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아직도 설레는 그 이름, 셰익스피어 '한여름밤의 꿈'

글 입력 2017.07.1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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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 마음에 드는 아이가 생겼다. 당시 우리들 사이에선 만화책을 돌려보는 게 유행이었는데 나는 짝꿍이 된 그 아이의 마음에 들기 위해 아무도 가져오지 않았던 ‘희귀한’ 만화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발견한 게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이었다.
 
당시 나는 교과서 위주의 수업만 충실히 듣는 바른 학생이어서 교과서 외의 것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 셰익스피어를 몰랐던 것도 당연하다. 그래서일까?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펼치는 순간 판타지 속에 빠져들었다. 기존의 상업적인 만화와 다른 고급스러운 그림체 덕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난 어딘가 부끄럽게 느껴지는 그들과 하룻밤을 함꼐 보냈다.
 
내 짝꿍도 이 책에 푹 빠졌다. 만화를 계기로 우린 친해졌고 그 아이에 대해 몰랐던 사실도 많이 알게 됐다. 결과적으로 우리 사이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날 이후, ‘한여름밤의 꿈’은 잊을 수 없는 작품으로 내 마음 속에 자리 잡았다.
 

한여름밤의 꿈 poster.jpg
 
 
“가장 야만적이면서 가장 현대적인 극”이라고 평가받는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이 이번달 15일부터 30일까지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특이하게도 과거의 극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셰익스피어가 추구했던 ‘contemporary’적인 특성을 반영해 극과 현시대와의 접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한다.
 
어렸을 때 느꼈던 미묘한 부끄러움, 그것은 ‘한여름밤의 꿈’이 마냥 낭만적이고 순수하지만은 않다는 걸 뜻한다. 이 극은 엘리자베스시대의 억압을 은밀한 ‘꿈’을 통해 풀어낸, 지나치게 솔직하다 못해 ‘야만적인’ 작품이다.


ㅋ.JPG


어떤 것의 핵심을 찌르는 솔직함은 형용할 수 없는 쾌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무더위에 지친 내가 이 작품에 기대를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여름밤에 출중한 배우들과 함께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다면 서두를 필요가 있다. ‘셰익스피어’라는 이름만으로 이미 수많은 관객이 몰려오고 있으니.


한여름밤의 꿈 상세페이지.jpg
 
 
[이형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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