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별이 된 작가들과 만나는 책,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

나무 발전소의 신간,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
글 입력 2017.08.2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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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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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명의 작가들의 삶을 만날수 있는 작고 아담한 책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를 읽었어요. 가볍게 들고 다니기에도 딱 좋은 사이즈! 예쁜 표지가 눈에 띄이는 책이었는데 내용은 저에게 그렇게 쉽지는 않았어요. 작가들의 삶을 이해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듯. 그것도 무려 11명이나. 다행히 무겁지않아서 계속 들고 다니면서 몇번씩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11명의 작가의 삶을 담았다고 하기에는 꽤 짧은 글들이었는데요, 시는 아니지만 어딘가 시적인 언어들을 통해 그들의 삶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마음에 잘 와닿았습니다. 현실인듯 현실이 아닌 듯한 시점의 글들에 SF소설을 읽는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기분, 따뜻한 마음들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마치 그 감정에 내가 빠져들듯이, 가까운 친구의 깊은 상실감에 대해 공감할 때와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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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 책을 통해 11명의 작가들의 삶을 만났다는 점도 좋았지만, 그 만남의 과정에서 숨어있는 12번째 작가, 김상미 작가는 개성넘치는 자신만의 언어들을 통해 중개자의 역할로 책속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마치 각각의 작가들과 직접 마주하고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생생한 언어들로 그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설명문보다 더 정확한 모습으로, 이들을 이렇게 인상깊게 만날수 있게 해주는 시적언어들로.

 살아있는 것처럼 그려졌다가도 어느 순간 한 공간에 있을수 없는 이들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되면 저를 조금 쓸쓸한 기분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특히 작가들의 생몰년도가 적혀 있는 페이지가 왜이렇게 쓸쓸하게 느껴지는지요. 정말 작가의 표현처럼 그들은 활활 타서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고 그들의 언어만이 재처럼 우리에게 남겨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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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두 명의 작가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과 폴 발레리의 생몰년도가 잘못 기재가 되어있었어요.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은 1809년~1852년, 폴 발레리는 1871년~1945년이었습니다. 책 읽으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래요.)

 책에서 11명의 작가에 대해 다루고 있는 부분도 좋았지만, 저는 특히 마지막 김상미 작가의 에필로그을 읽으면서 마음찡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작가가 이제는 세상에 없는 11명의 작가들과 이렇게 생생하게 소통하는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알것 같았어요. 작가가 사랑하는, 하지만 더이상 볼수 없는 이들과 소통하는 방법. 우리곁을 떠나 별이나 새, 달팽이가 되었을 사람들과 만나는 방법. 그것이 바로 문학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한편으로 글을 통해 이렇게 그들과 너무나 잘 만나고 있는 작가가 부럽기도 했구요.

 
 어느새 하루가 저물고 있다. 나는 그들과 함께 앉아 석양을 바라보는 것이 참 좋다. 그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나는 그들이 그립다. 그들은 이미 이곳을 떠나 별이 되었거나 새가 되었거나 달팽이가 되었거나 꽃이 되었을텐데... 그래도 나는 그들이 그립다. 그들의 책을 펼치고, 그들의 꿈을 꾸고, 구두 굽이 다 닿도록 그들의 문학위에 서성이는 게 좋다.

-에필로그 중


 사실 저는 이책에 나오는 많은 작가들과 작품을 통해 만나본적이 없었는데요, 한번쯤 날을 잡아서 한분 씩 만나봐야겠습니다! 그들과 충분히 깊이 잘 소통할수 있도록 마음의 여유가 있는 시간들이 저에게 주어지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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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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