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음악에 의한, 음악으로 인한 특별함이 있는 곳. 초원서점 [문화 공간]

염리동 음악서적 전문 서점
글 입력 2017.08.13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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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의한,
음악으로 인한 특별함이 있는 곳.

초원서점



1인 출판, 독립 서점의 은은하게 퍼지는 강세가 예사롭지 않다. 아니, 이미 예사롭지 않게 된 지 꽤 오래되었다고 해야 적절하겠다. 서울 시내는 물론이고 전국의 조용한 동네 어귀 어딘가에 개인이 운영하는 소소한 서점들이 여럿 문을 열었다. 이미 오래전 문을 열고 지금의 시대를 맞이한 서점들이 있는가 하면, 처음부터 색다른 생각을 바탕으로 야심 차게 문을 연 서점들도 상당수이다.

초원서점도 그 행보에 굵직하게 자리하고 있다. 사실 매출을 성공의 척도로 따진다면야, 실상을 파헤쳐 본다고 해도 그다지 '큰돈' 만지기는 어려우리라는 생각이 든다지만, 어찌 돈만이 성공이고 행복이랴. 애당초 매출을 높이고 큰돈을 버는 것에 행복의 축이 있었다면, 지금처럼 수많은 다양한 독립서점들이 출몰하는 일은 없었겠지.

현실이야 예상보다 진흙탕 구정물이든, 예상외로 조금 거친 꽃길이든, 혹은 오직 '마이 웨이'이든, 나 홀로 행복 예찬이든, 그 무엇이건 간에. 정교하게 기획하고 다듬어진 세련된 문화공간 이상으로 지금의 독립서점들이 보이는 행보는 참으로 소중하고 정겹다.

서울에 한정해서만 살펴보아도, 독립서점이 출몰한 곳들은 일정하게 지역을 형성하기 시작했는데, 망원동, 홍대 앞, 해방촌, 연남동, 이태원 등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소위 '핫(hot)'한 동네에 주로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초원서점이 있는 곳 역시 이대 근처의 지역으로 번화가와 '핫'함이 아주 멀리에 있지는 않은 위치다(아주 멀리에 있지는 않다고 굳이 언급하는 것은 살짝 거리가 있다는 의미이기도 함. 같은 지역 내에 있으나 언덕길을 조금은 올라야 보석을 발견할 수 있는 그런 위치. 느낌이 오는가?).

언덕을 올라 조용한 동네를 조금만 헤매면 금세 서점이 나온다. 이름도, 분위기도 실로 정겹다.

응답하라 1988에 나올 듯한 복고풍의 인테리어와 나지막이 뚝심 있어 보이는 어여쁜 주인장, 그리고 하루 종일 서점에서 흘러나오는 각종 음악들에 취해 하염없이 꾸벅하고 있는 온순한 강아지 한 마리. 아이덴티티도 이런 아이덴티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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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을 찍을 당시만 해도 글로 써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던 지라, 주인장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찍지 않은 사진입니다. 혹시 확인하신다면 혜량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점과 온순한 녀석의 잠자는 모습을 함께 담았는데, 이렇게 공식적으로 올리게 되었네요.


그런데 어디 이뿐이랴, 사실 이 서점은 아주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다. 이름하여 '음악 전문' 서점.
서점의 모든 책들이 음악과 발뒤꿈치 하나라도 엮여 있으니, 이 얼마나 명확한 아이덴티티란 말인가. 게다가 선곡은 또 얼마나 훌륭한지. 주인장의 안목과 있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이 세련된 복고미(美)에 찬사를 보내는 바.

염리동 개발이 한창이라 하는데, 부디 꿋꿋이 살아남아 오아시스 보다 더 청량한 공간으로 남아주길 바란다(사실 이번 글은 바람을 넣어, 사심을 살짝 담았음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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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곡하게 쌓여있는 카세트 테이프와 LP판이 정겹다. 오래된 가구의 참 멋을 살릴 줄 아는 진정한 복고 프로. (혹시 볼지도 모를 서점 주인장님께. '샹송' 책을 샀던 사람이라 일컬어 둡니다. LP판을 파느냐 물으니, LP가 많이는 없다고 하셨더랬지요.)


[에이린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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