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미술 - [심규선의 음악에 담긴 미술]

글 입력 2017.06.2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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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곳곳에는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미술이 깃들어있다.
음악 속에도, 문학 속에도, 영화 속에도 말이다. 심지어 우리가 걷는 
거리의 곳곳에도 미술은 존재한다.
그렇기에 필자는 일상 속에서 모른 채 스쳐지나가는 미술에 대해
[일상 속 미술]이라는 테마로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은 그 테마의 첫번째로 음악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미술을 소개하려고 한다.


[존 에버렛 밀레이 - 오필리아]




[심규선 - 오필리아]

그대의 낱말들은 술처럼 달기에
나는 주저 없이 모두 받아 마셔요
내가 하는 말을 나조차 못 믿을 때도
너는 나를 다 믿었죠

어떤 때에 가장 기쁨을 느끼고
어떤 때에 가장 무력한지
나 자신도 알지 못했던 부분과
나의 모든 것에 관여되고 있어

나는 녹지 않는 얼음으로
당신을 조각해서 두 팔로 끌어안고
절대 놓지 않을 거예요
내 미련함을 탓해 주세요
가슴이 시려와도 나는 기쁠 거예요

이제 그만 악마가 나를 포기하게 하시고
떠났다가 다시 오라 내게 머물지 말고

부유한 노예 녹지 않는 얼음
타지 않는 불 날이 없는 칼
화려한 외면 피 흘리는 영혼
하나인 극단 그것들의 시

나는 녹지 않는 얼음으로
당신을 조각해서 두 팔로 끌어안고
절대 놓지 않을 거예요
내 미련함을 탓해도 돼요
가슴이 시려와도 나는 기쁠 거예요

그래 녹지 않는 얼음처럼
아픔을 마비하고 고통을 무감케 해
함께 할 수 없을 거예요
서로를 찢고 할퀼 거예요
가슴이 시려와도 나는 모를 거예요

그대의 낱말들은
그대의 낱말들은


이 노래는 인디가수 심규선이 작사, 작곡한 [오필리아]로
서정적인 선율과 아름다운 가사가 듣는 이의 감성을 이끌어낸다.
심규선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등장하는 오필리아를 모티프로 
가사를 썼는데 이 가사를 듣다보면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가 연상된다.
존 에버렛 밀레이는 영국의 화가로 라파엘 전파 운동을 한 화가 중 한명이다.
(여기서 라파엘 전파 운동이란 왕립 미술원에서 존경의 대상이던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의 작품을 이상화된 미술이라고 비판하며 
그 이전 시대의 미술,
즉 중세 고딕 및 르네상스의 표현 기법인 자연관찰과 세부 묘사에 
충실한 미술로 돌아갈 것을 주장한 운동이다.)
밀레이는 당시 라파엘 전파 운동을 이끌며 많은 작품을 그렸는데
이런 그의 작품은 대중에게 조롱거리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후에 그는 자신의 작품 양식에 회의를 느껴 
라파엘 전파 운동에서 탈퇴하고
초상화를 주로 그렸는데 이 때 그의 그림이 점차 상업적으로 변해갔고
이후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이르러 그는 
가장 수입이 높은 화가가 되었다고 한다.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는 그의 초기작으로 라파엘 전파 운동의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나오는 단 한 장면인 
오필리아의 죽음을 그리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을 했는데 작품의 배경을 그리기 위해 강가에서 
넉달을 머물렀다고 한다.
굉장히 정교하고 세부적인 작업을 거쳐 배경을 완성한 그는  
런던으로 가 엘리자베스 시달이란 여성을 모델로 오필리아를 그렸다고 한다.
이 그림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오필리아를 재현한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숭고함과 애달픔이 느껴진다. 이것은 아마 밀레이의 그림에 대한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필리아]는 셰익스피어의 햄릿 속 비극적 아름다움을
그림을 통해 재탄생시키려는 밀레이의 노력과 
의지가 드러나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이 다음으로는 심규선의 또 다른 노래 [실편백나무] 속 미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아래는 고흐의 작품 3가지와 심규선의 [실편백나무] 노래이다.




