 다녀간 이들의 이야기
글 입력 2017.09.2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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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테이블 포스터2.jpg
 

  
Prologue.


더 테이블이라는 영화는 오래전부터 보고 싶어했던 영화였다. 평소 좋아하던 여배우들이 출연해서이기도 했지만, 아련하면서도 회색빛이 도는 영화의 색감이 나의 일상을 꼭 특별하게 해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짬이 나지 않아 망설이던 중,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진행하는 감독님과의 씨네 토크 일정을 마주치고 나서야 급해진 마음으로 영화를 보러 나섰다.
 
 
더테이블 에피1.jpg
 

 
Synopsis. 작지만 큰 이야기


‘더 테이블’은 같은 날, 같은 테이블을 다녀간 네 쌍의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만으로 이루어진 영화이다. 그래서 스토리 라인이 탄탄하거나 장소의 이동이 많은 영화와는 그 구성과 편집이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누군가 영화가 어땠느냐고 물어본다면 ‘잔잔한 단편 영화, 일상을 담은 영화’라는 말에 모두 담을 수 없는 특별함이 느껴져 나에겐 이 영화가 오래 기억에 남을 것만 같다.
 
톱스타가 된 여배우와 그녀의 눈치 없는 첫사랑, 하룻밤을 함께 보낸 뒤 오랜만에 마주한 커플, 결혼식을 위해 만난 가짜 모녀, 결혼 앞에서 흔들리는 헤어진 연인. 이 네 쌍의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의 내용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 어떤 이는 대화를 통해 새로운 시작을 하고 어떤 이는 헤어짐을 확신하지만 그 시작과 헤어짐이 크게 대비되지 않는 잔잔함으로 표현되어 영화가 담은 일상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더테이블 에피2.jpg
 

 
감상 포인트 1. 소리의 공백


같은 공간 안에서 나누는 대화가 내용의 전부이기에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배우들의 표정과 대화 사이의 정적과 기다림이 주는 긴장감 혹은 설렘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의 대화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나 연인, 처음 만난 이들의 것이다 보니 대답을 기다리는 시간 동안 느껴지는 소리의 공백이 보는 이에게 답답함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나는 그 상황에 무척이나 공감하는 관객이었다. 내가 한 말을 상대는 어떻게 생각할까, 내 말에 어떻게 대답할까, 무슨 말을 꺼내야 할까 등 대화를 하며 스스로 던지는 많은 질문과 고민의 순간들이 영화에서 생략되지 않고 여과 없이 보여지는 것이 신선하고도 재미있었다.
 
또 이들의 대화가 끊길 때면 들리는 조용한 클래식 삽입곡도 영화의 감성적인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대화의 내용 자체가 잔잔하기도 했지만, 간간이 느껴지는 긴장의 완급을 조절하는 데에 클래식 곡이 좋은 몫을 해주었다.
 

더테이블 탁자.png
 

 
감상 포인트 2. 소품 선택


이것은 씨네 토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공간은 원래는 카페 공간이 아니라고 한다. 장소는 감독님 지인의 작업실, 등장하는 소품들은 연출진들이 자주 가는 단골 가게의 그림, 가구라는 것이다. 작은 소품들이 오밀조밀 모여 영화가 된 사실도 재미있었지만, 영화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것들이 아니어서 씨네 토크를 통해 영화의 여운을 더 오래 간직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행히 그 비하인드 스토리는 영화가 주는 감성의 연장선에 있어 그 이야기가 자연스레 내 일상으로 옮겨오는 것을 느꼈다.
 
사실 나는 잔잔한 로맨스나 단편 영화를 좋아하는 취향은 아니었다. 극적인 전개로 흐르는 스릴러를 선호했지만, 더 테이블과 같은 영화의 감성이라면 내가 볼 영화의 스펙트럼을 더 넓혀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이어야 할 것 같은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아니라도, 감동의 큰 울림을 주지 않더라도, 한편으로 이렇게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영화가 앞으로 더 끌릴 것 같다. 어쩌면 ‘더 테이블’이 그 터닝 포인트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더테이블 에피4.jpg
 
 



누군가의 일상일 듯한 작은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 더 테이블.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 텅 빈 영화관을 떠나는 왠지 모를 쓸쓸함을 꽉 채워준 씨네 토크까지. 작은 행복감이 몽글몽글하게 마음을 편하게 만들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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