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2017 여우락 페스티벌_두 번째 달의 '달빛 협주곡' [음악]

달빛 어스름한 저녁, 두 번째 달이 들려준 '달빛 협주곡'
글 입력 2017.07.13 23:3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2017 여우락 페스티벌
두 번째 달의 ‘달빛 협주곡’


캡처5.JPG
 

     
1. 두 번째 달 소개
     
   두 번째 달은 우리에게 생소하고도 낯선 다른 나라의 민속 음악과 악기를 소재로 하여 끊임없는 음악적 도전을 시도하는 퓨전 밴드이다. 다른 퓨전 밴드나 그룹에서 들어보지 못한 사운드로 연주되는 그들만의 음악은, 한번 들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단박에 두 번째 달의 소리에 매료될 만큼 매우 매력적이다. 그들은 주로 드럼이 음악 전반의 균형과 박자를 잡아주고 그 위에 바이올린과 기타의 멜로디로 음악을 구성한다. 여기에 피아노 혹은 아코디언의 음색이 더해지면 굉장히 새로운 조합이 생겨나 이는 청자들로 하여금 몽환적이면서도 판타지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까지 느끼게 한다.
  
  이러한 두 번째 달은 최근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ost’에 참여하고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음악 감독으로도 활약하여 대중들에게도 신선하고 개성적인 사운드로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들의 음악이 궁금하다면 위의 드라마 ost에서 그들의 음악을 찾아들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달은 최근에 이렇게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고 있지만, 2005년에 데뷔하여 꾸준히 활동해 온 밴드이다. 그러나 이들 음악의 장르는 국악이 아니며 그들이 국악을 연주하는 것 또한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은 묘하게 국악과 맞닿는 부분이 있어 국악계에서도 두 번째 달을 오랜 시간 주목해 왔다. 이는 아마도 그들이 다른 나라의 민속 음악들을 다양한 악기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한국 특유의 정서가 음악에 녹아들었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 음악계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음악으로 이미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들이기에 공연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공연을 본 후의 만족감 또한 대단하기에 짧은 글로써 소감을 남겨보고자 한다.

 
캡처6.JPG

 

2. 달빛 어스름한 저녁, 두 번째 달이 들려준 ‘달빛 협주곡’

   두 번째 달의 공연명 ‘달빛 협주곡’은 그 이름에도 알맞게 국립극장에 위치한 ‘달오름 극장’에서 펼쳐졌다. 장마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금방 찾아온 무더위가 사람들을 무척이나 지치게 하는 요즘, 달빛 협주곡은 필자는 물론이고 그 자리에 함께 있던 관객들에게까지 강한 여운이 남는 힐링의 장을 마련해주었다. 어스름하던 달빛이 밤의 한가운데에 떠오르기까지 약 2시간 동안 진행되었던 이들의 공연은 매우 신선하고도 행복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캡처7.JPG
 
 
_김준수 소리꾼과 함께한 판소리 ‘춘향가’
 
   소리꾼 김준수 씨는 두 번째 달과는 작년 ‘춘향가’ 음반을 통해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였으며, 이외에도 다양한 현대음악과 소리의 만남이 있는 곳이라면 그의 뛰어난 감정선과 연기력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젊은 국악인이다. 첫 번째 순서로 들려준 ‘춘향가’는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판소리 여섯마당(수궁가, 춘향가, 흥보가, 적벽가, 심청가, ) 중 하나로, 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소리였다. 이 중에서도 ‘사랑가’라는 대목을 통해 두 주인공의 만남과 이별을 풀어낸 소리를 두 번째 달의 연주와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

  음악을 듣기 전까지는 소리와 두 번째 달의 음악이 어떻게 만날지 전혀 상상이 되지 않았지만, 연주가 시작되는 순간 그 음악의 신비한 조합에 금세 매료되고 말았다. 소리꾼은 원래의 창을 충실하게 소화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해석된 밴드의 음악이 이루는 감정선을 함께 표현해내었다. 드럼이 고수가 되고 바이올린과 아코디언은 구슬픈 한의 정서를 정성스레 멜로디로 담아내었기에 그들의 생소한 만남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다가왔다.
원래 판소리에서는 창자가 ‘아니리’와 ‘소리’, ‘발림’으로 모든 주인공의 감정과 이야기를 표현하는데, 이를 모두 표현하는 창자의 표현력과 음악이 만나 그 전달력이 곱절이 되어 정말 새롭고 독특한 판소리를 만날 수 있었다.
 
