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 VOGUE like a painting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 - [전시]

그림과 사진 사이
글 입력 2017.07.1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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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를 루브르 박물관으로만들어봅시다!
Let's make Vogue a Louvre!
 
에드워드 스타이켄 Edward Steichen (1879-1973, 보그 수석 포토그래퍼)


Camilla Akrans_A Single Woman, 2010_ⓒ Camilla Akrans.jpg
Camilla Akrans A Single Woman, 2010 © Camilla Akrans


이 사진을 보고 문득 스쳐지나가듯 본 한 그림이 생각났다.
이름도 모르고 작가도 모르는 모호한 상황에서 찾고 있었는데, 다행히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라는 그림을 그린 작가라는 게 기억나 겨우 찾을 수 있었다.


베르메르, 저울질 하는 여인.jpg
베르메르, 『저울질 하는 여인』


왜 이 그림이 기억난 것인지는 대충 알 것 같았다. 왼쪽에 창문이 있어 햇빛이 그녀들을 비춰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묘하게 다르다. 그림 속 여인은 햇빛 덕분에 저울의 균형을 맞춘 반면, 사진 속 여인은 햇빛이 너무 눈이 부시다는 듯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기도 하고 살짝 숙이고 있기도 하다. 마치 울고 있는 것처럼. 흰 벽 뒤에 비춰진 그림자는 이 여인이 본래 그림자라고 말하고 있는 거 같기도 하다. 마름모꼴으로 들어오는 빛이 불안하기도 하다.

위에서 감싸는 듯한 빛은 안정적이고 편안하지만,
정면에서 같은 높이로 비추어오는 빛은 불안하고 왠지 슬프다.

그림은 기억에 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그래서 분위기에 따라 표현되기도 한다. 특히 빛이 그렇다. 하지만 사진은 얄짤없다. 적외선 카메라가 아닌 이상 태초에 빛이 있어야 대상을 비출 수 있다. 사진은 선명한 그림자, 혹은 선명한 진실을 담는다.


베르메르,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jpg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보고 있으니 반대로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 전시회 대표 사진 중 하나인 이 사진이 생각났다.


Paolo Roversi_Hwang Jin Yi in Paris, 2007_ⓒ Paolo Roversi.jpg
Paolo Roversi Hwang Jin Yi in Paris, 2007 © Paolo Roversi / Pace/MacGill Gallery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라는 그림을 볼 때마다 저 소녀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싶어 궁금증이 생기곤 하는 데, 이 사진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폭력이 느껴진다. 그것도 자본주의나, 사대주의 같은 원색적인 거. 모델과의 컨택트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만큼 사람 냄새나게 이루어지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 때문일까. 모델이 유명 배우라는 내 편견일까. 파리의 황진이라니. 동양미에 대한 서양 남자의 생각은 지겨운데.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반대 방향이라서 더 그렇다. 옛날 사진 느낌이 나는 필터 색도 그렇다. 아름답지만 이유는 모르게 거부감이 느껴지는 구도 외로 송혜교의 눈빛부터 시작하면 또 느낌이 다르다. 이유없이 옛날을 그리워하게 된다. Paolo Roversi의 사진을 좀 더 보고 싶다.


Tim Walker_Lily Cole on Spiral Staircase, Whadwan, Gujarat, India, 2005_ⓒ Tim Walker.jpg
Tim Walker Lily Cole on Spiral Staircase, Whadwan, Gujarat, India, 2005 © Tim Walker
 
Tim Walker_The Dress Lamp Tree, England, 2004_ⓒ Tim Walker.jpg
 
Tim Walker The Dress Lamp Tree, England, 2004 © Tim Walker


동화적인 느낌을 좋아한다면 Tim walker 사진작가의 뒤를 따라다녀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Peter Lindbergh_One Enchanted Evening, Taormina, Sicily, 2012_ⓒ Peter Lindbergh Studio, Paris & Gagosian Gallery.jpg
Peter Lindbergh One Enchanted Evening (Aymeline Valade, Bette Franke, Elza Luijendijk and Zuzanna Bijoch), Taormina, Sicily, 2012 © Peter Lindbergh Studio, Paris / Gagosian Gallery 


이건 또 다른 느낌의 동화이다.
이상하다. 느낌은 달콤한데 이유 모르게 상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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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rick Demarchelier Swept Away, 2011 © Patrick Demarchelier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 미란다 프라이슬리가 앤디에게 “드마쉘리에에게 확인은 받았나요?”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 그 드마쉘리에도 이 전시회에 있으니 확인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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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채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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