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바흐 - 고전의 아름다움, 그 자체 [공연예술]

바흐의 음악에서 찾는 고전의 아름다움
글 입력 2017.07.31 15:2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고전의 아름다움, 고전의 멋.

  우린 옛 것의 어떠한 점에서 '아름답다'라고 느끼는 것일까? 사실 사람들은 고전적인 것에 대한 어떠한 '동경'이나 '신비감'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몇 백 년 전에 지어진 건물을 보며 경외감을 가지는 것도, 한복을 입고 한옥 마을을 걸어 다니고 싶어 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옛 것은 현대에선 쉽게 향유되지 않는 형태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며 그래서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가 된다.
 
  비슷한 이유로 문화예술에서 가끔씩 고전을 찾는다. 현대에서 만들어진 것들에서는 '없는 것'들을 찾기 위해서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굉장히 많고 그들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문화예술 또한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다양하다고 해서 모든 걸 갖추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분명히 예전에는 있고, 지금은 없는 것이 있을 것이다. 시대가 달라짐에 따라 무엇인가 잃어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굳이 찾을 노력까지 할 필요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에서 찾을 수 없는, 고전에서만 찾을 수 있는 멋과 아름다움이 있다는 건 아주 굉장히 매력적인 일이다.

  클래식에서 고전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건 바로 '바흐'의 음악을 통해서이다. 단지 바흐가 클래식 역사상으로 봤을 때 오래된 인물에 속한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클래식의 뼈대라고 할 수 있다. 살아생전 아주 방대한 양의 곡을 남기기도 하였고, 수많은 걸작을 남겼다. 게다가 그가 만든 기법들은 후대의 클래식 작곡가들에게 아주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의 음악은 클래식에서 기본 중의 기본, 고전 중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1. 토카타와 푸가 d단조 BWV 565

 
  바흐는 본격적으로 작곡가가 되기 이전에 교회에서 오르간 연주자로 일했다. 그는 음악가 가족 안에서 자란 터라 자연스럽게 오르간을 배울 수 있었고 이후에도 오르간 선생님을 만나 계속 지도 받았다. 그의 오르간 연주 실력은 당시에 인정받을 정도로 꽤 유명했다고 한다. 그는 궁전이나 교회에서 오르간 연주자로 일을 하며 동시에 오르간을 위한 곡을 쓰기 시작했다. 
 




  도입부가 아주 익숙하게 들린다. 아마 어디에선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곡의 도입부는 아주 강렬해서 한 번만 들어도 머릿속에 인상 깊게 남는다. 바흐는 오르간이 낼 수 있는 소리 그리고 오르간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그 분위기와 규모를 잘 이용하여 '오르간을 위한 환상적인 곡'을 만들어냈다. 묵직한 소리로 귀의 아주 깊은 곳까지 전해져오는 오르간 소리는 어느 순간 머릿속까지 꽉 채워온다. 단지 일로써 오르간을 연주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르간이라는 악기에 대한 완벽한 이해 그리고 애정이 있었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던 곡이다.
 
 

2. 푸가 g단조 BWV 578

   


  이 곡은 3분 남짓의 짧은 곡이나 듣는 사람의 마음을 마구 헤집어 놓는다. 바흐는 평생 신을 위해 곡을 썼다고 하는데 이 곡을 들으면 마치 그 어떠한 신성한 존재를 향해 걸어가는 길목에서 들려올 것만 같다.
 
 
I play the notes as they are written,
but it is God who makes the music.
난 기록된 대로 연주하지만 음악을 만드는 건 신이시다.

- Johann Sebastian Bach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3.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BWV 1043





  개인적으로 클래식을 듣기 시작한 초창기에 가장 즐겨듣던 곡 중 하나이다. 1악장을 처음 듣는 순간 바흐의 음악이란 고전의 음악이란, 이런 느낌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 곡이다. 1악장에서 힘차게 오케스트와 연주되는 바이올린은 2악장에 들어와서 차분하고 우아한 선율을 들려준다. 3악장에선 다시 빠른 속도로 돌아와 곡을 마무리 짓는다.
 
 
 
4. 무반주 첼로 모음곡 BWV 1007~1012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총 6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흐의 대중적인 곡 중 하나이지만 사실 200년 동안 역사 속에 숨어있다가 1889년에 우연히 악보가 발견된 후 세상에 나와 빛을 본 작품이다. 첼로 단 한 대만으로 연주되지만 그만큼 첼로라는 악기의 매력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곡 속의 첼로가 내뿜는 표현이 너무나 다채로워 풍부한 감수성을 가지고 들을 수 있다.            
 
 

5. 4대의 클라비어를 위한 협주곡 a단조 BWV 1065





  이 협주곡은 비발디의 작품 RV580을 바흐가 편곡한 작품이다. 비발디의 원작에서 바이올린으로 연주되는 것도 좋지만 바흐의 편곡대로 피아노로 연주되는 것 또한 좋다. 네 대의 피아노로 구성된 곡이지만 전혀 과하거나 부담스럽다는 느낌이 없다. 오히려 네대의 피아노는 제대로 화합을 이루어서 또렷한 멜로디를 들려 준다.





고영경 수정.png


[고영경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