 
_경기민요 명창 최수정 씨와 함께한 ‘아리랑’, 그리고 ‘비나리’
  
  경기민요는 우리나라의 전통 민요 중 하나로, 주로 경기 지방의 사람들이 내던 소리의 방식으로 불러져 내려온 민요를 뜻한다. 필자는 남도민요가 불러지던 곳에서 성장했기에 다른 지방의 민요들보다는 남도민요에 친숙한 편이나, 구성지고도 잘은 꺾임으로 시원하게 뻗어내는 경기소리도 매우 좋아하는 편이기에 이번 순서가 더욱 반가웠다.

   먼저 시작된 순서에서는 민족의 한을 담은 대표곡 ‘강원도아리랑’과 ‘정선아리랑’을 차분한 배경음악과 함께 들을 수 있어 응어리져있던 마음을 가만히 풀어볼 수 있었다. 이어서 축원을 기원하는 ‘비나리’는 앞서 ‘아리랑’에서 위로받은 마음을 즐겁게 부풀려주었다.

  비나리는 원래 사물(북, 꽹과리, 장구, 징)의 가락 위에 고사를 지내며 부르는 축원과 액풀이의 노래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비나리가 두 번째 달만의 색으로 새롭게 해석되었다. 베이스 기타, 일렉 기타, 바이올린 그리고 피아노와 만난 비나리는 풍부한 음색 속에서도 몽환적으로 느껴졌다. 한 해가 시작되는 1월부터 12월까지 모든 액운을 막아주고 행복을 기원하는 덕담의 노래인 비나리가 기타의 그루브를 만나 현대인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살뜰히도 위로해주었던 것이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이번 공연에서, 지금까지 들어보았던 비나리 중 가장 행복하고 좋은 기를 한 몸에 모두 받아가는 것 같아 벅찬 느낌까지 들었다. 그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진심이 단긴 축원으로 전해져 관객들도 많은 위로를 받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새로운 일에 대한 걱정 대신 덕담의 말로 서로를 위로하던 선조들의 음악이 현대에 와서도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위로를 줄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움도 느껴졌다.
 
 
_젊은 타악 연주자, 윤여주씨와 함께한 전통연희의 새로운 해석

  이어서 연주된 음악은 공연의 ‘피날레’ 다웠던 타악이었다. 원래 사물놀이가 진행될 때는 장단이 빨라져 흥이 절정에 달하면 꽹과리와 북이 경쟁적으로 즐겁게 장단을 주고받거나 꽹과리 주자가 둘이 되어 숫꽹과리와 암꽹과리가 장단을 주고받는다. 그러나 이번 공연에서는 또 한번 신기하게도 장구와 드럼으로 그 역할이 구현되었다. 보면서도 찰떡처럼 들어맞는 궁합에 놀랐고, 그 소리도 너무나 신선했기에 정말 참신한 악기 구성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원래의 국악 형식을 빌려와 다른 악기들이 그 역할을 구현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악기를 정확히 구성하고 음악을 만들어내는 두 번째 달의 음악적 역량에 매우 놀랐다.
   
 
   새로운 악기들이 만나 국악과 비슷하면서도 현대적인 조합을 이렇게 우아하게 들려줄 수 있는 밴드가 두 번째 달 말고 또 있을까 싶다. 그들의 음악에 더해 소리꾼이 풀어내는 소리는 또 너무나도 음악과 잘 어울려서 공연 내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b0dd767cc8eed4e72b9a906afcfbf8dc_xGLEccJEwQQ.jpg
  

  더웠지만 낭만적인 한여름밤에 만난 두 번째 달의 달빛 협주곡은 두고두고 꺼내보고 싶은 좋은 기억으로 추억될 것 같다. 고요한 강렬함으로 다가와 달빛만큼 사람의 마음을 동하게 하고 환상적인 기분을 느끼게 했던 그들의 달빛 협주곡을 또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 힘들고 지친 일상에서 잠시 떠나 다른 시공간에서 위로받았던 그 여름밤이 몽환적인 여운으로 남아 마음 깊숙이 배어남을 느낀다.


[차소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