[빈센트 반 고흐 - 별이 빛나는 밤에]



[빈센트 반 고흐 - 사이프러스 나무]



[빈센트 반 고흐 - 밤의 프로방스 시골길]




[심규선 - 실편백나무]

아프도록 피곤해도 잠들 수 없고
무언가 잘못되어 간다고 느낄 때
특별히 슬픈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왠지 잘 웃을 수가 없을 때
오, 못 잊을 사람을 이제는 보내주고
나 같은 사람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그런 믿음에서 모든 건
비로소 다시 시작되는거야
그래, 어떤 날은 못 견디게 미웠다가도
어떨 땐 진심으로 너의 평안을 빌어
어떤 게 진짜 맘인진 나도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아직도 생각하고 있어 너를
오, 못 잊을 사람을 이제는 보내주고
나 같은 사람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그런 믿음에서 모든 건
비로소 다시 시작되는거야
오, 못 잊을 목소리 이제는 놓아주고
너 같은 사람을 또다시 만날 수 있다고 믿는 것
그런 믿음에서 정말로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거야



심규선의 앨범 '꽃그늘'에 수록된 [실편백나무]는 
고흐의 작품에 자주 등장한 사이프러스 나무
즉 한국어로 번역하면 실편백나무를 염두하여 지은 제목이라고 한다.
이 노래의 가사는 이별 후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것을 주제로 하고 있다.
고흐가 사이프러스 나무를 주로 그렸던 시기는 폴 고갱과의 불화로 인해
공동생활을 끝내고 정신병원에 있을 때였다.
그 시기의 고흐는 고갱과의 단절, 내면의 우울과 분노로 발작이 
자주 일어났다고 전해지는데
심규선은 이런 고흐의 상황을 염두하여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것과 
이별하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이런 가사를 작사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고흐라는 이름을 들으면 우리는 그의 대표작 [해바라기]와 
[별이 빛나는 밤에]를 떠올리게 된다.
이 중 [별이 빛나는 밤에]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보자면   
그림 속 왼쪽에 위치하여 높게 솟아 일렁이는 듯한 모습을 한 것이
바로 실편백나무이다. 이 그림을 그릴 당시 그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였는데
그런 그의 내면을 대변해주듯 그림 속 하늘과 나무에는 
흔들리는 붓터치가 드러나있다.
그는 당시 실편백나무에 굉장히 심취해있었는데
동생 테오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편지를 썼다고 한다.

"나는 사이프러스 나무(실편백나무)에게 푹 빠졌다.
나의 해바라기 그림처럼 지금껏 시도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방식의 그림을 창조해낼 것 같다. 
사이프러스는 마치 이집트 뾰족탑처럼 균형잡힌 아름다운 나무다."

이 편지 내용을 보면 그 당시 고흐가 얼마나 실편백나무를 사랑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이런 사랑을 표현하듯 많은 그림 속에 실편백 나무를 등장시켰는데 
대표적인 예로
[별이 빛나는 밤에], [사이프러스 나무], [밤의 프로방스 시골길]을 들 수 있다.
그의 그림 속 실편백나무의 모습은 뾰족하게 하늘로 솟아있는데
이것은 그 당시 고희의 불안과 분노를 말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고흐는 살아있을 당시 그림을 한 장도 팔지 못한 채 
비난 속에서 생을 마감한 화가이지만
    후에 그의 작품은 천재성과 위대함을 인정받아 유명해지게 되었다.
불운한 삶이었지만 그는 계속해서 그림을 그리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I dream of painthing and then i paint my dream."
나는 그림을 꿈꾸고 꿈을 그린다.

그의 작품은 계속해서 눈길을 끌게 하는 강렬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아마 가난한 삶과 정신병에도 그림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은
그의 의지가 작품 속에 깃들어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곽보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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